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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9.03.05 22:38
조회
1,383

제목 : 나는 지갑이다 長い長い殺人, 1992

저자 ; 미야베 미유키

역자 : 권일영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09.03.05.

“나의 지갑은 어떤 지갑일까?”

-즉흥 감상-

  지인분과의 부산에 있는 ‘추리문학관’ 나들이 길에서 졸업선물로 책을 한권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차와 음료를 즐기며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아아아. 색다른 시점의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만나보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깊은 밤의 시간. 문득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주인과 함께 범죄현장에 들르게 되었다는 [형사의 지갑]의 시점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목격자와 뺑소니로 죽은 남편의 부인을 차례로 만나보는 형사가 있던 중 이 사건이 단순한 뺑소니가 아닐 것 같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미망인이 되어버린 여인을 보험사기 관련으로 냄새가 난다면서 협박하는 주인을 둔 [공갈꾼의 지갑], 이모가 결혼할 남자에 대한 좋지 않은 느낌을 받고 있다는 주인을 둔 [소년의 지갑], 결혼한 남편으로부터 죽음으로의 위협을 감지하기 시작했다며 방문한 여인을 마주하게 된 주인을 둔 [탐정의 지갑] 등 각각 새로운 등장인물의 시점을 대변하는 듯한 [목격자의 지갑], [죽은이의 지갑], [옛 친구의 지갑], [증인의 지갑], [부하의 지갑], [범인의 지갑]으로 희대의 보험사기 살인사건의 내막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당시. 제목만 들었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가 실물의 표지를 보면서 지난날 다른 지인 분께 선물한 책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일본 작가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표지에는 우리나라 돈 1만원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삶의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멀리하였다가 다시 만난 추리소설은, 오오오! 정말 흥미진진하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시점’에서부터 독특했습니다. 분명 이야기의 중심인 ‘사건’은 ‘사람’의 이야기였지만, 그것을 보고, 듣고, 판단하는 시점은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소지하고 있던 ‘지갑’이었는데요. 하나의 사건을 중심에 두고 각각의 시점으로서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 이야기들이 연광성이 있긴 한 걸까 의문이 들면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결국 하나의 결말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그저 즐거웠습니다. 세상에나! 제가 ‘지갑’이 되어 도청장치마냥 사건을 접하는 기분이라니요!!

  흥분해버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리에 앉아봅니다. 이번 작품은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책의 뒤표지에 보면 「지갑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을 엿본다!」라고 되어있지만, 이 부분은 이 책을 사게 하기 위한 광고성 멘트로만 인식되구요. 신의 전지전능한 입장과는 또 다른 제 3자적 입장으로서도 거대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지 않느냐는 식의 ‘재미있는 이야기꾼을 한 명 더 만났네!’라는 기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휴대폰을 제외한 필수 지참품으로 무엇을 말할 수 있으신가요? 요즘은 휴대폰 가격이 싸긴 싼 것인지 유치원생들도 신형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며 세상 참 많이 변해버렸구나 싶다가도,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다음으로 많이 들고 다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욕망’이라는 단어와 ‘지갑’이 ‘돈’으로 연결되기에 재미있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서라도, 패션 아이템 마냥 안경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형식의 작품도 좋지만, 색다른 시점으로의 접근점이라는 실험정신이 하나가득인 이런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선물해주신 지인 분께 감사함의 마음을 적어보는군요.

  제 나이또래라면 가죽의 장지갑을 선호하는 듯 하나, 저는 그런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문방구나 천원마트에서나 볼 듯한 3단 접이식-다 접으면 빵빵하게 보이는-지갑을 선호합니다. 예전 것에는 목 끈도 달려있어서 캠핑 중에는 목걸이마냥 품을 수 있어 좋았는데요. 다른 분들의 지갑은 각각 어떤 사연과 함께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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