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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일격! 한수의 묘미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05.04.06 03:33
조회
311

격투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언제 들어도 흥분되는 단어가 하나있다.

일격!

더도 덜도 말고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는 말로 입식타격에서는 일격, 약간 경우는 틀릴지 몰라도 그라운드 쪽에서는 한수라는 표현이 아닌가싶다.

객관적으로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상대, 더불어 일방적 또는 상당히 밀리는 경기내용, 팬들도, 지켜보는 모든 이들도 어렵다고 보는 가운데서 단 한번의 타격이나 기술로 뒤집어버리는 경기.

다소 황당할 수도 있고, 운이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찰나의 순간에 승부가 나는 격투의 세계에서, 바로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묘미의 한판이 아닐까싶다.

지난달 12월초에 있었던 'K-1 GP 2004 파이널'에서 태국의 무에타이전사 카오클라이가 괴력의 사나이 마이티모를 상대로 보여준 플라잉 하이킥!

한방으로 승부가 결정나버린 이 경기는 많은 이들이 가장 화끈했던 경기로 기억할만큼 팬들의 뇌리 속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었다.

물론 실전이라는 명제와 엄청난 충격 속에서도 정신력하나로 버티어나가며 마구 손발을 휘둘러대는 이른바 막싸움(?)을 선호하는 팬들도 분명히 많이 있다.

내용 면에서의 샤프함이나 정돈감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분명 그런 경기 역시 독특한 매력을 수반하고 있고 단순한 재미로 따진다면 어떤 것이 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좀처럼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일격(한수)의 경기에는 재미를 떠난 특별한 무엇인가가 또 있다.

전율…

흥미진진하던 경기를 순간적으로 증폭시키는, 지루하던 경기가 급반전하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재미있게 평가되어버리는, 그리고 다른 어떤 경기보다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선사한다.

격투기를 통해서 대리만족이나 공감을 느끼는 팬들 입장에서 이보다 더 멋진 전율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는 역시 먹을 것이 많았다는(?) 얘기를 만들어낸 '프라이드FC 남제(男祭) 2004'

가장 기대가 컷던 효도르와 노게이라의 경기는 '러시아 얼음주먹'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나고 말았지만 무패행진을 달리던 '도끼살인마' 반더레이 실바가 '사모아괴인' 마크 헌트에게 프라이드 데뷔 첫 패배를 당했고, 미르코 크로캅은 벼르고 별렀던 케빈 랜들맨과의 리벤지 매치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 중에서 필자의 눈을 확 뜨이게 하는 선수가 있었다.

앞서 언급한 이른바 빅카드수준의 경기도 아니었고 잘 알고있던 선수도 아니었다.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 써보았던 남제 예상평에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이름정도만 어렴풋이 들었던 정도였으니 솔직히 모른다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그의 이름은 초난료(29·Ryo Chonan)!

175 Cm의 신장에 80 Kg의 이 일본인 파이터는 Pancrase부터 DEEP 그리고 PRIDE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해온 파이팅 넘치는 종합격투가이다.

타격감각, 그라운드 기술 모두 평균이상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나 특별히 어느 한쪽에서 최고의 수준에 오르지 못한 관계로 다소 어정쩡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10전이 넘어가는 대전경력동안 3분의 2정도의 승률을 올렸던 부분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상대에게 승수나 올려주는 인물은 아니다라는 것을 알 수 있고 패한 경기 모두에서(확인되는 4년 간의 경기기록을 살펴 봤을때) 판정까지는 버티어 냈다는 것만 보아도 근성하나는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정도 성적을 가진 일본선수들은 얼마든지 있고 더욱이 그에 맞서는 상대가 너무 버거웠기에 접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초난료와 'PRIDE 남제 2004'에서 승부를 겨뤘던 앤더슨 실바(30·Anderson Silva).

180 Cm, 84 Kg의 이 브라질 파이터는 무에타이와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특기로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긴 팔과 긴 다리를 이용한 타격기에 무척 능해 곧잘 KO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미들급의 최강자 반더레이 실바까지 인정할 정도로 타격능력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검증 받은 상태.

SHOOTO와 MECA 대회를 기반으로 4연승을 거두며 PRIDE에 진출한 앤더슨 실바는 2002년 6월 일본 'PRIDE 21'에 출전하여 미국의 알렉스 스테브링와 대결, 1라운드 1분 23초만에 TKO승을 했다.

또한 2002년 9월 'PRIDE 25'에 출전하여 Pride에서 잔뼈가 굵은 알렉산더 오츠카를 상대로 경기 내내 압도하는 경기운영으로 심판 전원 판정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Pride 26'에서는 다카시 다이즈의 트라이앵글 쵸크에 걸려 지기도 했지만 2003년 브라질에서 열린 CF-1대회에서 브라질 발리투도계의 강자 Waldir dos Anjos를 TKO승으로 눕히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 제레미혼, 리 머레이 등을 격파, 승승장구 중에 있었다.

약자를(또는 같은 동양인을) 응원하는 심리에서 초난료에게 성원을 보내는 팬들이 상당히 많았던 듯 보였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의 차이는 이변을 쉽게 기대하기 어렵게 할정도로 커보였다.

공이 울리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런 예상은 당연한 것처럼 되어갔다.

비록 초난료가 파이팅이 넘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2라운드까지의 경기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앤더슨 실바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그리고 운명의 3라운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던 초난료가 느닷없이 몸을 낮추며 스탠딩 상태의 실바의 하체를 자신의 다리로 감싸안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이어진 힐훅(발목꺾기)에 실바는 기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더도 덜도 없이 딱 한수였다.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있으면서도 순간의 집중력에서 종종 지적을 받아온 실바로서는 일방적인 게임을 펼쳤으면서도 방심에 따른 통한의 패배를 안을 수밖에 없었고, 한번의 기회를 승부로 결정지어버린 초난료는 너무나도 멋진 기술로 말미암아 이번 승리는 물론 전 세계 프라이드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크게 알리는 홍보효과까지 얻게되었다.

한수로 뒤집을 수 있는 격투기경기, 그래서 격투기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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