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을 참 재밌게 읽어 왔는데, 최근 몇권은 좀 부진한듯 싶습니다.
신승 7권에서 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6권에서 정각과 같이 수련하러 들어갔던 인물들 중 여자 한명이 살해되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도대체 누가 어떤 의도로 그녀를 죽였는가죠.
상당히 비중있게 다루어지며 마치 추리 소설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던 사건이라 이게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허무하리만치 맥없이,억지스럽게 사건이 마무리되더군요.
정구님에게 전문 추리 작가와 같은 솜씨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독자들에게 이건 대단한 사건이다라고 기대를 가지게 하시고 너무한게 아닌지.
2) 7권에서 사막의 도적들에게 잡힌 아무개를 구해내는 새로운 미션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미션에 새로 추가된 인물들(몇몇은 이름조차 복잡해서 외우기도 힘든.. ^^)이 캐릭터로서 매력이 별로 없습니다.
장수할 캐릭터들이 아니고 일회용 소모품으로 급조한 캐릭터들이라는 느낌.
전반적으로 이번 미션은 아예 통째로 빼버려도 전체 스토리 진행에 그리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군더더기같은데 재미까지 없습니다.
3) 이건 저만의 불만일 수도 있습니다만, 소설 전반부에서 애써 구축한 정각의 낙양야색으로서의 면모를 살려 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혹자들은 와룡강씨나 여타 작가들의 에로에로함을 비난하지만, 사실 므흣한 씬들만큼 경제적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는게 없지요.
이제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4) 소설 분량이 너무 얄팍합니다. 뭐 신승만의 문제는 아니고 요즘 나오는 많은 판타지나 무협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지만, 큰 폰트의 글씨와 듬성듬성한 편집으로 얼마 안되는 분량의 글을 억지로 한권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좌백님의 비적유성탄이나 춘야연님의 망자의 검처럼 읽고 배부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에 읽을 책이 없길래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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