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0.12.26 16:18
조회
1,399

작가명 : 혼다 마코토

작품명 : 하늘색 팬더믹 1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Attached Image

"찾았다, 저스티스의 원수!!"

"…네?"

고교 입시 날 아침, 역의 플랫폼에서 나는 그 소녀와 만났다.

그녀-유이 씨는 '공상병' 발작을 일으키면 정의의 사자 같은 게 되어버리는 모양. 이후 어째선지 유이 씨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내 앞에 나타난다.

공연한 소란에 어울려줄 수는 없어,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세계를 적으로 돌리고 싸우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엔타메 대상 우수상 수상, 떠들썩하고 순진한 '보이, 미츠, 공상소녀'.

--------------------

이 책의 '책 외적인 부분'에 대하여 살짝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단 일본의 신인 라이트노벨 공모전인 '엔타메 대상'에서 11회 우수상을 수상한 '세계를 적으로 돌릴때'를 가필수정한 작품입니다. 이번 달에 같이 나온 'B.A.D'라는 작품도 11회 우수상 수상작이던데, 아무래도 우수상은 여러개 나올 수 있는 모양입니다.

또, 일본에는 1년에 한번 씩 출간되는 라이트노벨 정보지로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하다'라는 물건이 있습니다.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하다'에서는 그 해 출간된 라이트노벨들의 인기투표도 진행하는데, 각기 "응답자 전원", "라이트노벨을 일년에 일정 권 수 이상 읽는 중고등학생", "잡지 제작에 협력해 준 서평 사이트 관계자, 작가" 등의 세 부류로 나눠 집계를 냅니다.

여기에서, '2011년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해!' "협력자 부문" 랭크 1위에 오른 작품이 바로 이 '하늘색 팬더믹'입니다.

우선 이 정보에서부터 흥미가 생겼고,

작품의 설정을 접하고 "아, 이건 사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흔히 '중2병'이라고 부르는 일본산 단어가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의 쓸대없는 캐릭터 만들기와 허세를 일컷는 단어인데, 이게 좀 오타쿠적인 용도로 변하면, 쓸대없는 망상과 폼 잡기가 들어가거든요. 어두컴컴한 것, 복잡한 뒷설정, 운명, 피가 관련된 것 등을 괜시리 좋아하는 성향을 보이게 되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유명한 거라면, 그 사람. "카르자크"가 있습니다.

여기까 이야기하면 대강 알겁니다.

이 작품은 중2병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흥미로운 소재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데 한번 쯤은 읽어 봐야지요!

라고 해도, 그런 작품이 처음은 아니지요. 중2병 망상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라면 다나카 로미오의 그 명작 "AURA~마류인 코우가의 최후의 싸움~"이 있습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AURA는 명작입니다. 아직 못 읽어 본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알라딘에 접속해서 검색->장바구니 담기->구매결재를 누르세요. 그리고 그 적나라한 부끄러움과 유쾌한 반란 앞에 눈물 흘리며 웃으세요. 이건 달빠를 까야 하는 것 만큼이나 정언명령입니다.

... 각설. 이야기가 영 이상한 방향으로 세었군요.

하여간, 이 '하늘색 팬더믹'은 단순히 중2병을 다루기만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또 비틀었습니다.

이 세계에서 중2병은 공식질환이에요. '특발성 대뇌 각성증', 일명 '공상병'이라고, 발작을 일으키면 내 뇌의 망상이 폭주해서 현실을 공상과 착각하게 되는 선천성 질환이랍니다.

어이구야.

게다가 이게 '자기완결형'과 '극장형'으로 나뉘는데, 자기완결형은 그냥 혼자서 망상에 빠져 행동할 뿐이지만, '극장형'은 공상병 환자 특유의 뇌파인 '트라움파'가 주변 사람들의 정신에 감응을 일으켜, 주변 사람들 또한 공상에 동화, 공상병 환자의 발작에 맞추어 각자 주어진 배역에 몰입, 바깥에서 보면 그 주변이 거대한 연극 무대가 된 듯한 상황에 빠진다고 합니다.

뭐야 이 설정.

