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각해봅시다.
보통의 환경 보호 단체 등등은 인간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합니다. (물론 환경단체의 역할은 매우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연에 속해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행하는 일은 모두 자연이 한 일이 아닐까요? 자연이 자연을 파괴한다? = 자연자살론?!
인간이 행하는 일이 자연의 이치에 위배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인간 또한 자연에 속해 있기 때문에 나무를 베고 길을 닦고 빌딩을 세우는 것 또한 자연 현상이라고 볼 수 있죠. 환경 보호 단체가 자연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것 또한 결국 자연 현상.
창조론을 기초로 이야기를 하자면,
간혹 '신'이나 그 비슷한 존재들이 인간들의 생태를 보고 자연을 너무 많이 파괴해서─신의 의지에 따르지 않아서 벌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신이 만들었습니다. 인간이 신의 의지에 따르지 않았다고 인간을 벌한다는 건 도기장인이 도자기를 만들어놓고 마음에 안 든다고 깨뜨려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 창조자가 피조물에게 벌 주는 걸 즐기는 S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까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다.'라는 말은 사실상 '인간이 자연보다 우위에 있으며 자연과는 전혀 별개의 존재'라는 것과 같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요? 자연 속에서, 자연에 의해서, 자연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생겨난 거고 존재할 수 있으며 문명*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왜 인간이 자연에 속해 있지 않다고 생각할까요?
* : 산 속의 늑대 가족도 문명이죠. 개미도 문명을 가졌고 날파리도 문명을 가졌습니다. 이것은 수준을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저는 인과율을 제 논리의 중심으로 삼습니다. 어느 날 마법사 한 명이 갑자기 숲 속에 메테오를 떨어뜨린다 해도 그것은 정신 나간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말로 부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이런 논리는 어떻게 생각 되나요?
추신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깨닫게 된 건데, 여기서 파생되는 논쟁은 '자연'이라는 단어의 의미 이해의 차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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