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름없는 작은 책 El pequeno libro que aun no tenia nombre, 2003
저자 : 호세 안토니오 미얀
그림 : 페리코 파스토르
역자 : 유혜경
출판 : 큰나무
작성 : 2010.07.15.
“나의 이야기책은 어디까지 진도가 나가 있는가?”
-즉흥 감상-
두툼한 책들의 향연은 그만큼이나 감성회로에 부하의 누적을 야기하기에, 이번에는 모처럼 작고 날씬한 책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럼, 감히 ‘아이의 마음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이라 꼬리표를 붙여보고 싶은 만남이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옛날 옛적에…’ 그리고 ‘끝’이라는 단 두 줄의 내용이 전부인 ‘이름없는 작은 책’이라는 아기 이야기책이 주인공이라는 소개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런 이야기책이 사실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삽화가 전체의 반에 가까운 작고 얇은 책이었으니,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을 통해 확인 해봐주셨으면 해봅니다.
결론부터 적어보자면, 존재의식이라고는 ‘시작과 끝’ 단 두 가지. 그 사이에 있어야할 본론이 백지상태이지만 그것 자체로 무한의 가능성에대해 인생을 말하고 있다 받아들여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종종 말하는 ‘이미 설정되어진, 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마침표를 향한 무수의 갈림길 위의 인생’에 대해 이번 책은 너무나도 멋지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음~ 역시 ‘아이의 마음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보다는 ‘아이와 함께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고치고 싶어졌습니다. 책을 만나는 동안에는 잃어버린 동심의 속삭임내지 ‘인생의 책’에 있어 현재보다 ‘시작에서 끝을 향한 여정’을 말하고 있다 생각했는데요. 감상문을 쓰면서는 아직 백지나 다름없는 인생의 기록에 대한 불안함의 해소를 위해, 이번 책은 아이와 어른 이 둘 모두를 위한 이야기책의 모험이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인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모든 것이든 ‘순리’라는 이름의 계산기 안에서 이미 답아 나와 있을 뿐이라구요? 배는 바람이 부는 대로 나아갈 뿐이라구요? 네?! 느낌을 따라 길을 걸었는데도 현재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시겠다구요? 으흠. 어디서 들었는지는 명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무엇이든 완성에 이르고 나면 그것은 곳 새로운 시작을 위한 파괴이자 죽음이다‘라는 내용이 기억 속에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것을 마주함으로 인해 현재에 안주하는 것 보다, 하나의 지나가는 과정으로 현재를 마주하는 것이 즐겁지 아니하냐고 받아들이게 되었는데요. 완성과 함께하는 파괴와 재구성이라는 흐름의 법칙이 보편적이라고는 하나,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으헛.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이야기로 진지해져버렸군요. 아무튼, ‘이름없는 작은 책’의 자아를 찾기 위한 원대한 여정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다른 책들과는 달리 성장하지 않는다는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만나게 된 완성된 책들의 모습을 보며, 일상속의 당연함에 새로운 시선을 선물해주신 책과 관련되신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 뿐입니다.
그럼, 장편일줄 알고 집어 들었다가 만나게 된 재미있는 단편집을 소개하기 위해서라도, ‘이름없는 작은 책’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각자가 가진 이야기책에 그 내용과 제목은 잘 만들고 계시는지 물음표를 던져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보는 바입니다.
TEXT No. 1258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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