#판타지 #흡혈귀 #사냥꾼 #순례
작품에 대한 주관적인 리뷰임을 참고해 주세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줄거리
어느 날, 물리지 않았으면서 흡혈귀가 되었고, 인간 피를 먹지 않았음에도 강력한 힘을 가진 흡혈귀의 등장에 교회는 혼란에 빠집니다.
그가 자신이 흡혈귀라는 사실을 교회에서 고해성사했기에 더더욱 그렇죠.
얼마 후, 한 밤길 위에 용병 케인과 흡혈귀 사냥꾼 쿤덴이 마주칩니다. 짧다면 짧은 이 만남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의 끝이 어디일지. 그건 아무도 알지 못할 겁니다.
+ 감상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일반적인 소설의 형식 이외에도 대화를 최대한 배제한 상황 묘사 부분과, 반대로 상황 묘사를 최대한 배제한 대사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록 덜 여문 작가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상황 묘사도 그리고 대사도 모두 아주 밀도 있게 그려집니다.
그렇기에 마치 내레이션과 배우의 연기가 번갈아 나오는 일종의 연극을 보는 것만 같아 큰 위화감을 느낄 수 없죠.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레 많이 희석되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간혹 보이는 위와 같은 구성은 작가님의 개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매력적인 세계관과, 각자의 입체감이 잘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의 외면과 내면 묘사 덕분에 몰입도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 케인과 흡혈귀 사냥꾼 쿤덴이 갖는 깊은 서사 그리고 양극단에 서 있는 둘의 입장 때문일까요. 이 둘의 캐릭터성이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묘사를 위한 문단이 조금 많다 보니 일부 독자로 하여금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인물의 현재 내면과 행동 외에 주변 환경과 과거 행적에 대한 묘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느낌이고, 아이벨이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계기 등 가끔 너무 많은 생략과 약간의 급전개가 있는 것 같기는 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오타를 포함해 크게 거슬리는 것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매력적인 설정과 전개 그리고 등장인물이라는, 작품에 흥미가 끊이지 않도록 해줄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한 것만은 분명하죠.
부디 작품 전체에 깔린 이 은은한 긴장감과 피폐함이 끊이지 않도록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탄탄한 플롯이 잘 짜여있길 바랍니다.
작가님이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셨다는 게 놀랍네요.
신을 믿는 흡혈귀의 신을 향한 순례에, 여러분도 함께해보시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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