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나단 스트라우드
작품명 : 바티미어스 2부 골렘의 눈
출판사 : 황금 부엉이
바티미어스는 마법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의 대체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과거 유럽을 지배했던 프라하의 황제를 무너뜨린 대마법사 글래드스턴 이후로 유럽의 패권을 쥔건 대영제국이 되었죠. 글래드스턴은 마법을 못쓰는 평민들의 의회를 무너뜨리고 마법사들만의 정부를 구성한 후 쇠퇴기에 접어들었던 신성로마제국을 정복합니다. 그 이후 영국은 평민과 마법사가 완전히 구분된 신분제 국가가 되죠.
이 이야기는 마법사의 재능을 타고난 소년 나타니엘(후에 존 맨드레이크라는 이름을 얻는)이 어엿한 마법사(야심많고 음흉하고 뒤통수 칠 궁리만 하며 사치와 허영, 탐욕에 물든)가 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진취적이며 애국심에 가득차 보이던 소년이 야심과 탐욕에 물들어 속물이 되가는 과정인 거죠. 여타의 소년 성장물과는 무척 다르지 않습니까? ㅎ 나타니엘은 분명 뼈속부터 시꺼먼 놈은 아니지만, 아직 14세라는 걸 생각한다면 충분히 영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이야기가 재밌는건 영악한 소년 마법사 나타니엘의 이야기를 그에 의해 부림당하는 정령, 중급 지니 바티미어스의 눈을 통해 보여주다는 점입니다.
이 소설에서 마법사들의 힘의 원천은 정령입니다. 마법사들은 지니나 이프리트, 마리드, 폴럿, 임프 등을 소환해서 사역할 수 있고 그게 그들의 가장 큰 힘이죠. 지니나 이프리트 같은 요괴들은 부림당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고문같은 고통때문에 마법사들의 명을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마법은 먼 고대부터 있었기에 대체역사인 바티미어스의 역사속에는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현실의 역사와 절묘하게 섞여있습니다.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나 솔로몬왕 같은 고대제국의 왕들이 마법사였다든지, 피라미드를 쌓은 건 정령들이었다든지 하는거죠.
이 이야기의 또다른 주인공인 바티미어스도 수천년간 살아오면서 마법사들에게 사역당한 지니입니다. 다른 괴팍한 요괴들처럼 바티미어스도 괴팍합니다만, 정말 영리하고, 의외로 유머와 인간적인 면을 지니고 있기도 하죠. 아마 바티미어스의 수천년 정령사 동안 단 한번 만났던,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주인인 프톨레마이오스와의 만남이 바티미어스가 단순히 괴팍하고 위험한 정령이 되는 것을 막았을 겁니다..뭐 그래도 기회만 되면 주인을 골탕먹이는 짓을 멈추지는 않겠지만요.
1부 사마르칸트의 목걸이 에서는 소년 마법사 나타니엘이 우연히 불러낸 중급지니 바티머어스와 티격태격해가며 반역사건을 해결해서 마법사 사회에 자리잡는 것을 그렸다면, 이번 2부 골렘의 눈에서는 마법사 사회의 떠오르는 후기지수가 된 나타니엘이 다시 반역사건을 해결해가는 것과 더불엉 1부에서 등장했던 평민 레지스탕스 키티의 이야기를 함께 해갑니다.
키티는 어렷을적 마법사들에게 부당한 일을 당한 이후로 마법사의 지배를 전복시키기 위해 레지스탕스에서 속한 여자아이입니다. 이야기 구성상 이 아이가 히로인(-.,-)이라고 할 수있을텐데....
주인공과 히로인 둘 사이에 어떤 연애감정도 없죠 ㅡㅡ; 오히려 한쪽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체포하려고 하고, 다른 한쪽은 주먹으로 후려치거나, 밟거나 하며 도망치고....단순히 물리적 폭력만이라면 뭔가 희망이 보이는데, 키티가 보는 주인공은 마법사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속물이죠; 2부가 끝나면서 키티의 레지스탕스 활동도 끝이 보이고 나타니엘도 승진해서 마법사 사회의 핵심부에 접근하게 됐는데, 과연 3부에서는 이 둘의 관계에 진전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바티미어스는 마법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라는 대체역사판타지를 보고싶으신 분들이나, 해리포터 같은 적당한 개그와 사건이 섞인 청소년용 추리판타지(?)를 보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드립니다....조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같이 뭔가 진지하고 무거운 소설이 아니라 청소년용 소설이니 그걸 감안해서 골라보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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