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중 유명했던 징크스 중 하나는 아마도 골대를 맞추는 팅은 그 경기에 패한다는 징크스일 것이다. 이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 준 팀은 프랑스였다. 1998년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조별 리그 세 경기에서 무려 5번이나 골대를 맞힌 끝에 16강에 들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한국과 싸운 포르투갈과 스페인 역시 골대 징크스에 울었다. 한국과 스페인의 8강 경기를 보던 우리나라 관중들은 스페인 선수가 한국의 골대를 맞추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동시에 경기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도 하였다.
심리학자, 특히 학습심리학자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의식은 미신 행동의 한 예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에 그에 따르는 일정한 보상이 주어지면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보상이 주어지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강화라고 하는데, 쉽게 예를 들면 우리가 어느날 동네 어른께 처음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했는데, 그 분이 칭찬을 하시면서 용돈을 주신다면 우리는 앞으로 동네 어른들을 보면 꼭꼭 인사를 하는 습관을 갖게 될것이다.
이런 강화를 위한 기본적인 네 가지 강화계획이 있는데 이중 두가지는 빈도 수에 따라 강화시키는 비율계획이고 다른 두 가지는 시간간격에 따라 강화시키는 간격계획이다. 징크스는 이 강화 계획중에 가변비율계획(비율이 변하도록 강화물(보상)을 주는 계획)과 관련이 있다. 어떤 행동(반응)에 따라서 일정한 강화물(보상)이 주어진다고 하자. 가변비율계획에서는 강화물을 1회 반응 후에 받을 수도 있고, 10회 반응 후에 받을 수도 있으며, 그 반응의 수가 불규칙하게된다. 즉, 일정한 행동을 하는 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랜덤하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도박을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징크스 역시 같은 맥락에서 특별한 생각이나 어떤 대상, 혹은 행동이 어떤 사건을 일으킨다는 잘못된 신념으로 행동 및 그로 인한 강화 간에 우연한 연합에 기초된 학습의 결과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강화물(보상)이 뒤따라 제공되는 행동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때때로 강화에 앞서 발생한 행동이 인과관계 없이 시간적으로 정확히 일치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서 행동과 강화에 대한 연합(A라는 행동에는 B라는 결과가 따른다.)이 형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선수가 방망이로 땅바닥을 한 줄로 세 번 두드린 후 안타를 쳤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안타는 그라운드를 두드린 것과 우연하게도 정확히 시간적으로 부합하므로 타자는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선수에게 있어서 이러한 엽합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 선수는 이후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그라운드를 세 번 두드릴 것이다. 그리고 이 행동은 간헐적으로(위의 가변비율계획에 따라) 강화받게 되고, 땅바닥을 두드리는 행위는 지속될 것이다. 이 선수가 2할 5푼의 타율을 유지하는 선수라면 적어도 네번에 한번은 안타를 치기 때문이다.
내용출처 : [기타] 현대 심리학 이해, 학지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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