게다가 극히 특이한 경우로, 극장형 공상병 환자의 트라움파가 공명을 일으키면 이 트라움파의 영향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세계급의 '감염'을 일으키는 '천지창조형'이 발생하고,

이 세계는 과거, "위험하게 돌아가는 정세 속에서 피어나는 적대 국가에 속한 두 사람의 사랑"이란 거창한 공상에 사로잡힌 두명의 공상병 환자의 '천지창조형' 감염에 의해 세계가 핵전쟁 직전까지 가는 "환상의 세계 3차대전 전야"라는 세계 멸망의 위기를 겪었다고 합니다.

막나가는 설정에서 이정도로 진지한 이야기를 내 놓는다면 박수 쳐 주고 싶다고요.

하여간 초반에 이정도로 황당한 설정을 늘어났으니, 작품 자체는 얼마나 황당할까 하며 두근거리며 책을 잡았지만...

진지합니다.

진지하고 가슴 따뜻한 감동물입니다.

소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세계를 구할 것인지, 너를 구할 것인지"라는 구태의연한 뻔한 대사를 진지하게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하여간 이야기는 평범한 남고생이 '호타카 유이'라는 이름의 자기완결형 공상병 환자(주로 만화,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의 영향을 많이 받은 형식)의 발작에 말려들며 시작합니다. 발작이 가라앉은 후에도 어째서인지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이 유이라는 아가씨의 오만하고 당당하기 그지없는 태도에 기겁을 하며, 또 고교 면접 당일에 "저는 여장이 취미입니다."라고 당당하게 밝힌 기묘한 친구 아오이 하루의 문화제 연극에 어울려주며,

당당해 보이지만, 쭈욱 외톨이였던 유이의 이야기를 듣고,

극장형 공상병 환자를 여동생으로 둔 아오이 하루의, 복잡한 사정을 알게 되고,

그리고 그 속에서 그들의 이해하고, 앞으로도 유이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야기의 종반, "세계를 구할 것이냐, 아니면 유이를 구할 것이냐."로 전개되는 급박하기 그지없는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는 이제 가슴 아린 이야기가 묻어나는 일상 코미디에서,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한 세계와 목숨을 건 열혈물이 됩니다!

솔직히 곳곳에서 '발작'이란 형태로 중2병적인 망상이 모습을 들어냅니다만, 초반에 나온 그 "몸이 욱신거려"를 제외하고는 평범하게 멋있는(RPG나 만화적 관점에서) 설정들을 읊어대서 AURA급의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책을 소개만 듣고 잡아들었을때 기대했던 '병맛'은 없지만...

그것을 캐릭터간의 진지한 이야기로 채우고 있습니다.

설정의 병맛은 날려버리고, 그것으로 인해 진지하고 고민하고, 그 문제를 안고 살아왔던 아이들이 그곳에 있습니다. 황당무계할 뿐으로 여겨졌던 이야기지만, 그 안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무거운 과거를 지고 살아왔던 유이와 하루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착 가라앉고,

그런만큼 주인공이 달려갈때는 응원하게 되는것이지요.

이야기 종반 '세계의 위기' 장면에서의 폭발력은 조금 아쉽습니다. 훨씬 더 막나가는 전개가 되었더라면, 어차피 (스포일러- 삐~)인데 좀 더 화끈한 장면이 펼쳐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거든요. 작 내에 전체적으로 깔려 있던 차분한 분위기가, 거기까지 이어질 필요는 없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이야기적으로 잘 짜여 있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도 다들 합격점. 무엇보다

아오이 하루.

이 어디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듯한 특이한 설정에 특이한 행태를 보여주는 강렬한 캐릭터성에 치가 떨릴 정도입니다. 도대체 뭡니까, 이 캐릭터는. 분명 이 작품은 판타지가 아니고, 그런 만큼 '캐릭터성'의 영역은 재한될 터인데... 어지간한 초능력자보다 특이성이 톡톡 넘치고 있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아, 요즘 유행하는 '그런 속성'인가~" 싶었는데, 가볍게 뒷통수를 때려버립니다.

하여간, 차분하면서도 귀여움이 살아 있는 일러스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작가의 풋풋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과 기분 좋은 정도의 가벼운 감동이 묻어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기대한 것 같은 '괴작'이 아니라 아쉽지만, 2권을 기대하기에는 충분해요.


