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늑대들 1~7권, 녹정기와 보표무적을 섞은 재미와 감동
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이 하얀 늑대들에 대해선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대부분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칭송입니다.
하지만 그 흔한 감탄사를 쏟아봐야 여러분껜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
어찌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그래, 무협과 비교하면 좀 더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녹정기의 특징적인 소재가 하얀 늑대들에도 더없이 살아있습니다.
제가 보표무적을 대단히 사랑하는 이유가, 마찬가지로 하얀 늑대들에서도 발견됩니다.
사실 하얀 늑대들은 근래 나오는 Fantasy 소설 중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소설
이기에 이렇게 드러내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제가 보표무적에서 느껴지는 사람냄새에 격동한다 하여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서도 저와 취향이 달라 실망하는 분이 있을까 염려스럽습니다.
마치 자식을 친우에게 내보이는 기분이라 할까요?
하얀 늑대들은 더없이 부족한 제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소설입니다.
더없이 약한 주인공이 자유자재한 말과 행동으로 위기를 넘긴다는 소재입니다.
언뜻 사기꾼 같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때로 풍기는 절대적인 위엄엔
전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먹이 저절로 꼭 쥐어지고 가슴이 쿵쾅쿵쾅 뜁니다.
그런 그가 하얀 늑대들이란 절대적 단체의 리더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차’한 순간 카셀이 떠않게 되는 직위 또한, 왕자와 거지를 연상케 합니다.
그가 과연 그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지 지켜보는 데엔 긴장이 끊이질 않습니다.
진정 스토리에 설득력 있는 살을 붙일 줄 아는 작가입니다.
언뜻 녹정기와 흡사합니다. 위소보도 무공을 익히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소설은 절개가 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소설들은 처음엔 약하더라도 점차
강해지고, 혹은 뭔가 특이한 능력을 생성시켜 주인공의 활동범위를 늘립니다. 심지어
위소보조차 경공을 익힙니다.
하지만 주인공 카셀은 끝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그는 일관되게 힘이 약합니다.
이것은 소설의 자존심인 동시에 작가의 자존심입니다.
작가 윤현승의 시도는 멋들어지게 성공했습니다.
1부가 끝났고 2부가 시작되어 6,7권이 발간되었습니다.
한 권 한 권이 기막힌 소설입니다. 주인공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미치게 만듭니다.
그냥 감탄이 아니라 탄성입니다. 스토리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행동에 놀랍니다.
그가 말하는 한마디 한 마디에 가슴이 터져나갈 듯합니다.
하얀늑대들에서 카셀은 하나가 아닙니다. 그 진한 감정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새
인간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있는 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을 더욱 탄탄하게
해 주는 것은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큰 숨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6권에선
한 권 전체를 바쳐 또 다른 통로를 개척합니다. 하지만 그것조차 너무나 재밌어서 딴
마음을 품지 못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모릅니다. 하얀 늑대들을 읽는다면 권마다 탄성이 자연히 나옵니다.
“이번 권에선 카셀 정말 멋졌어요.”
이 말이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천차만별인지라 저에겐 너무나도 기쁜 것이 다른 분에겐 어떻게
느껴질 진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보표무적이 금상이라면 하얀 늑대들 또한
저에겐 금상이라는 것입니다.
(1999년도에 출간된 다크문의 작가의 근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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