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시후
작품명 : 성하유혼
출판사 : 파피루스
표류공주이후 오랜만에 읽어보는 주화입마서였다.
사람들이 무협을 읽는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왜 무협을 읽느냐'고 물어보다면
나는 '내가 처한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곧 소설속의 주인공이고 그가 살아가는 삶이 바로 내 삶이다
그런이유로 나는 슬프지만 행복해지고 힘겹지만 결국은 이겨내는
그런 무협을 좋아한다.
하지만 가끔 무협속에서도 현실을 읽어야만 할때도 있다
한사람의 슬픈 인생은 결국 끝까지 슬프고
힘겨운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은 쓰러지고 마는....
그런 것이 바로 현실이다
이런 현실속 이야기를 무협에 담아낸 작품중 대표적인 것이
내가 고교생때 읽은 표류공주다
그리고 오늘 또 슬프디 슬픈 현실을 읽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람이다.
영웅도 아니고 천재도 아니며 악마도 아닌 그냥 사람....
누구나 그렇듯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 구양휘다
다만 그는 다른 소설의 주인공처럼 간절히 바라는 목표가 있음에도
누구처럼 약관의 나이에 절정고수가 되지도 못하고
절벽에서 떨어져서 기연을 만나지도 못한다
배덕한 인간이 되어서야 아주 작은 기회를 잡게 되지만
모질지도 못해 그로인해 없이 고통받는 그런 인간이다
마음속에 많은 사람들을 담지 못해 항상 외롭지만
그 몇안되는 사람들로 인해 터질듯이 기뻐하고 죽을만큼 고통받는다
우연히라도 자신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알수 없어 고민하며
이룰수 없음에도 포기하지 못한채 한사람을 계속 사랑하다가
잠시 지쳐 새로운 사람을 가슴속에 담게 되지만
그조차도 용납되어지지 않는 그런 불행한 사람이다
죽을만큼 노력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결국은 그 목표는 이룰수 없는 목표가
이루어서도 안되는 목표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다 주어진 마지막 인간다운 삶의 기회조차
결국은 자신의 손에 쥐지 못하고 품속에서 떨어뜨린다.
현실은 냉정하다
어릴때 꿈꾸는 그런 밝고 희망찬 세상은 아니다
어느덧 20대가 끝나가는 나이가 된 나는
오늘 다시한번 구양휘라는 사내를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인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정한지 다시 깨닫는다
저는 이 성하유혼을 이렇게 읽었습니다
다른분들께서는 마지막을 다르게 읽으셨을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작품 마지막에
사람은 그저 살아있기에 살아간다는 말을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p.s
혹시 이 작품의 작가님께서 우연찮게 읽어주시거나
아니면 작가님과 잘아시는분이 읽어주신다면 이 열린 결말에서
제가 인생에 대한 작은 희망을 품어도 되는지 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