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열해도
작품명 : 첩첩표
출판사 : 로크미디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자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해서 차지한 힘으로 진정 세상에 이득이 된다면 꼭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요.
당신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묻지 않았지. 그리고 내가 당신을 무시하는 이유도. 그러니 당신은 나를 경멸하고 나는 당신을 쓰레기 취급했을 뿐이야. 그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이였지. 그래서 난 당신을 잊었어. 그런데 왜 당신은 그토록 내게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걸까?
天長地久有時盡 저 높은 하늘과 넓은 땅도 끝이있으나
此情綿綿無絶期 우리의 우정은 영원히 끊이지 않으리
오랫만에 첩첩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완결권이더군요. 그것이 좀 아쉽습니다. 분명히 끝으로 갈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복수물에 무인도에서 수련 등 전형적인 시작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렇다해도 이런 복수물은 무협에서 드라마의 출생의 비밀 만큼이나 자주 이용하는 소재이기에 별다른 저항감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닳고 닳은 소재, 많은 작가들이 써봤던 이야기를 풀어감에도 재미가 있었던건 글을 풀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각 보조 인물들에게도 신경을 썼고 그래서 아메바 같은 단순한 인물을 이 소설에서 보기는 드물었습니다. 우리 주위에 살아 있는 생생한 사람들을 보는 듯 입체감이 있었죠. 그래서 그런 인물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고 짜맞쳐 가면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날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끝이 나 버렸습니다.
4권과 5권 사이의 텀이 좀 길었습니다. 아마도 조기종결을 제대로 맞은 듯 한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번 권 까지만 해도 책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 했던 하오문의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가장 큰 적과의 싸움에 모든 걸 할애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풀었다는 겁니다.
가장 큰 적과의 싸움에 관한 이야기는 무리 없이 마무리 되었고 작가가 설정해 놓은 줄기는 다 나온 느낌입니다. 그렇다해도 아쉬운건 있습니다. 보통 역사책에 어떤 인물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 인물은 이런저런 일을 했다.'정도만 나오는데 그런 느낌이 듭니다. 5권에는 큼직큼직한 전투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 전투가 정말 짤막하게 처리됩니다. 자세히 풀어 갈 이야기를 몇몇 전투만 제외하면 '이런 전투가 있었다.' 정도로만 언급을 하고 가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최종보스와의 대결이라고 할 장면도 너무 허하게 끝난 것 같습니다.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도 좀 자세히 풀려 나오지 않았고 말이죠. 이미 정황상 그렇게 흘러가긴 하겠지만 그렇게되기 까지의 과정이 싹 빠진 느낌입니다. 로맨스를 비롯해서 사건들의 과정이 많이 빠지고 이러한 결과가 있었다 정도만 언급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작가가 이 5권에서 보여줄 수 있는 만큼은 다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재미있게 보던 작품이 좀 조기종결되는 느낌이라 아쉽습니다. 다음 신작은 작가가 하고픈 말을 원없이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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