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구무협' 대해서만 정리하는 것에 대해, 의의는 인정하지만 현재의 무협에도 신경써달라는 여청님의 권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무협은 저 말고도 많은 분이 비평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저도 구무협 정리되는대로 신무협으로 내려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그렇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굳이 '80년대 구무협'을 다 정리하고, 현재로 내려올 필요가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활동을 하고 계신분에 대한 비평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이번에는 금강님에 대해서 제 나름의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활동하는 작가에 대한 비평은 많은 논란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만큼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주장을 명확히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를 제시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왜 동의하지 않는지를 그 근거를 제시하여서 저의 안목이 더넓어지는데, 도움을 주십시오. 근거있고 설득력 있는 비판은 다 수용합니다.
그리고 저는 29살이고, 무협은 84년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봤습니다. 오래봤다는 자랑이 아니라, 저의 비평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1. 작품정리
금검경혼(金劒驚魂), 뇌정경혼(雷霆驚魂),
독비경혼(獨臂驚魂), 광세경혼(狂世驚魂), 경동천하(驚動天下)
절대지존(絶代至尊), 탕마지존(蕩魔至尊), 영웅천하(英雄天下),
풍운천하(風雲天下),
제왕천하(帝王天下), 영웅군림지(英雄君臨志),
천추군림지(千秋君臨志), 풍운대영호(風雲大英豪),
천마경혼(天魔驚魂), 풍운천추(風雲千秋),
풍운제일가(風雲第一家)
해천풍운월(海天風雲月), 영웅전기(英雄傳奇),
영웅독보행(英雄獨步行), 천추전기(千秋傳奇)
발해(渤海)의 혼(魂).
풍운고월조천하(風雲孤月照天下), 풍운만장(風雲萬丈)
위대한 후예(後裔)
천산유정(天山遺情)
대풍운연의(大風雲演義)
금강님 작가소개에서 가져왔습니다. 따로 정리할 필요없어서 정말 편합니다. ^^
이중에 천산유정은 과거에 신룡전기라는 제목으로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 금강님의 이름이 붙은 작품이 네 개가 더 있었습니다. 신위진천하, 장한백경, 잠룡전기(재간:냉하상필명), 불사전기입니다. 이중에 '신위진천하' 하나만 금강님이 조금 도와준거고 나머지는 상관없는 작품이라는 것을 금강님께 확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억이 늦게 나서 확인 못한게 있는데, 고독풍운행이라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2. 금강의 작품 특성 (이제 존칭은 생략하도록 하겟습니다)
금강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추리적 기법에 있다. 약간의 과장을 붙이자면 무협의 형식을 빌린 추리소설 같다. 중국의 무협작가인 고룡도 추리기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금강과 고룡은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스케일의 차이'이다.
금강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대개가 세력을 만들고, 이끌면서 무림을 장악하려는 세력을 저지한다.그렇기에 뛰어난 무공과 지혜, 통솔력을 지닌 천재적인 인물이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무림을 구하겠다는 순수한 영웅심과 희생정신이 투철한 인물이 된다.
전형적인 80년대의 구무협 주인공상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적은 이미 무림을 80%이상 장악한 적이기에 주인공은 강해야 한다. 초반에 주인공에게 기연과 무공 좀 몰아주는 편이다.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적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베일에 싸인 신비세력이다.
주인공은 작품 초반에 강한무공을 배우고,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으나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세력이 필요하다. 무림을 걱정하는 은거기인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정보전에 필요한 개방이 '자주' 주인공 편을 든다.
(적 중에 여자한명이 어떤 형태로든 주인공과 인연을 맺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기존의 무림세력들은 이미 신비세력의 첩자들에 의해 제대로된 힘을 못쓰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은 개방의 도움을 받아서 기존의 문파들(대개 9파)의 첩자를 제거한다.(적이 강시류를 만드는 경우 그것을 막는다.)
보통 9파를 구하기 전이나 혹은 그 이후 주인공은 크나큰 위기를 맞이한다.
적들이 주인공의 활동에 위기감을 느껴 함정을 파서 주인공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때의 적은 적의 최고우두머리는 아니고, '문상'같은 머리좋은 이인자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위기를 넘길때 주인공은 기연을 만나 무공을 업그레이드 한다. 이후 문상을 해치우고, 그 뒤를 밟아서 최후의 적을 만나 해치운다.혹은 최후의 적이 바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주인공은 위기이후 반전의 기틀을 마련해서 적을 섬멸하게 된다.
금강의 작품은 대략 이러한 설정과 구성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반드시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가지 변형들이 있다.
모든게 같은면, 제목이 다를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
그리고 실험적인 작품도 다수 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세한 내용이 아니다. 작품구성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금강의 작품은 위의 내용이 대부분 '기승전결'의 형식으로 짜여지게 된다.
주인공이 무공을 얻고, 적의 세력을 처음 접하는 기.
