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잠수한다고 게시까지 했습니다만 문주님을 비롯한 여러 동지님들이 매니아적 흐름에 대한 우려 또는 오해를 하시는듯해서 한말씀 올리려고 잠깐 등장합니다.
제가 감히 매니아 수준이라 할수 없으니 비매니아의 매니아적 입장으로 읽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양이 조금 많지만 동지님들이 꼼꼼이 한번 읽어주시기를 감히 바랍니다.
1. 들어가며
먼저 매니아라 함은 어느정도 수준을 갖춘 편협(편향)된 사람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해 좀더 폭이 넓고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진정한 매니아란 본인의 취향을 고집하고 그에 응하지 않으면 무시하고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라 폭넓은 독서의 경계를 가지고 타인의 취향까지를 싸안을수 있는 사람으로서 작품성을 논하는 집단이라고 저는 정의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훈련된 독자라 할수 있겠지요.
오랜세월동안의 독서를 통해 순수 고전문학은 물론 수백편의 중국 번역무협을 섭렵하고 박스무협과 신무협을 관통하고 판타지소설을 비롯한 여타 장르소설도 폭넓게 섭렵한 훈련된 독자의 시각을 독서 경력이 일천한 설익은 독자와 대비하여 취향의 차이 또는 매니아적인 시각이라고 은근히 비난하듯이 보는 것은 무협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저는 솔직히 걱정이 됩니다.
2. 무협 매니아는 무엇을 바라는가 ?
첫째 무협소설의 쟝르문학으로서의 완성도를 기대한다.
당장 외면적으로 문법상의 오류, 문체의 흠결, 용어의 적절한 사용, 인칭사용의 적절성, 과거,현재,미래의 시제적용의 부드러움, 스토리의 짜임새, 등장인물의 행태의 개연성등등.....
매니아가 봤을때 실소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틀은 갖춰야 한다.
무협소설의 장르적 특성은 실험정신과 실증주의 의식 그리고 진지성이라고 볼수 있다.
실험정신은 장르로서 무협의 경계를 넓혀 줄것이며 실증주의는 리얼리티를 부여하며 진지성은 독자에게 대리만족을 부여 한다고 볼수 있겠다.
물론 진지성이란 말속에는 얼치기 말장난 또는 억지로 웃기기가 아닌 블랙코미디와 수준높은 코믹성(보표무적이 대표적)을 포함한다.
비뢰도는 실험정신이란 면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나 어느순간(7-8권정도?) 급격히 호흡이 흐트러지면서 수미일관하지 못했다.
초심을 잃고 말장난과 에피소드로 때우다 보니 그야말로 용을 그려나가다가 허리부터는 지렁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다양한 소재와 재제가 작가의 실증적 노력과 실험정신에 의해 얼마나 잘 버무려져서 진지하게 또는 코믹하게 스토리가 전개되느냐에 따라 작품인가 파지묶음인가로 가치판단이 된다고 할수 있다.
매니아는 무협쟝르로의 완성도를 기대하는 것이지 특정글이 코믹하다거나 진지하지 못하다고 해서 째려보는 것은 아니다.
무협소설은 그야말로 武와 俠의 이야기다.
정통무협,기정무협,기환무협,코믹무협,퓨전무협을 막론하고 작가는 무와 협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개념과 폭넓은 지식을 확보하고 글을 쓰야한다.
이미 본인이 거론했듯이 武란 다음 4가지의 관념이 통합된 개념으로 첫째는 武士로 무기를 들고 싸우는 사람, 둘째는 武器로 싸우는 도구인 각종병기,셋째는 武藝로 싸우는 기술, 네째는 威武로 싸우는자가 뿜는 굴하지 않는 기질이다.
俠이란 가장 큰 테두리로 본다면 '배타심과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마음을 굳건히 하여 小我를 버리고 大我를 취하는 것으로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 이라고 나름대로 정의를 내린바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선 십인십색의 정의가 나올것이다.
작가는 사람에 대한 묘사, 병기에 대한 묘사, 무술에 대한 묘사, 사람의 기질에 대한 묘사를 종합하여 버무림으로써 자신이 쓰는 무협소설의 씨앗을 심게 되고 여기에 협을 가미한다음 자신의 사상으로 윤색함으로써 전체적인 글의 윤곽을 형성해야 한다.
물론 무가 바탕에 깔리지만 소재를 취사선택함에 있어 어떤 제한도 있을수 없다.
그점에서 비뢰도를 비롯한 강호제일숙수,윤극사전기,학사검전등은 새로운 발상으로 높이 살만하다.
( 최근의 기문둔갑역시 흔치 않은 소재로 잘꾸려나가기에 본인이 동지님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기문둔갑과 부적에 대해 감상/비평란에 설명하는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물론 소설로서의 기본이 부실하다면 소재의 기이함은 오히려 역겨움을 줄수있다.
매니아의 입장에서 무와협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나 관념조차 없는 글이 눈에 찰 리가 없으며 그글이 두드려 맞지 않을수 없다.
둘째 첫째의 바램이 충족되어 무협소설을 백안시 하는 일부의 풍조를 변화시키며, 무협소설의 시장성이 커지기를 바란다.
본인 역시 몇 달전 총표두가 처음 출간되었을때 통렬히 비판했고 와룡강의 환골탈태 역시 심하게 비판했다.
