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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 8권, 독자들은 잔인해!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4.06.30 01:05
조회
2,075

신승 8권, 독자들은 잔인해!

  진정 살아있는 소설이다. 꿈틀꿈틀 움직이며 쉴 틈을 주지 않던 스토리가, 어느덧 거대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 어느덧 8권이다.

  소설 신승은 그 태생의 슬픔을 안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 편에선 그의 발랄함과 재기 넘침에 탄복을 아끼지 않았지만, 다른 한 편에선 그 부모가

환타지 나라 국민이었다는 사실이 은근히 깎아내리는 시선을 갖게 하였다.

하지만 처음 만난 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근히 눈을 흘기면서도 그의 관상을 보고 큰

성공을 점쳤다.

  시간이 흐르고 신승은 어느덧 8권에 이르렀다. 아직 승승정구(-)하고 있다.

7권에서 잠시 비틀거리자 기다렸다는 듯 냉혹한 시선의 칼날을 맞았지만, 8권에서 오히려

기막힌 반전을 준비해 빠져나온다.

그래, 스토리에 명확하고도 성공적으로 살을 바르는 모습을 1권부터 보아왔다. 이만한 흐

름을 창조하는 작가는 썩어도 준치 이상이다.

반드시 다시 자리를 잡을 줄 알았다.

  쉬이 눈치 채기 어렵지만 작가는 대단한 내공을 지녔다.

주인공 정각의 행보를 유쾌히 바라보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잔인하다.

정각은 이제껏 한 순간도 편안하지 못했다. 위기를 넘겨도 또 다른 위기를 만났고 잠깐의

행복에 겨우 목을 축일 뿐이었다. 어떤 좋은 마음을 품더라도 오히려 원한을 샀고, 언제나

다른 이에겐 티끌만한 목숨이었다.

그런데 어느 누가 그를 위해 슬퍼해 주었나!

  희노애락이 쉴 새 없이 장각을 스쳐 지나갔지만 독자에겐 모두가 똑같았다. 재미, 약간의

두근거림, 그리고 웃음이다. 우리는 정각에 스며들어 그의 미꾸라지 같은 선택에 감탄을

내뱉기도 했지만, 반대로 주인공을 이지메하는 대열에 서 있기도 했다.

작가는 짓궂게도 주인공을 끊임없이 괴롭혔지만 이에 동참한 건 독자도 마찬가지였다.

  낙양야색때 정각이 피골이 상접했는데, 이 때 이를 동정한 사람이 있던가?

똥 뒤집어쓰고 온갖 추잡한 짓을 벌여야 했는데, 이 때 정각을 연모하여 머리를 쥐어뜯은 게

당신이었나?

아니다. 당신은 분명 웃었다. 어느덧 당신은 이 거대한 이지메 현장의 방관자였던 것이다.

  이 정도로 주인공을 제어할 수 있는 작가는 보기 드물다. 오히려 그런 강한 개성의 주인공

에 끌려 다니기 십상인데 오히려 한 수 위를 보이는 형편이다. 작가가 소설 속의 주인공에

게 오히려 스토리를 끌려 다닌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면 아직 당신은 펜을 잡지 않은 거다.  

  8권 마지막에 들어서 작가는 아예 정각을 내다 버린다. 한 점 틀리지 않고 정확한 비유다.

아니 오히려 모자라다. 좀더 명확히 현실적 예를 취사하자면 다음과 같다.

장소는 화장실. 변을 보는 자는 절세신마. 정각은 휴지 한단. 화장실 주인은 작가 정구.

8권말 : 절세신마는 휴지로 밑을 닦고 구겨서 버린다.

스포일러를 배제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건 대단히 적절한 비유이자 실제 상황이다.

피도 눈물도 없을 정도로 잔인한 상황이지만 아무도 정각의 그 기구한 운명에 슬퍼하지 않

는다. 그가 드디어 세상 전체와 싸워야 할 지경에 이르지만 어느 누구도 비장미를 느끼지

않는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유사 이래로 이렇게 독자에게 버림받은 주인공은 없다. 오히려 사람들은 박수치며 재롱을

떨지 않는다고 소란이다. 짐승으로서의 면모가 이번 권엔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래. 이제 좀 무서워 졌는가? 그대 가학심리가 있다.

신승엔 웃음 유발 인자가 가득하다.

용노사의 군림천하 권수가 너무도 당연하듯 신승 또한 권수만으로 판단할 소설이 아니다.

그 어떤 소설도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진 못한다. 아무리 회자되는 소설이라도 어느 누군가

에겐 욕을 먹기 마련이다.

신승은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오히려 그 재미를 느끼지 못함을 슬퍼해야 하지 않을까?

즐기기 위한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따로 없다.


Comment ' 8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6.30 01:07
    No. 1

    -_-;;;;;
    대체 하루에 몇권을 읽으시는 겁니까아아아아아아~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兒熊
    작성일
    04.06.30 01:12
    No. 2

    아~ 수능 끝나면 봐야 할 책이 마구마구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일이라도 수능을 보고 싶습니다.(공부는 했냐?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9 SinRok
    작성일
    04.06.30 04:24
    No. 3

    감상 정말 마음에 와 닿네요. 신승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역시 긴장 할 만한 부분에서 긴장을 반감하는 대신에 반감한 그것의 약 5배 정도의 재미를 더해준다는데에 있죠. 이런 식으로 들어나는 작가님의 필력에 정말 극찬을 아낄수가 없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30 08:31
    No. 4

    흐흐흐... 제가 연재한담에 있는 금강님의 상품 공지글에
    감비란의 상황을 부추기는 댓글을 달아 놨지요.
    아마 더 많은 무림동도들이 두 분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어쨋든 인위인위님 홧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구색자단
    작성일
    04.06.30 09:13
    No. 5

    무지하게 뜨끔하군요... 이제 9권은 울면서 봐야할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나우(羅雨)
    작성일
    04.06.30 10:23
    No. 6

    정말 대단하시군요,, 화이팅입니다. 여러가지 책좀 알려주세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popconlo..
    작성일
    04.06.30 13:37
    No. 7

    인위인위님 여러가지 각도로 책을 보시는군요....
    단순히 읽.기.만. 했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남들 앞에서 나 무협소설 좋아해라구 말은 항상 하면서
    위의글.... 같은 그러그러한 시각으로 본적이 없어서요.....
    한편으론 부끄럽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日月神劍
    작성일
    04.07.02 13:34
    No. 8

    신승이 어떠한 작품인지 너무 잘쓰셨네요
    저도 비슷한 생각은 했지만
    인위님같이 글은 쓰지 못했는데 말을 표현하는데 서툴러서 ㅎㅎ
    신승은 아직도 질주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님의 필력 또한 대단하고요
    반전과 반전이 이어가는 스토리 너무 많이 반전이 일어나면 실증이 나지만 신승은 적절한 반전과 이어져 가는 스토리
    빨리 9권 나오면 좋겠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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