세력을 모으고, 적의 음모를 분쇄해가는 승
적의 반격에 위기를 맞게 되는 전
위기에서 기연을 만나고, 결정적인 반격을 가해서 승리하는 결
전형적인 주인공에, 강한 무공과 기연, 조연들의 성격도 크게 개성있거나 특색있는 인물도 없고, 이런 인물이 등장할말한 장면도 없다.
주인공은 시간이 없다. 무림의 80%이상을 장악한 신비세력을 격퇴하기 위해서는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무림을 구하기 위해 적의 음모를 분쇄하고, 적과 싸우는 장면외에 일상적인 장면이 등장하기 힘들다. 심지어는 연예도 느긋하게 못한다.
언제 개성있는 있는 인물이 등장하겠는가?
이것이 금강의 특징이다. 기승전결의 짜여진 구성속에서, 차츰 신비에 쌓여있는 적들의 음모를 분쇄하고 정체를 밝혀나간다.독자는 숨 쉴틈없이 움직이는 주인공의 활동을 따라간다. 강한 무공과 지혜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적은 그 정체가 들어나지도 않고 물리칠 수도 없다.그러다가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하고, 그 순간 적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위기를 극복한 주인공은 적암아명의 상황에서 벗어나 통쾌하게 적을 물리친다.
'기'에서는 기연의 재미, '승'에서는 주인공의 활동-세력형성, 적들의 작은 음모분쇄, 그래도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적들의 힘과 정체, '전'에서는 주인공의 위기와 드디어 드러나는 적의 모습과 기연, '결'에서는 통쾌한 승리.
잠시도 여유가 없이 꽉 짜여져 있다. 이렇게 짜여진 구성과 설정 속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인물묘사가 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필요가 없다. 이것만으로도 독자는 충분한 긴장감 속에서, 적의 음모를 분쇄해가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비슷한 설정, 비슷한 구성, 전형적인 성격을 가진 천재 주인공, 음모를 꾸미거나 혹은 무림을 걱정하는 전형적인 성격의 조연들.
이 모든 '구태의연함'속에서 금강은 기승전결의 짜여진 구성과 추리적 기법,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주인공의 활약을 통해서 신비세력 격퇴라는 재미를 독자에게 준다. 물론 이것은 작가의 성실함이 필수적 전제가 된다. 성의없이 쓰여진 것이 아닌 것이다.
'80년대 구무협'을 정의하는데 필요한 모든 요소가 들어가 있다.
그러나 재밌다.
금강만의 뛰어난 구성과 추리적 기법으로 독자적인 무협세게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전에도 말했듯이 장점은 언제나 단점과 공존한다.
장정과 단점이 공존할 때 장점이 뛰어나면 단점을 덮는다. 하지만, 장점이 살지못하게 되면 단점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금강의 기승전결의 짜여진 구성은 추리적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기승전결의 구성이 무너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일단 이 문제는 뒤에 다시 이야기하다록 하고, 일단 그 전에 '설정의 반복' 문제부터 다루도록 하겠다..
금강의 작품은 읽을때는 정말 재밌다. 하지만 읽고나면 그 이전의 작품과 유사함이 너무 많이 느껴진다.
이것은 꼬투리다.
왜냐하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읽을때만큼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것은 금강이 얼마나 뛰어난 작가인가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다시 읽어볼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재밌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설정을 조금 바꾸어 보는 실험을 했으면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설정 속에서 추리적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 보고싶다.
금강작품에 자주 나타나는 설정을 몇 가지 유형화 시켜 보겠다.
적은 베일에 쌓인 신비세력이다.
무림을 장악하려고 한다.
이미 무림의 80%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신비세력은 독, 강시, 첩자같은 음모를 이용해 무림을 장악하고자 한다.
개방은 주인공 편이다.
적의 세력에 주인공과 연분을 가지는 여자가 있다.
솔직히 이것을 다빼고 나면 어떻게 될지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
이 '설정의 반복' 부분은 빼려다 구성이야기와 쪼금 관련이 있고,
필자의 개인적 욕심 때문에 넣은 부분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앞에서 금강의 작품은 기승전결의 짜여진 구성을 통해 추리적 재미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만약 이 기승전결의 구성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왜 기승전결의 구성이 무너지는가를 일단 말하겠다. 원인은 단 하나 '장편화'이다.
지금까지 풍운고월조천하, 위대한 후예, 대풍운연의를 제외하고는 모든 작품의 분량은 3-4권이었다.
풍운고월조천하는 5권인데, 이 때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위대한 후예, 대풍운연의로 넘어오게 되면서 6권 이상이 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왜 긴장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가?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금강의 작품은 언제나 최후에 '극적인 반전'을 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3권 일때를 생각해보자. 1권의 전반은 주인공이 기연얻거나 사건에 휩쓸리기 시작한다.
