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승환, 현민
작품명 : 세계의 왕, 자베스
출판사 : 로크미디어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들의 소설이 나왔습니다. 강승환님의 세계의 왕, 현민님의 자베스.
이 두분의 이름은, 소설들을 볼때 최소한 읽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드는, 저에게는 일종의 보증수표 같습니다.
이번에는 우연이었는지 비슷한 시기에 두분의 신작이 나왔는데요, 아직 초반부임에도 참으로 공교롭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현민님의 자베스를 읽으면서 진부동님을 떠올렸고, 세계의 왕을 읽으면서 현민님을 떠올렸으니까요.
여태까지 현민님의 소설들은 인간과 영혼, 그리고 인간간 갈등에서 오는 개인 내면의 성장 혹은 퇴락에 관심이 많은 듯 보였고, 그래서인지 꽤 무거운 듯한 느낌을 계속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신작 자베스는, 물론 여태까지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진지한 면을 유지하면서도 그전과 같이 무겁지많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훨씬 분위기가 친근해졌죠. 읽기에도 편해지고.
사실 자베스와 진부동님의 역대 판타지 소설들에는 큰 공통점은 그다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진부동님의 머큐리에서 상단소속이었던 소년이 뛰어난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 그런데 국내 판타지장르에 성장류 소설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굳이 이것이 비슷한 점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런데 왜 자베스를 보면서 진부동님을 떠올렸냐면, 현민님의 주인공들은 그동안 어둡고 항상 진지하기만 한듯 느껴졌는데 이번 소설에서는, 진부동님의 주인공에게 있던 발랄함이 자베스의 주인공에도 깃든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주인공은 어렵고 힘든 고난을 겪지만, 진지하면서도 전작의 그들보다 한층 경쾌해진 주인공을 현민님의 소설에서 본다는게 생각외로 큰 즐거움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강승환님의 세계의 왕을 보면서 현민님을 떠올렸던것은 위와 비슷한 이유입니다.
과거 현민님의 소설에 용과 기사가 하나로 묶이는 그런 소설이 있었지만, 사실 그런 것으로 비슷한 점을 떠올리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테메레르라는 걸출한 외국소설도 있었고.
그것보다도 역시 소설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전작인 열왕대전기에서도 주인공들의 내면에 대한 서술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큰 줄기는 사건의 연결에서 오는 서사구조였고, 그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초반부터 인간의 영혼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혼의 상처와 인간의 성장이 사실 이 소설의 키포인트입니다. 주인공인 챌린저가 계속 파고 들어가는 것은 타자(타인이 아닙니다)에 대한 이해와 동화,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성장하는 인간을 그립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순간 현민님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그런데 역시 강승환님은 격렬한 서사서술이 압권이었듯, 이번 소설에서도 그 아드레날린이 퐁퐁 솟아오르는 멋진 글쓰기를 보여주시고 있죠. 그래서 얼핏 현민님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본인의 색채를 잃지 않는 소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두 작가분들은 지금 변화 혹은 성장중이라고 봅니다. 글쓰기에 그것이 여실히 나타납니다. 그래서 너무 기대가 됩니다.
과연 어떻게 이 기대를 충족시켜주실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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