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구
작품명 : 불의왕
출판사 : 북박스
모비딕(백경)의 작가, 허먼 멜빌은 살아서는 인정받지 못하다가, 사후에야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사실, 문학사에서 그러한 경우가 많죠. 예술은(명작은) 아는자 많이 알아본다고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나름대로 시간을 들여서, 불의 왕에대해서 제 생각을 표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즈음에 나오는 모든 게임판타지라든지, 이계진입물에서 살필 수 있는 두 개의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탈출 욕망이고요. 다른 하나는 탈출 욕망의 헛됨을 응시하는 자기 성찰,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 멸시 이겠죠.
불의왕에서 드러나는 이 두가지 축을 찾아보도록 하죠.
우선 탈출 욕망입니다.
1.주인공 현민이 대기업 취직에 성공하는 것. 그리고 2권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그의 성공 스토리
2.판타지, 무협 세계로 이동하는 것.
3.민지와 현주가 현민을 좋아하는 것.
그리고 자기 멸시 입니다.
1.현민이 무협지 남장북가를 읽음
그리고 대사
"난 이제 이런 싸구려 무협지는 안 읽어. 기본적으로 무협을 읽는 사람들은 현실도피를 목적으로 하고있어. 삶이 버거워 환상 속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겁재이들이지. 자기위로를 위한 마스터베이션이라고나 할까?"
"주인공이 무협에서 시작해 판타지 세계로 가버렸어. 그래서 작품을 망쳤지. 무협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작가가 큰 착각을 한 것 같아. 이 책은 그 후속편이야. 뒷얘기가 궁금해서 별 기대하지 않고 집어들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해"
2.독자는 이런 식의 이계진입물을 보게 되면 필연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글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보죠. 이계에서 성공하는 주인공에게 이입시키는 자신의 감정을 봅니다. 이를 통해, 독자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을 멸시하죠.
탈출 욕망과 자기 환멸이라는 두개의 축은 뫼비우스의 띄처럼 계속 나타납니다. 묘하게 균형감각, 긴장을 유지한다고 해야하나요.
그리고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입니다.
그로테스크는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입니다. 리얼리즘은 현실적인 거죠. 우리 독자들이 살고있는 현실 그것이 리얼리즘입니다.
어릴적 공포 속의 존재였던, 망태영감이 죽으면서, 괴물이 튀어나와 현민의 가슴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은 리얼리틱 하면서 그로테스크 합니다. 왜냐하면, 망태영감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존재와 괴물을 병치시키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현실적인 학교에서의 사건들(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이죠.)
이 조금씩 과장되면서 환상과 현실이 팽팽하게 긴장됩니다.
그러던 것이, 망태영감의 죽음 이후에 환상 쪽으로 넘어갑니다. 너무나 비 현실적인 불행들이 그것이죠.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과 거의 동시에 발생되는 대기업 취직 등등... 이런 것들은 현실이 아닙니다. 환상이죠.
불의왕에는 탈출 욕망과 자기 환멸의 두 시선이 긴장하면서, 현실과 환상 그리고 기괴하면서 현실적인 것이 팽팽하게 싸웁니다.
전체적으로, 독자는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묘한 느낌을 가질 겁니다.
개인적으로, 삼총사가 생일파티에 가서 느낀 당혹감...
우식의 형이 아버지를 죽이지 않고, 아버지가 우식의 형을 죽인 장면..
유년 시절을 마치고, 민현의 꿈에 나타나는 괴이한 장면..
감정을 잘 포착했다고 느낍니다.
-_-; 허접하지만 그래도 "확인"을 누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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