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무적자
출판사 : 청어람
글을 써본지가 기억도 안날만큼 감상란에 글을 써봅니다.
그만큼 이책이 마음에 들었고, 월급 나오는데로 전권구매 할 생각입니다. 히히
무적자라는 소설은 전형적인 복수극을 다룬 소설로 복수에 주가 되는 수단은 "무공"이며 주인공은 "전생"의 삶을 기억해냄으로서 막강한 무력과 그외 비범한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평범한 삶을 원하지만 하늘은 그에게 가혹했고 그는 결국 운명과 하늘을 원망하며 복수를 하게 됩니다.
큰 스토리라인은 이런데 어찌보면 흔하지만, 어떤 소재이느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누가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얘기 하셨듯이 후반부에 가서 다소 초반의 임펙트가 흐려지고, 맨처음 무시무시한 주인공의 복수극이 살짝 물러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은 작가의 실수라기보다 의도라고 보여집니다.
주인공은 소설 중반부 이후부터 항상 고민합니다.
아무리 복수를 위해서였다지만 이렇게 많은 피를 묻힌 내가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가?
딸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마음을 다듬어 끝끝내 원수들을 가차 없이 처단하지만 그 이면엔 소망원과 중국에서 인연을 맺는 아이들, 주변사람에 대한 정으로 항상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정 많은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생에서는 복수만으로 삶이 끝났다는 것을 기억하며, 이번삶은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말도 여러번 언급하죠.
거기다가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 처음부분에서 딸은 꿈속에서 웃으며 자신을 보았다며 너는 이제 아프지 않으니 잊으라는것이냐, 하지만 애비는 그럴수 없다. 이것은 딸을 위한 진혼가가 아닌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복수라는 것을 강조하죠. 거기서부터 후반에 결국 회귀하기 위한 주인공의 고뇌와 그로 인해 복수극이 전생과 같이 파멸로만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첫 1권의 강렬한 느낌은 정말 인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성향이라든지, 전문지식과 주석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딱히 현대물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정말 1,2권 몇몇 부분에서는 절로 주륵 눈물이 나고 울컥울컥 하더군요.(물론 전 눈물이 많은 편이라 드라마나 소설따위를 보며 자주 훌쩍이는 편이지만-_-;)
1권에서 처음 찡했던 부분은 주인공인 임화평이 하늘을 보며 욕설을 하며 이정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장면.. 아흐.. ㅠ 읽다보면 그렇게 운명이라고 느꼈던 상대가, 자신의 부인이 죽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눈물 하나 흘리지 않는 모습을 보며 반전이 있겠구나 싶다가도 평범한 말과 욕설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을 보면 확실히 같은 말과 같은 행동을 써도 필력(저는 필력이란게 정확히 어떤것인지 몰라 이 말을 잘 쓰지도 않고 무슨말인지 잘 모르지만 어렴풋이 이런 작가분이 쓰는게 필력이 좋다라고 하는게 아닐지)에 따라 다르다는것을 확연히 느끼며 그때부터 몰입도가 200% 증가했습니다. 사실 무적자라는 제목이 조금 유치하다고 생각되기도 했고
(나중에서야 제스스로 판단하기에 무적자가 적(敵)이 없다가 아닌 적(籍)이 없다라는 뜻 같았지만..)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감상글인 둔저님의 글이 없었다면 안봤을겁니다. 그냥 슥슥 보며 읽다가 헉 하면서 다시 읽게 되더군요.
두번째로 짠한건 역시나 임초영의 죽음과 그 죽음을 밝혀 나가는 과정에서 몇번이고 읽게 되는 진단서? 입니다.
1. 장기매매를 위한 적출이라는 전제하에, 심장이 가장 먼저 적출된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
2...
3. 피해자는 임신 5주에 이른 상태다.
이글을 읽으며 오열하는 임화평을 보면서 엄청난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아 제가 저런 글을 읽으면 미쳐버리지 않을까요?(전 복수할 힘이 없으니까요-_-)
고조되는 긴장감과 소설속 악역 캐릭터들을 저도 모르게 미워할수 밖에 없는 부분이며, 아비로서, 인간으로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임화평에 대한 연민과, 현실의 나라면 불가능 했을 것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짠한부분은 의외로 조혜인의 죽음에서 였습니다.
마지막에 서로의 고개를 돌려주고 조혜인이 영원히 사랑합니다.라는 부분에서 아 진창에서 핀 연꽃과 같은 이라는 말이 너무나 와닿더군요. 그리고 또한 임화평의 대사 또한 명대사가 아닐수 없습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기면 우리 초영이가 너무 하찮아지지 않겠느냐.." 아... 뭐 이런... 가슴이 먹먹하게 만드는 말이 있나요 ㅠㅜ 정말 무한 슬픔 이였습니다...
이책을 읽고, 테이큰이라는 영화가 떠오르고 솔트라는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테이큰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죠. 솔트는 제법 비슷한 느낌을 줬습니다. 책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듯 보이지만
전 1권과 2권 초입부의 그 임펙트를 잊을 수가 없네요. 결국 이정인, 임초영의 죽음은 소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슬플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줬습니다. 마지막에 복수를 마친 임화평이 임초영의 무덤앞에서 초영아.. 하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참아내면서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면서도 만약 그랬다면 소설의 여운은 길게 남았겠지만 굉장히 슬퍼서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살짝 급마무리의 느낌이 나는 마무리 였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위트와 농담으로 너무 극단적으로 처질수 있는 분위기를 살리는 작가님의 센스로 볼때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엔딩이기도 했습니다.
몇년전에 언뜻 중국에 가면 봉고차에서 사람을 납치한 다음에 장기만 빼고 버린다는 말을 농담삼아 몇번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며 말이죠. 성범죄, 유괴, 납치, 인신매매가
사회곳곳에서 벌어지는 이 무서운 세상에서 설마 이렇게 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서운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네요. 나중에 딸자식이라도 가지게 되면 어디 무서워서 내보내겠나요. ㅠㅜ
아.. 저에게 굉장히 충격을 주고 슬픔을 줬으며 끝내 감동을 준 작품..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다 원체 글제주가 없어서 횡설수설이 많군요.
하아... 정말 판타지 장르를 읽은 것에 대해 후회 없게 만드는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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