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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28..이틀후면..29..그리 많이 산 나이도 아니지만 명확한 사리분별정도는
할수 있는나이입니다...지금부터 딱10년전 겨울이 생각납니다.
낼모래면 고3인 나이...그리고 맞게되는 새해..그리고 과도한 공부(농담이 아니라..
그때는 공부밖에 몰랐읍니다.)로 인해 두통.후두염.허리병(의자에 앉을 수도 없었죠)
알 수없는 기억력감퇴..이러한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더군요.새해가 시작되는 날부터
교과서를 잡아볼 수가 없었습니다.공부에는 흥미를 잃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시내 곳곳을 주말만 되면 홀로 방황을 했습니다.그러다 그 당시 한창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한 책방에 들르게 되었죠.그러다 무협코너에서 발을 멈추게 되고
무협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무협은 최초 국민학교 3학년때 읽어보았습니다.그 어린아이에 밤을 새면서 읽었죠.그러다 중학교 올라가면서 구할 수가 없어서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마침 그때는 도서출판 뫼와 서울창작패밀리 그리고 또하나 출판사(생각이안나네요..^^;;)가 양적 질적으로 괜찮은 무협을 내놓는 시기 특히 뫼에서는 신무협이라는 이름으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내놓았습니다.서울창작은 서효원위주의 무협을많이 내놓았구요..제가볼때는 이때가 정말 황금기였습니다.사마x.와룡x.야설x.로만
거의 도배되었던 만화방 구석의 무협코너가 아니라 다양각색의 작가들이 등장하였던시기였지요.용대운.좌백.풍종호.장경.설봉..등등 지금은어느새 중견이라는 이름이 붙는 작가들이 거의 일이년을 차이로두고 그 당시 등장하였습니다.책 빌릴 돈이없어서 책방한구석 의자에 앉아 주인의 눈치는 그냥 무시하고 하루종일 읽었습니다.
그때의 무협은 뭐랄까..가슴을 벅차는 감동이라고 해야하나 낭만이라고 해야하나 밤을새서라도 읽게 만드는 향수라고 해야하나 그런것이 있었습니다.
독보건곤.태극문.경혼기.암천명조.객 시리즈.천산검로.대도오.생사박 등등..
우리나라 무협사에 명작이라고 일컬어 지는 작품들이 정말 그 시기에 많이 나왔습니다.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것이...최근에 들어서 책방에 가는 일이 뜸해졌는데
물론 사는게 바빠서일수도 있지만..볼게 없어서입니다.정말 가슴 두근하게 만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독사출동을 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그런 책이 없어서입니다.새로움 또는 신무협이라는 탈아닌 탈을 쓰고 퓨전이라는 허울좋은 말로 가려놓은
짬뽕에다 참을 수없는 가벼움..그 해겨울 겨우 책방 서랍의 한칸만 차지했음에도
어느것 하나 지나쳐버리기 힘들었지만..지금은 책방 한면 전체를 차지했음데도 한 두작품만 읽을 만하기에..다양한 시도..다양한 소재 ..다양한 내용 물론 좋은 말입니다.
창작의 분야에 속하는 모든 일에는 꼭 필요한 말입니다.하지만 그것은 독자나 관객의 흥미를 끌기위해 행해지는 것이 아닌 작가 자신의 창작의욕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또한 새로움도 무협의 틀안해서 행해져야지 그 틀을 벗어나면 그건 무협이란
이름을 달수 없다고 생각합니다.그 해 겨울 쏟아져 나왔던 신무협들은 무협이었습니다.
북해의 설원을 주린배를 참으며 묵묵히 홀로 걸어가는 늑대의 고독함이 느껴졌고
보다 높은 경지를 위해 침식을 잊은 무사의 열정이 느껴졌으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픔이 느껴졌으며 변방의 이름없는 무사에서 찬하제일인으로 올라서는 영웅의
기상이 느껴졌습니다.적어도 퓨전무협 환타지무협등등 무협이라는 이름앞에 생소한
글자가 덧붙여져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당당히 무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명작입니다.졸작은 세월이 흘러도 졸작입니다.
독자에게 휘둘리는 작가보다는 독자를 휘둘리는 작가가 보고싶습니다.
지금 잘팔리는게 중요한가 아님 지금은 잘팔리지는 않지만 꾸준히 팔리는..그래서
십년 후에도 팔리는게 중요한가는 작가의 선택입니다.
배고픈 반고흐가 되라는 것은 아닙니다.다만 독자에게 십년이 흘러도 기억되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내나이 열아홉에 보고 느낀 감동이 그리워 스물 여덟에 다시
그 작품을 꺼내놓고 읽게되는 그런 책을 썼으면 좋겠습니다.열아홉에 보고 십년이 흐른후에 내가 저걸 그때는 왜 좋아 했나..저렇게 유치하고 말장난 같은 글을 왜 좋아했나하는 그런 책 말구 말입니다. 두 달전 자주가는 책방에 가서 경혼기를 빌렸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서 지난 4년동안 누가 경혼기를 빌려갔나 물어봤습니다.저만 11번을
빌려갔더군요..그자리에서 경혼기를 샀습니다.그때의 감동이란...그 해겨울 눈오는 날
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고 충혈된 눈으로 보았던 ..다른 세상에 온거 같은 그괴기함..그로테스크..그 느낌을 이제는 생각날때마다 손만 뻗으면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뻤습니다...이룰 수 없는 사랑에 의 아픔과 글 자체에서 느껴지는 장중미
아니 보라색 책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비장미..그것도 손만 뻗으면 느껴보고 싶기에
암왕을 샀습니다.한번 사기 시작하니 중독이 되더군요..생사박..천산검로.독보건곤
일대마도.화정냉월.조금씩 늘어나는 도서목록만큼이나 뿌듯해지더군요.
그해 겨울 한권의 책에서도 벅찬 감동을 느꼈음에도 열권의 요즘 책에서는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함은 나의 지난 10년 세월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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