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악마전기 - 감상평

작성자
Lv.89 효렴
작성
09.07.22 02:14
조회
4,355

작가명 : 백천유

작품명 : 악마전기

출판사 : 발해

악마(惡魔)

한문 그대로 뜻을 해석하면 악한 마귀란 뜻입니다. 사실, 이 惡이라는 뜻은, 인간의 관점에서 출발한 개념입니다. 사실, 인간을 제외한 여타의 동물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논점이니까요.

이 글의 저자인 백천유님은, 이 글의 주인공인 적화린을 통해서 惡이라는 논점을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적화린은 특별합니다. '평범한'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천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특별한. 하지만 그걸로 끝났다면, 적화린의 특이성은 평범한 무협소설의 주인공과 다를 바가 없겠죠.

그래서 작가는 여기에 또다른 설정을 갖다 붙입니다. 어찌보면, 인간만이 가진 개념, 惡입니다. 그래서 적화린은 뛰어남을 넘어, 특별함을 부여받습니다. 그의 특별함은 천재적인 능력이 아닌, 그 능력의 방향성인 惡이 되는 것이죠.

그는 현대적으로 해석해 볼 때, '사이코패스'라는 사람들의 성향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적화린은 그들과는 다릅니다. 사이코패스들은 사람을 죽이는데 흥미를 느끼지만, 적화린은 무공을 배우는데 흥미를 느끼며, 무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일 필요성을 느낄 뿐이죠.

그들의 공통점이란 사람을 죽인다는 행위가 잘못됐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로인해 살인(殺人)이라는 보편적인 인간의 틀에서 생긴 최악의 죄를 죄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이것이 적화린이 '앞으로도 계속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이유' 입니다. 또한, 이런 이유는 무협이라는 소설의 특이성에 있어서, 적화린이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인간적 아이러니는 적화린이 계속 '강해지는 이유' 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아시겠습니까? 이 이유들이 합쳐지면

'무협 소설의 주인공이 가진 특성들'

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도출하게 됩니다. 여타의 소설들의 주인공들과는 특성의 인과 관계가 뒤바뀌어 있기는 합니다만, 대표적인 특성들의 나열은 놀랍게도 비슷합니다.

惡이라는 잘못된 시작을 교묘하게 비틀어 만들어진 적화린이라는 인물. 그리고 무협 소설이라는 장르라는 것을 이용해서 적화린에게 주어진 주인공이라는 당위성. 앞으로도 이 글을 즐겁게 읽을 주요 논점이 됩니다.

놀랍게도 특별한 캐릭터로 인하여 시작된 글인 만큼, 이 글의 스토리 라인은 전적으로 적화린이라는 캐릭터에 달려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끝까지 캐릭터의 특별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캐릭터만 부각 됨으로써 부실해질 수 있는 스토리 라인에 살을 붙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 글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적화린의 이름이 계속 바뀐다.' 라는 점이었습니다.

악마(惡魔)라는 명칭은 동양적이라기 보다는 서양적입니다. 보통 동양에서는 악귀나 귀신이라고들 합니다. 사극이나 전설의 고향에서 "악귀야 물렀거라!" 라고 외치지 않습니까? 그에 비해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惡한 존재들을 보통 악마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현재 판타지 소설에서 쓰여진 이런 서양의 악마들은 특성을 아십니까?

바로 이름에 구애 받는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쓰여진 설정인지는 불분명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이름이라는 것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가지거나, 특별함을 부여받습니다. 그만큼 악마들에게 이름이라는 것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겠죠.

우리가 지금 살펴보는 악마, 적화린 역시 이름을 가집니다. 그것도 다양한 이름을 말이죠. 그리고 그 이름에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변태합니다. 그렇게 계속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변태하고, 강해집니다. 악마가 가진 '이름' 과 '힘'의 밀접함과 비교해 봐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그것이 작가분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지 말이죠.

악마전기는 흥미로운 글입니다. 강렬한 캐릭터와 특별한 스토리 구조로 흡입력이 굉장합니다. 아직까지도 그런 흥미로움을 잃지 않았고, 넘치는 즐거움을 담은 글입니다. 이번에 출판한다고 하니, 문피아 회원님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이 있을거라 감히 장담합니다. 그만큼 재밌는 글이니까요. 백천유님 출판 축하 드립니다.

