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말미잘
작품명 : 왕은 웃었다.
화제의 작품이라 읽어봤다. 우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설정과 세계관 부분이다. 십이국기가 상당히 생각났는데 작가분이 십이국기를 읽으셨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사실 그런 느낌때문에 십이국기와 비교가 되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감상에서는 되도록 머리속에서 비교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왕은 웃었다"만 보고 감상을 써보기로 하겠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색체가 강하다. 내용이 재미 없다는것은 아닌데 글이 내용을 더욱 살리지는 못하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서정적인 내용이 구구절절 나오는 것에 비해 문체가 건조한 느낌이 짙다.
퇴마록의 국내편이 좀 좋은 예가 되겠는데 퇴마록의 국내편은 상당히 이우혁 작가님의 스타일이 소제목에 따라 들쭉날쭉한 문체를 보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상당히 내용자체가 감성적이었고 그부분을 살림에 있어서 문체 보다는 대사와 감성을 자극할만한 묘사에 임팩트를 주는 방향으로 해서 딱딱한 느낌을 많이 흐트려 놓았다.
헌데 이 작품은 주인공마저 딱딱한 성격이라 왠만하면 서술적으로 서정성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부분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서술이 길어지면 잘 안읽게 되는 인터넷상의 환경을 고려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출판될때 가능하다면 서정적인 느낌을 가득 살리는 어휘와 문체를 쓰면 좋을 듯 하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애절한 어휘만 골라 쓰라는게 아니고 요령은 밑에서 점차 말해보기로 하겠다.
말했듯 이 작품은 재밌고 흥미롭다. 판타지는 새로운 세계를 쓰는 것이다에 충실했는데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 딱딱한 느낌의 캐릭터가 너무 다수다. 그부분때문에 좀더 찬찬히 살펴 봤는데
읽어보면 좀 의외다 싶을정도로 재밌는 내용에 비해서 캐릭터가 약하다.
개인적으로 이유를 살펴본다고 하자면 인물묘사에 박하다. 외향묘사든 내적심리 묘사든 간에 빈약한 느낌을 받는 부분이 꽤 있고 오히려 사건이 이어지고 진행되는데에 중점을 두는 느낌이 있다.
소설은 만화가 아니라 대화로 모든것을 표현할수 없기에 인물묘사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 외형 동작 심리 등등의 묘사를 통해서 이끌어내는 인물을 위해 우리는 여러 소설에서 사건진행에 굳이 관련이 없는 사소한 동작까지 묘사해주는 그런 소설들을 흔히 볼수 있다.
그렇다고 로멘스 소설까지 읽으면서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음...아주 쉽게 생각해서 "고양이 전사들" 이라는 시리즈의 책이 있는데( 이책은 상당히 낮은 연령대까지 노린 책이라 상당히 쉽게 쓰여진 판타지 소설) 를 보면 대상의 묘사 하나가 글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드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주 쉬운 책이다.
대여점 납품을 노리는 소설이라면 그런부분은 무시해도 좋겠지만 서점을 노리는 책이라면 그런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즉 과도하게 낮은 분량의 지문비율이 가져오는 전체적인 약점부분이다.
즉 서점을 노리는 책 치고 전체적으로 서사가 빈약하다.
게다가 배경이 없다. 설정은 있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배경부분이 백지인 부분이 많다. 어떤 모습의 환경속에서...가 소설에 많이 빠져있는 부분이 많다. 챕터 2 부분에서 그러한 모습이 꽤 두드러지게 보인다.
이런 부분에서 적절한 배경묘사까지 곁들이면 더 분위기를 살릴수 있을텐데...하는 아쉬운 부분이 상당하다.
좀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괴이"라는 소설을 보면 좀 감이 잡힐지도 모르겠다. 전혀 연관이 없는 소설을 들먹였다고 생각하지만 미유키의 배경사용은 상당히 라이트 하면서도 핵심이 있는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중에서 상당히 고전적인 내용중 배경이 묘미를 잘살렸다고 생각하는것은 "괴이" 인것 같은 개인적인 사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다시한번 말하지만 재밌다.
이유는 판타지의 정석이라는 "성장소설"의 전형을 잘 따라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와 사건속에서의 성장은 판타지의 가장 기본이다. 그것이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판타지의 대부분은 성장소설이다. 뭐 영지를 키워서..이런 성장이 아니라 주인공의 내적인 성장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사건의 연속으로 잘 이끌어 내고 있다.
판타지의 핵심적인 부분은 놓치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있음이 이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다. 1장 과 2장 모두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져서 사건이 개입되는 모습은 매우 좋은 중심을 잡고 있음이다. 다만 너무 주인공에 맞춰져서 조연이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이 드는 것도 있다.
좋은 소설은 멋진 주인공이 아니라 멋진 조연들의 활약이 만든다는 것은 정설에 가깝다. 주인공은 원래 멋진놈이기 때문이다. 친구가된 왕이 지금은 헤어진 상태라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인공급 조연이 많을 수록 글은 더 풍성해지고 더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수 있다.
판타지 소설에 있어서 "동료"의 중요성이 커지는 부분이 이것이다. 판타지에 있어서 독고다이식의 구성은 그리 좋은 구성이 아닌 이유가 그것이다.
결국 에피소드는 인물에서 나오는 것이니까다. 소설의 구상은 사건에서 인물로 가지만 막상 곁가지들의 에피소드는 인물에서 사건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래야 좋은 에피소드가 생기는 법이다.
상당히 정석적인 기초에 만들어진 작품이라 상당히 좋고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서 좋았다는 것은 아마추어의 기준에서다. 출판을 하게 되고 더군다나 서점을 노려야 한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말했던 부분빼놓고도 꽤 많은것 같은 느낌이다.
좋은 편집자분을 만나셔서 잘 보완해서 출판을 하면 꽤 흥미롭고 괜찮은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근 문피아에서 가장 판타지 스러운 작품을 만나서 다들 열광하는게 아닌가 싶다.
상당히 기대했던만큼 그 기대에 비례해서 보다보니 위에서 말하지 않았던 여러가지 부분에 있어서 아마추어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었지만 프로로서는 글쎄...이런 부분은 많이 아쉽네..하는 부분이 자꾸만 밟히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 같다.
책으로 발매를 하신다면 시간을 두고 서점가의 여러 작품을 보고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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