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지는 조금 시간이 흘렀군요. -그래봐야 1-2주-
역시 만인동에서 기대감을 가지게 해준 작가의 작품다웠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이 작품은 '어디가 과연 재미있을까'하고 일부러 뜯어 살피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작품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느낌은 흔히 대가들의 작품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검증된 작품들이죠 사실. 그런 작들은.
자객왕... 3권까지 나왔던데 정말 재미 있게 봤습니다. 벌써 4권이 기다려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도 자객, 살수 무협에 대한 동경(?)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주인공은 다 정의롭고 잘생기고 쌈잘하던 시절-제가 봤던 당시 무협은 극히 일부지만 그래도 그 틀 안에서-... 야설록 님의 살수 무협 '야객'을 만났습니다. 지금 보면 솔직히 그 때만큼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습니다만 그 때는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그 때의 신선한 충격 때문에 아직도 그 잔재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객물에서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제 경우에는 신비감과 카리스마가 크게 차지한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신비감 - 일반인들과 다른 생활 패턴, 움직임, 훈련 과정.... 일 처리의 기발함과 전문성 등이 어우러지면 왠지 불가해한 그들의 행적을 주시하게 됩니다.
카리스마 - ㅎㅎ... 다방면에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체로 말이 적고 차가운 웃음이 어울리는 캐릭. 그는 정에 얽매여서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 ^^
대충 이 정도면 대체적인 감은 표현이 될 성 싶은데....^^
그런데 자객왕의 주인공은 그렇지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_-;;
도소우의 형인 도진우는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치밀한 계산과 순간적인 판단력..깔끔한 일처리... 등등
제가 본 자객왕 최고의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이 도진우가 마지막 청부를 시행하는 장면입니다. 준비 과정과 공중에서 마차까지 떨어질 때, 그리고 도주할 때까지 각 상황과 심리 묘사는 압권 그 자체였습니다. 도진우가 최고의 고수여서가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자객임을 보여준 한 수(?) 였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는 죽게 되지요. -_-
자 이제 문제는 주인공 도소우. 도무지 제 입에 맞질 않습니다. 자객왕에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도소우란 캐릭입니다. 주인공인데 참 마음에 안 듭니다. 차라리 차기 자객왕으로 내정이 안 된 주인공이라면 이런 말씀 안드립니다. 덩치 좋고 미련한 캐릭은 금강불괴-좌백님 작- 등에서도 나왔으니까요.
휴우...하지만 자객으로서 이런 조건 처음 봤습니다. 무악님도 앞으로 글 진행하심에 있어 꽤나 고전이 예상됩니다.
장도묘응 도진우 외에도 사실 현 최고의 자객이라는 콧수염...그 캐릭도 딱 제 스타일입니다. 그는 자객이 아니어도 충분히 강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납득(?)이 되는 캐릭입니다. 갑자기 오래 전에 본 '백일자객 -몽강호님 작-'이 생각나는군요. 모든 청부를 정정당당한 비무로 처리한다는....솔직히 맘에 안 들었던 설정이었습니다. 그러면 주인공은 천하제일의 무공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래되고 제대로 안 읽어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쨌든 저를 납득(?) 못시킨 작이었습니다. 물론 몽강호님의 다른 작품들은 아주 좋습니다. 백일강호나 풍소소혜역수한은 대단히 재미있었던 작품입니다.
자객왕..지금까진 아주 재미 있었고 작가의 필력은 다시 한 번 입증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설정과 글 전개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걱정입니다. 도진우는 이미 죽었고 이제 콧수염도 사라지면 주인공에게서 자객으로서의 매력을 발견해야 하는데 도무지 지금까지로서는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이상은 순전히 저의 편식적 성향에 근거한 감상이었으므로 '아..이 책을 볼까말까, 살까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병아리 눈꼽만큼도 고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무악님의 작품은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 드물게 찾아지는 재미난 수작입니다. 과연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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