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계약남편 아벨은 결혼계약을 맺은 아내, 요한나 공주의 가문인 드라스트 가 내에서 철저히 무시당합니다.
그가 가난한 몰락 귀족이고,결혼해서 부마가 되었다고는 해도 실권이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했기 때문이죠.
회귀 전, 주인공은 가문 사람들의 멸시를 잘 견디지 못합니다.
무려 20년 동안이나 열등감에 짓눌려 살죠.
설상가상으로 요한나 공주가 왕위 계승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부마인 그는 레온 왕자의 군대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때 공주는 도망치면 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오히려 주인공을 보호하다 함께 죽습니다.
주인공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자신과는 남이나 다름 없는 사이였던 공주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품습니다.
20년 전으로 회귀해 이제 막 계약결혼한 젊은이가 된 주인공.
권력 다툼을 피해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미래 지식을 이용해 요한나 공주가 왕이 되도록 도울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공주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미묘한 마음을 느끼게 되고, 계약남편으로서의 고단한 길을 택합니다.
초반 40화 정도는 주인공이 계속 무시받는 구간입니다.
읽다가 제가 열받아서 때려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미 한번의 삶을 경험한 주인공은 날 무시하냐며 날뛰지도, 그렇다고 굴복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을 뿐이죠.
좋은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주인공의 성실한 태도에, 주변 사람들도 조금씩 그를 인정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성실함에,
회귀 전 서고에 들어 박혀 책을 들이파며 얻은 지식,
검을 배웠던 경험,
그리고 미래 사건을 알고 있다는 점 등을 적절히 이용해서,
그는 남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유능한 인재가 됩니다.
언급했듯이, 초기에는 모두가 주인공의 능력을 깔보고 의심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하나둘씩 주인공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나중에는 공주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앞으로의 대전쟁에 커다란 기여를 할 만한 다크호스로 성장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초반의 고구마를 완벽히 해소하고도 남습니다.
또한 주인공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휘하 기사단의 성장,
주인공이 세운 도시의 성장,
높아지는 명성,
여러 세력과의 우호 다지기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재미를 주는 소설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공주와 주인공 간의 감정선이 소설전체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도 아직 진도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으므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압도적인 재능으로 모든 위기를 헤쳐나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전생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도움도 많이 받죠.
하지만 앞으로 나갈 때와 멈추고 내실을 다질 때를 구분하는 감각과, 방해에 굴하지 않고 승리를 향해 전진하는 꾸준함은 그 자체로 매력적입니다.
이 소설 또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더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이 추천글을 보시고 흥미가 생기셨다면 꼭 한번 정주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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