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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O Zahir를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4.25 00:37
조회
976

제목 : 오 자히르O Zahir, 2005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최정수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6.10.30.

“자히르의 의미는 작품 속에서 찾을 것이니…….”

-즉흥 감상-

  흐아. 13일부터 읽기 시작해 꼬박 2주일동안 읽어버렸다는 사실을 감상기록의 시작을 통해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뭐 중간 중간 다른 작품들을 만나버렸기도 했지만, 흐음. 사실 이번 작품은 이때까지 읽은 작자님의 이야기 중에서 ‘이해’라는 것이 처음으로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만 말씀 드리고 싶어지는군요.

  그럼 이번에는 떠나버린 아내를 찾고자 멀고도 먼 길을 걸어야만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사랑하는, 아니. 사랑했던 아내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함께 용의자로 보이는 한 남자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로 그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지만 결국 찾아오게 된 결혼 생활의 삐걱거림 속에서 서로 싸우기 시작한 부부.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의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진정한 사랑에 대한 물음표를 안게 되는 그. 하지만 아내의 실종에 대한 용의자로 보이던 한 남자 ‘미하일’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고,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시작하는 주인공은 결국 아내가 있는 곳을 알게 되지만,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마는데…….

  흐음. 사실 이번 작품은 읽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앞서 읽은 니콜 크라우스 님의 소설 ‘사랑의 역사The History of Love, 2005’를 읽을 당시의 기분 이었다 랄까요? 아무튼 먼저 접했던 파울로 코엘료 님의 다른 작품들 보다 읽기 벅찬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그것은 왜 일까요?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이미 소설 ‘순례자O Diario de um Mago, 1987’에서의 주인공처럼 ‘산티아고의 길’을 걸었었지만, 어느덧 현실 속에 안주하며 사랑과 꿈을 잊게 되고 말았고, 아내의 실종에 의해 다시금 한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도시 속에서의 순례길을 걷기 시작하는, 아. 무엇인가 환상 가득했던 앞선 작품들보다 더욱 현실 속에서의 이야기를 해서 인지 읽는 내내 멍~ 하니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또 하나의 동그라미를 만나버린 기분이라니. 하지만 그런 동그라미를 만나면서도 이번에 접한 이야기와 수많은 말씀들은 그리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기분입니다.

  소중한 것의 부재로 인해 그 공석을 채워준 ‘자히르’. 하지만 그것은 소중한 것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허상이었을 뿐, 그것이 더욱 선명해짐에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일단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 저를 포함한 수많은 이들 또한 유사한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시 적어보자면 추억이라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음속에 남아있는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요. 그런 그리웠던 추억이 어느 날 갑자기 진정한 모습으로서 다가와 거짓된 영광의 과거와 대면하게 되는 순간의 고통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흐음. 글쎄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아직 제가 접하기에는 인생경험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밖엔 안 드는군요(웃음)

  요즘 들어 가득 참과 비워짐의 주기가 너무 빨라지고 있다는 기분입니다. 무엇하나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지는 반면, 막상 시작한 새로운 일이 있게 되면 그저 끝없이 해치워버리고 싶어지고, 아무리 먹어도 끝없이 찾아오는 허기가 저를 블랙홀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은 이상한 감각. 그렇다는 것은 저 또한 지금은 그 실체를 망각해버린 무한으로 영광스러웠던 시절에 대해 ‘자히르’라는 것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군요.

  그럼 오늘 점심은 피자를 먹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이번 감상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아아. 과연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무엇일까요.

Ps. 입대를 하면서 봉인해두었던 병뚜껑들을 다시 꺼내 세척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시금 편안해 지는 기분이 드는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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