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쟁천구패(전8권 완결)
출판사 : 청어람
쟁천구패의 주인공은 패를 통해 협을 추구하는 인물이며 협사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을 실현한 인물입니다.
대개 무협에 등장하는 협사들은 대부분 자기과시용 뽐내기나
뒷배경의 공작 등의 경우거나 진정한 협의를 실행하는 이들은
세상의 권세와는 많이 거리를 두고 있는 입장인데 비해
주인공은 천하를 제패하면서도 그 힘을 대다수의 약자와 백성
들을 위해 쓰려고 한다는 점에서 ..
뭔가 다르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에는 천하제일인이라 할 만한 명성과 무공을 갖추지만 ...
강호인의 명예나 자긍심을 내세우지 않고 수하들에게도
힘을 통한 복종보다는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결속력과
믿음을 통한 자연스러운 충성을 얻어내는 그의 모습이
호감이 갔고.....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정파의 인물들은 사문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흑도의 인물들이 지배자 1인의 의지대로 움직이기만
할 뿐..주인공 우쟁천이 혼원당주에게 단지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집만 지키고 있었던 것일 뿐인데 그런 정도로 협의지사
라 칭송받을 수 있냐는 뼈아픈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주인공이 가진 힘보다는 그 대의명분에 깊은 감회를 느꼈습니
다.
평생 딱히 기연 없이 떠돌다 죽은 아버지...자식과 손자를 위해
헌신하다 돌아가신 할머니..중심에 위치해 있던 오대파의 몰락
과 각종 산적들과 낭인들이 활개치고 다니던 허약하기 그지없던
산서무림..가혹하고 약자가 억압받는 모습을 보면서...나 역시
강해져서 그들을 짓밟으면 그만이야..라는 생각보다는 다같이
행복할 수 있는 "홍락"의 대의를 실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협의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주인공이 마음만 돌려도..아니 그가 죽은 후에는 일시적으로
무너져 버릴지도 모르는 대대로 이어지기 힘든 찰나의 평화
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대의는 한세대를 넘겨
이어지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협이라는 대의명분...만검혼처럼 오직 무만을 추구하고
그 외의 것을 돌아보지 않는 대다수의 무인들...화천상의 제천
회처럼...은둔해서 힘을 키워 세상에 나가도 대의명분 하나
없이 그냥 너네 죽이면 끝이야 라는 알량한 명분 하나 들고 설
치다가 그냥 깨끗이 청소되는 대다수 소설의 악의 세력들에게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설사 위선적이고 가증스러울지 몰라도 무인만이 등장하고 약자
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대다수의 무협 소설과는 다른
이런 점이 내가 쟁천구패를 좋아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서장에서부터 끝맺음 까지 실제 역사와 소설 배경과의
비교 차이 등등 궁금해서 찾아볼까 하는 이런 것들도 세세라게
부연 설명하면서 정리해주는 임준욱 작가님의 세심함도
이 분은 정말 독자를 배려하는 작가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신작 어서 나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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