1권 후반과 2권은 두 세가지 사건을 통해서 신비세력과 싸워나간다. 그래도 좀처럼 적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는다.
3권 전반에 적의 반격에 위기를 맞이하고, 이를 극복하고 후반부에 반격한다.
대풍운연의처럼10권이라고 생각해보자.(아직 완결안되었다.)
넉넉잡아 1권 도입. 2권부터 10권까지 적의 음모를 파헤치는데,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엽적인 승리는 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반격을 하지 못하고, 주인공은 끌려가고 있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뭔가 답답하다.(10권동안 기승이다. 전결은 아직 안나왔다)
뭔가 밝혀냈다 싶은데, 제대로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 이것이 두세권정도이면 괜찮지만, 9권동안이나 실체가 드러난게 거의 없다.
너무 많이 반복되는 의문에 짜증이 난다.
3권일때는 조금씩 밝혀내도 두세번 정도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다.
하지만 대풍운연의 벌써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주인공은 사건의 전모를 제대로 파악못하고 있다. 질질 끌려가는 느낌이다.
독자에게는 당근이 필요하다. 다른 장편들을 생각해보자.
영웅문씨리즈를 생각해보자. 6권의 분량에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있고, 각각의 이야기가 완결성을 가지면서, 또다른 사건의 계기가 된다.의천도룡기만 하더라도, 장취산의 이야기, 장무기의 병치료과정, 구양신공을 익히는것, 마교에서의 싸움, 6대문파고수의 구출, 섬에서의 이야기, 조민과의 사랑도피, 소림사의 영웅대회. 이런 식으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있고 내용의 완결이 있고, 또 이어짐이 있다.
장편일 경우 독자에게는 중간중간 에피소드의 완결이라는 당근이 필요하다. 계속 의문과 긴장감만 계속되면 지치게 된다. 대풍운연의는 주인공이 처음 무공을 익히는 장면도 없다. 중간에 조금있다. 어쨌든 1권부터 시작된 의문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조금씩의 진전은 있었다. 그러나 그 진전은 독자의 긴장감과 의문을 이완시키지 못하고 있다.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무언가 풀리는 통쾌함, 카타르시스를 독자에게 제공해야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비밀-제천교, 중원무왕의 죽음-에 대한 비밀은 처음부터 나와서 아직도 안풀리고 있다.
조금씩 드러나는 비밀도 뭔가 결정적인게 없다보니, 뒷 맛이 개운치가 않다.
물론 필자가 '구무협'의 구성에만 익숙해져, 장편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루함은 다른 고무림의 독자들에 의해서도 제기된바 있고, 이 원인을 필자는 위와같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게 보고 있는 분은 해당사항 없다고 할 수 있겠다. ^^
정리를 하자면, 꽉 짜여진 기승전결 구조와 추리적 기법을 통한 긴장감과 극적인 반전의 묘미는 금강작품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것은 3권정도의 분량에 알맞은 구조였다고 생각한다.
'장편화'가 되면 거기에 걸맞는 새로운 구성방식이 취해져야 한다.
그런데 '대풍운연의'는 기존의 기승전결의 구조를 유지하다보니, 긴장감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니 지루해지고 있다.
금강작품의 특성 중 한 축이 무너진 것이다.
이렇게 구성의 한축이 무너지자, 금강이 자주 사용한 설정의 단점이 크게 부각된다.
이미 무림의 80%이상을 지배하고 있는 신비세력. 이들에 대한 문제가 작품의 핵심인데, 1권부터 제시되어 10권이 될때까지 크게 진전이 없다.
처음부터 너무 과도한 긴장감을 조성시킨 것이다.
장편화에 따른 구성의 무너짐. 이것은 특히 금강작품에서는 치명적이다.
금강작품의 재미는 언제나 극적 반전이었는데, 극적 반전을 위해서 독자는 너무 오래 참아야 한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라면, 다른 에피소드를 넣어서 긴장을 이완시킬 수 있지만, 금강의 작품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숨쉴틈 없이 신비세력을 파헤쳐가는 박진감이 재미의 주요소이고,
그렇기에 주인공에게는 언제나 시간이 많지 않았다.(시한부생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극적인 반전만이 승리의 길인데, 어찌 중간에 긴장을 풀고 쉴틈이 있겠는가?
한가지 가능성이 있는 방법은 있다. 동시간에 다른 조연의 비중을 높여서 주인공과 함께 문제를 짜맞추어 나가는 재미를 주는 방법이다.이것은 주로 톰 클랜시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도 금강작품에서는 쉽지 않다. 주인공의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풍운연의는 기존의 작품보다는 조연의 비중이 높은만큼, 조연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쓸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늦었고(10권이나 나왔다. ^^), 개성있는 조연이 없기 때문에 그 재미도 크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장편화에 따른 새로운 작품구성을 짜는 것, 이것은 금강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금강에게 가장 치명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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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금강님 보시게 되면, 반말한 것 이해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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