기본을 갖추지 못한 글 및 최소한의 품위조차 갖추지 못한 글이 무협소설이란 껍질을 쓰고 시중에 나돌고 그러한 책들이 시장에서 득세한다면 무협소설이 대우(?)받고 시장을 넓히는 일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하며 애써 구축된 무협쟝르가 다시 붕괴될수 있다.
시장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으나 독자의 코드에 맞춘다느니 대중적으로 쓴다느니 하는 여러 분지들이 있다.
말많은 비뢰도를 대표로 보자.
비뢰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대체로 코드(취향)에 맞다 또는 재미있다이다.
코드에 맞춘 재미있다의 대표주자는 와룡강의 색스런 박스무협들로 우리는 그러한 박스구무협이 “대중성”이란 미명하에 어떻게 독자를 배신했으며 배신당한 독자로부터 외면받아 멸종된 사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비뢰도 및 그 아류작들의 가장 큰 오류는 바로 [재미있게][시류에 따른다]라는 소위 비틀리고 천박한 대중성이란 코드이다.
[재미 있다]라는 말은 게임,영화,퀴즈등의 오락이 아닌 소설에서라면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최소한의 주제의식과 구성의 탄탄함을 그 기초로 해야 한다.
여기서 비뢰도등의 재미란 심하게 말하면 출판사의 상업성과 얼치기 독자의 말장난 재미를 충족시켜주는 정도의 수준낮은 재미다.
이러한 류의 소설은 읽는 독자들은 좋은게 좋은것이란 천박한 감정이입을 계속당한 결과 본인도 모르게 사유하고 비판할줄 모르는 낮은 레벨의 독자가 된다.
그 결과,지적성장을 왕성히 해야할 세대가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을 미처 접하지 못하게 되고 정체되어 버리거나 시장을 떠날 수 있다.
셋째 성장 세대가 무협소설을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고 가치관을 정립하게되고 폭넓은 지식을 얻기를 바란다.
위의 바램에 대해 고무림의 일부 동지님들조차 무슨 개풀뜯는 소리냐고 하는 분이 있다.
삼국지,수호지,서유기...모두 무협소설의 범주에 들어간다.
무협소설속의 무와협의 비빔은 그 자체가 호연지기와 직결되며 어떤 소설보다도 강하게 작가의 가치관을 독자에게 제시 해줄수 있다.
오관참장을 하고 옛주인에게 돌아가는 관우의 모습에서 독자는 무엇을 느끼는가?
괴선의 마지막에 [하늘도 땅도 다 내꺼다.]라는 청산의 외침에서 아무런 느끼는 바가 없었다면 그 독자분은 자신의 독서수준에 대해 심각히 생각해 봐야 할것이다.
이점에서 본인은 일관되게 무협소설에 있어 작가의 강한 주제의식과 메시지 전달을 강조해 왔다.
이렇게 하여 매니아는 작가에게 묻는다.
작가 스스로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쓰는가?
작가의 사상이 글속에 녹아있는가?
작가가 구축한 설정에 대한 실증은 확보했는가?
고증이 필요한 부분은 고증이 확보됐는가 ?
등장인물에 고유속성은 부여 되어 있는가 ?
갈등이나 사건속에 선행되어야할 복선은 구성에 맞게 준비되었는가?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및 상대방의 내면세계와 가치관에 대한 묘사는 충분히 이루어졌는가?
개인과 집단, 주인공과 보조인물의 행태에 집중과 분산이 되어 있는가?
.......
3. 나가며
매니아는 무협소설이 대리만족을 주기를 원합니다.
혹자는 무협소설의 대리만족 역할을 혹평하여 폭력이니 단순재미니 현실도피니 하지만 어떤 장르의 소설이든 그 본령이 대리만족임은 누구도 부인할수 없습니다.
평일저녁과 주말 황금시간대에 티브이앞에 앉아 그저 그런 스토리의 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주부들의 화두역시 대리만족에 다름 아닙니다.
어떤 형태의 엔터테이먼트던 대리만족을 확실히 줄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작품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무협소설은 짜증나는 현실, 어떻게 할수 없는 자신의 위치, 변함없는 일상사에서 그 어떤 엔터테이먼터 못지 않은 훌륭한 대리만족을 줄수 있다고 보며 매니아는 어떤 무협소설이 대리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기본만은 갖춰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무협소설이란 존재를 지탱하는것은 매니아라고 봅니다.
작가를 능가(?)하는 매니아의 지적과 질타 그리고 격려가 수준높은 무협을 창출하고 수준높은 무협이 시장을 창출한다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고무림의 동지님들도 편협된 수준있는 독자가 아닌 진정한 매니아 또는 그 수준에 이른 분들의 감상과 비평을 통해
글을 어떻게 읽을것인가 ?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
글의 수준은 어느정도인가 ?
......등등의 배움을 얻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무협소설을 쓰겠다고 필을 든 작가라면 제발 공부 좀 하시기 바랍니다.
무와 협은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최소한 동아시아의 역사,문화,사회,경제에 대한 기본지식을 좀 익히고 사상의 기저인 불교,도교와 기타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는 좀 하고 글을 쓰기 바랍니다.
매니아를 미워하지 말아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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