Comment ' 3

  • 작성자
    Lv.64 天劉
    작성일
    10.12.26 16:34
    No. 1

    히데요시 속성은 아닌가보군요. 이것도 재밌어 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카니스
    작성일
    10.12.26 20:10
    No. 2

    으ㅇㅣㅋㅋㅋㅋ
    반전이 진짜 끝내줬던 작품.
    처음 볼때는 그 유이의 설정이 너무 오글거려서 조금씩 아껴서 봤었죠 . ㅋㅋ 다음권이 1월달에 발매예정이라 구입 목록에 올려놨습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Maverick
    작성일
    10.12.27 17:24
    No. 3

    ...은근히 커피우유신화하고 통하는 부분도 있군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4797 무협 화산검신 +6 Lv.3 황야로긴 10.12.28 5,887 0
24796 판타지 추천!! 아크란 3권~~ +16 Lv.54 눈을감지마 10.12.28 3,745 1
24795 판타지 강추~하룬16권 +7 Lv.94 공법 10.12.28 3,274 1
24794 판타지 대마도사 디트 +7 Lv.1 체뤼 10.12.27 3,488 0
24793 판타지 군왕전기를 읽던 중에.. +28 Lv.99 지구폭군 10.12.27 4,669 5
24792 판타지 후아유-에르 쉬바 쿰 +31 Lv.1 心魔 10.12.27 4,373 3
24791 무협 무협의 정형성을 한탄하며 +9 Lv.83 검쾌 10.12.27 2,692 0
24790 무협 파멸왕을 읽고(네타.) +14 악련 10.12.26 5,796 1
24789 기타장르 미치도록 취향 직격! - '공허의 상자와 제... +6 Lv.29 스톤부르크 10.12.26 3,506 5
24788 기타장르 기어와라! 냐루코양! 4권! +8 Lv.29 스톤부르크 10.12.26 3,099 0
» 기타장르 엔타메대상 우수상 수상작 - 하늘색 팬더믹... +3 Lv.29 스톤부르크 10.12.26 1,400 0
24786 기타장르 하자쿠라가 온 여름 5권까지 읽고.. +1 Lv.64 天劉 10.12.26 2,541 0
24785 기타장르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 - '소녀' +2 Lv.29 스톤부르크 10.12.26 1,589 0
24784 판타지 골드러시 를 보고 +13 Lv.26 비류연윤 10.12.25 3,016 0
24783 무협 활선도 1~5 +1 Lv.14 d3884 10.12.25 2,541 1
24782 무협 인상깊었던 거대세력들 '사라전종횡기' '천... +6 Lv.26 초륜 10.12.25 4,162 0
24781 기타장르 톨스토이 단편집1 +4 Lv.1 잡초su 10.12.25 1,024 0
24780 무협 청성지검을 읽고... +2 악련 10.12.24 2,324 0
24779 판타지 적룡왕1,2권 감상 +4 Lv.74 수달2 10.12.24 2,459 2
24778 판타지 후아유 2 / 드래곤처럼사는법 4(미리니름) +11 Lv.20 레이반 10.12.24 4,595 1
24777 판타지 강추! 후아유 +6 Lv.7 화통 10.12.24 4,301 6
24776 판타지 톨킨의 호빗 을 읽고 +5 Lv.22 무한오타 10.12.24 1,191 0
24775 판타지 데스 마스크 2권, 3권을 읽고 Lv.15 산양 10.12.24 1,055 0
24774 판타지 아크란 / 용병 +17 Lv.20 레이반 10.12.24 2,697 0
24773 판타지 테메레르 6권-뭔가 쉬어가는 권 +4 Lv.66 서래귀검 10.12.24 1,631 1
24772 게임 게인 그라운드 +2 Personacon 레그다르 10.12.24 1,451 0
24771 무협 천년무제 1,2권 - 내용공개 약간 +10 Lv.99 노란병아리 10.12.23 3,827 1
24770 무협 아 청산파 1,2,3권. +5 Lv.3 장르사랑 10.12.23 3,094 0
24769 무협 12월 기대작 성상현님의 "천년무제" +9 Lv.1 초라한논객 10.12.23 3,669 0
24768 판타지 폭풍의 제왕 -내용공개 매우 심함(1,2권) +5 Lv.99 노란병아리 10.12.23 3,427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