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각박해져서, 무작정 남을 도우면 사기를 당하거나 배신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그런 사회 분위기 탓에 웹소설에서도 이유 없이 남을 돕는 행위를 호구, 고구마라 부르며 꺼려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에는 측은지심이 있어서,
어렵고 힘든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한 측은지심에 + 남녀 사이의 연모 + 정체를 숨긴 상황극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작품이 있으니, 바로 진 웹스터의 명작 <키다리 아저씨> 입니다.
정체를 숨기고 도와주는 엄하면서 자상한 남자,
얼굴도 모르는 남자를 홀로 상상하며 연모하는 여자,
그런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 질투, 유머스러운 에피소드는 동서양을 초월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편이 안 된 웹소설을 고전 명작 <키다리 아저씨>와 비교한다고 화내실 분이 계실까봐 조심스러운데,
<여대생의 소환수가 되었다>가 고전 명작이란 뜻은 아닙니다.
다만, 사회적 경제적으로 힘든 히로인을, 제한된 조건에서 돕는, 능력 있고(!) 나이 많은(?) 아저씨 주인공이란 배경에서, 그런 '느낌'이 있다는 뜻입니다...
애당초 주인공은 정체를 숨기지 않으니, 키다리 아저씨가 되지 못합니다.
발가벗은 아저씨면 몰라도...
<여대생의 소환수가 되었다>는 9년 전 이세계로 소환되어서 세상을 구한 '대영웅'이,
헌터 세계가 된 지구의 '소환사'에게 시간제로 소환되면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영구히 소환된 것이 아니고,
소환시간 다 되면 다시 이세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구인인데 지구에서 살지를 못해...)
여기서 기존 이세계물 + 헌터물과 다른 요소들은,
'대영웅'이 넘어간 이세계가 소인국이란 것과,
헌터화 된 세계에서 헌터가 천시 받은 직업이란 것입니다.
소환사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소환사에게 시간제로 소환되는 주인공은 대놓고, 가끔은 몰래 소환사를 도와줍니다.
소환사가 소환해줘야 21세기 문명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내심 소환사가 불쌍해서, 혹은 이성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돕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인국의 대영웅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지만,
헌터 세계의 소환수인 대영웅 에피소드도 흥미진진합니다.
한편 한편의 재미로 개그도 많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이세계물 30% + 헌터물 50% + 개그물 20% 정도의 비중입니다.
자세한 설정 설명은 작품을 읽는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으니,
'이세계물 + 헌터물이지만, 기존 작품들과 다른 재미가 있다'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전작을 잘 모르지만,
필력도 좋고, 설정도 참신하며, 전개도 빠른 편이라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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