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수비의 오버래핑 이후 백업이 '매우' 늦었습니다. 사실 uae의 역습은 별로 빠른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3백의 백업은 매우 늦었습니다. 첫 실점 장면을 보면 오버래핑 이후 김동진, 김상식, 최진철 이 세 수비수는 2선차단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다가 복귀가 늦었습니다. 마지막에 오히려 최종수비에 가담한 것은 윙포워드인 이천수였습니다. 이는 우선 수비수 뿐 아니라 조원희.장학영의 백업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영표.송종국이 그리운 부분이었구요, 김태영같은 발빠르고 저돌적인 수비수가 한명쯤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현재 수비로는 조직력이 보완되지 않는 이상 토고나 스위스는 몰라도 프랑스, 특히 앙리의 스피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둘째로는 2선의 차단이었습니다. 중앙미들에 김두현.이호 둘을 놨는데, 김두현이 공격형 미드필더, 이호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았죠. 그런데 김두현은 전후좌우로 활발히 움직였지만, 이호는 너무 직선적인 공격에만 치중했습니다. 수비형미들은 1차과제가 2선에서의 차단과 그 후 볼배급인데, 공격에만 치중하니 중앙 공간이 비었고, 수비시에도 거친 태클로 쓸떼없는 파울을 범했습니다. 김남일 선수의 공백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문제는 공격보다는 수비입니다. 골결정력도 세계적으로 따지면 그리 나쁜편은 아니죠. 그러나 오늘 무득점은 스스로 자초했습니다. 특히 중앙미들, 이호의 실책이 컸습니다. 수비형미들은 갈수록 중요성이 더해집니다. 상대공격의 1차저지는 물론이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이호가 해야 하지만, 이호가 제 위치를 자주 벗어나 미들-수비 간격이 벌어졌고, 이는 부정확한 롱패스에 의존한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세밀한 패스보다는 우선 치고 달린 후 크로스 라는 단순한 공식은 uae 수비들이 한결 편하게 수비하게 해 주었습니다.
박주영과 이동국이 전반중반과 후반초반, 각각 한 차례씩 만들어 낸 찬스는 이 단조로운 패턴에서 측면-중앙 볼배급 이후 2대1패스가 만들어낸 찬스였습니다.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런 상황이 자주 나왔어야 했습니다. 후반들어 미드필더와 수비의 간격은 많이 좁혔지만, 이번엔 측면이 문제였습니다. 전반에 날카로웠던 조원희의 돌파가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경호는 너무 돌파에만 의존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후반중반 잠시 4-3-3형태로 전환이 됐는데,-조원희가 내려오고 정경호가 레프트윙으로 올라가고, 좌 백지훈, 우 김두현, 중앙 이호-이때는 오히려 측면으로 공격이 너무 벌어져 중앙의 공격수들이 고립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스웨덴전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전에서 2대1패스와 오버래핑시 서로 공간을 교차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시킨 것 과는 매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역시 이을용의 볼배급과 박지성의 상대를 교란시키는 활동량과 돌파력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뭐, 아직 전지훈련은 시작이고 월드컵까지는 조금 남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좋은 모습과 함께 한단계 성장해서 월드컵에서 다시한번 4강신화를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p.s:그래도 여러 포지션에 각각 선수들을 실험해 본 시도는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본프레레처럼 똥고집은 아니라는 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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