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존어를 생략합니다.>
진원이란 작가는 뇌려타곤을 쓴 작가로 내 기억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작가의 필명과 작품 이름만을 알고 있을 뿐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뇌려타곤이 재밌다고 하는 소문은 귀에 익히 들었다.
솔직히 뇌려타곤을 손에 들고 빌릴까 말까 몇 십번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매번 포기한 이유는 다른 소소한 부분을 떠나서 너무 가벼울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그 것이 뇌려타곤을 읽지 못한 이유이다.
잡담을 끊고,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무협에 흡혈귀라는 소재를 넣음으로서 일단 흥미유발은 성공한 셈이다. 그 기대를 작품을 읽는 내내 유지시켜야 진정으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단심만리는 무척이나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다.
뒷 표지 문구엔 당당히 '이번엔 흡혈귀다!'라고 적혀있다. 이런 문구를 집어 넣은 걸로 보면 당연히 흡혈귀가 주 스토리여야 마땅하다. 초반에 사막에서 상인들이 흡혈귀들을 이동할 때는 이 흡혈귀들이 중원으로 들어와서 뭔가 일을 벌리겠구나 생각했다.
도적단들이 흡혈귀들을 운반 중인 상인들을 살육하고 관 속에 잠들어 있던 흡혈귀들은 깨어 난다. 그리고 도적단들의 목을 물어 뜯어 피를 흡수한다. 그 들은 낮에 모래에 구멍을 파고 휴식을 취하며 밤에 부지런히 이동하여 중원에 입성한다. 그로부터 흡혈귀들의 무참한 살육여정은 펼쳐졌다. 이 때까지가 내가 보기엔 가장 좋았다.
이 다음의 시점은 도천과 검천, 그리고 무천과 주인공일 것으로 추정되는(?) 장삼평의 이야기. 군림맹과 정천맹의 전투.
흡혈귀의 종적은 어느샌가 사라졌고, 진지명과 방예가 북해의 빙하신전으로 가는 이야기들로만 전개되었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가 흡혈귀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흡혈귀가 없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직 2권을 보진 못해서 다소 편파적인 감정이 배제되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단심만리가 결코 못 쓰진 않았다는 것이다. 재미? 물론 충분했다. 다만, 이야기 전개를 좀 더 흡혈귀에 중점을 두고 전개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실망감과 앞으로의 기대감이 든다.
-2003. 3. 2. 日 / 검선지애 拜上.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