이만 효렴이 불민한 솜씨로 글 한 편 올려봅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09.07.22 08:14
    No. 1

    건드리고고님의 악인전설이 생각난다는....(완결란에 있습니다.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9.07.22 09:24
    No. 2

    주인공이 악한이유는... 2권 말미에 힌트가 많더군요 -_-?
    이걸보는 으흥이여. 빨리 글을 써라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ee22
    작성일
    09.07.22 14:02
    No. 3

    으흥으흥! 각성! 3권까지 달려! 으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낙산
    작성일
    09.07.22 14:43
    No. 4

    글은 괜찮은 편이긴 합니다. 추천.
    하지만, 작가님 말씀대로 주인공을 여기저기서 모티브를 많이 얻은 것같아, 아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 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게 좀 흠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魔林大爵
    작성일
    09.10.16 06:17
    No. 5

    야설록님의 대협객이 생각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0951 게임 달빛조각사 17권을 보고 ~. +1 Lv.1 건곤파멸식 09.07.24 2,482 0
20950 판타지 [영웅&마왕&악당] 재미를 보장합니다! +6 忍之爲德 09.07.24 2,035 5
20949 판타지 마검왕 1-6 +5 Lv.17 핏빛늑대 09.07.23 1,683 0
20948 게임 달빛 조각사 감상문 ㅡ ! ( 1권 ~ 16권 , ... +14 Lv.1 현악(絃樂) 09.07.23 2,592 1
20947 무협 천왕 +14 Lv.31 자쿠 09.07.23 2,440 0
20946 기타장르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 2권 +24 Lv.29 스톤부르크 09.07.23 3,770 0
20945 무협 천마봉1-2권 +2 Lv.3 반갑자내공 09.07.23 2,380 1
20944 무협 전륜마도를 읽고..(미리니름) +10 Lv.1 마초남 09.07.22 2,547 0
20943 판타지 드래곤라자 왜 재밌다는지 알거같다 +27 Lv.1 새순 09.07.22 3,863 3
20942 무협 대박선인 과연 대박이 날까? +1 Lv.1 me***** 09.07.22 2,244 0
20941 판타지 흡혈왕 바하문트,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 +23 Lv.93 lee은자 09.07.22 5,693 2
20940 게임 달빛 조각사 17권.. +24 Lv.7 알력학 09.07.22 5,087 0
20939 무협 비뢰도를 처음부터 다시 읽고 난뒤.. +42 Lv.1 요를레이오 09.07.22 4,329 10
20938 무협 "대역무사" 나의 골든베스트 +1 忍之爲德 09.07.22 2,982 5
» 무협 악마전기 - 감상평 +5 Lv.89 효렴 09.07.22 4,356 4
20936 무협 악마전기 [미리니름다수] +1 Lv.86 샤르웬 09.07.22 2,104 1
20935 게임 다크로드 감상. [스포가득] +2 Lv.15 악어집 09.07.21 2,621 0
20934 기타장르 [게임판타지]어둠의 힐러 +6 으음... 09.07.21 3,379 3
20933 무협 절대군림에 대해서 +9 Lv.99 곽일산 09.07.21 2,834 2
20932 판타지 [감상/스포]천하제일 이인자 8권 +11 Lv.4 진서유 09.07.21 2,816 0
20931 판타지 마법사의 연구실 4권 +2 Lv.10 LoveF3 09.07.21 1,522 1
20930 무협 천마검엽전 추천이요 +2 Lv.34 천랑야 09.07.21 3,520 2
20929 판타지 월광의알바트로스 6권 +8 Lv.1 [탈퇴계정] 09.07.20 2,641 2
20928 기타장르 키노의 여행 12권 - 뭐, 평범. +2 Lv.29 스톤부르크 09.07.20 1,753 0
20927 무협 만리웅풍 10권(미리나름 조심하세요) +6 Lv.30 남채화 09.07.20 5,110 0
20926 무협 와룡강작가의 패왕독보를 보고.. +21 Lv.81 신기한사람 09.07.20 5,244 1
20925 무협 무적신도를 보고 놀라다... +16 Lv.15 무판비 09.07.20 7,975 7
20924 무협 전륜마도 - 진정한 복수의 미학 +14 Lv.60 코끼리손 09.07.20 3,882 3
20923 무협 절대군림 5권을 읽으면서 감탄했던 부분 +14 Lv.55 아똥가리 09.07.20 3,810 0
20922 판타지 낭만군주 1,2권을 읽고... +8 Lv.42 나찰(羅刹) 09.07.20 2,619 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