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사람 중에 가장 미인인 그녀는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갔다. 그녀는 으슥한 뒷골목을 향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웠으니까. 그리고 그녀 앞에 마주섰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하긴 나라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 추운 겨울에 노스페이스 바바리코트 한 장밖에 걸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내가 추워보이는지 걱정되는 눈길을 던졌다.
"저기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아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당신은 어떻게 그런 패션 센스를 가질 수 있는 거죠? 그 극적인 섬세함으로 추위는 막으면서도 절정의 섹시함은 그대로 드러나는 당신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가요!!!”
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슬슬 노스페이스 바바리코트의 지퍼를 열었다. 한 단, 한 단 내려갈 때마다 그녀의 목울대가 꿀꺽거린다. 조금씩 가슴이 열리면서 추위가 몸을 얼린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잊은 게 있음이 떠올랐다. 그래 깜빡하고 집에다 놓고 온 게 있었다. 19금 수위 때문에 지퍼를 멈춘 게 아니다. 나는 흩날리는 상의를 추스르고 물었다.
"제 집에 오실래요?
"네?!"
그녀는 깜짝 놀란 듯했지만 이내 물었다.
"왜 이런 밤중에 집으로 초대하시나요?"
“집에는 더 크고 아름다운 게 있거든요.”
“?!”
어머니의 발걸음소리가 들린다. ‘제기랄! 공략완료인데!’ 나는 황급히 바바리맨의 애환과 일상이 담긴 게임을 끈다. 그리고 모니터가 꺼지는 시간에 맞춰 방문은 열렸다.
‘설마 들...켰나.’
어머니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컴퓨터로 다가오시더니 로그를 조사하기 시작하셨다. 그렇다! 어머니는 컴퓨터 전문가였던 것이다! 어머니가 나를 노려본다.
"아들아.. 언제까지 모니터 안 계집만 보고 살거니...."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묵묵하게 듣다가 핸드폰을 들고 이야기한다.
"다이브dive 종료."
세상이 정전이 되며, 어머니의 몸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렇다. 어머니 역시 모니터에서 튀어나온 존재였던 것이다. 나에게 다정한 말을 해줄 어머니 따위 존재한 적이 없었다. 모두 다 허상일 뿐.
지구는 황폐해졌다. 인류의 온기는 사라지고, 구현화 된 프로그램만이 남아 그 온기를 대신한다. 예전 향수를 기억하면서, 나는 캡슐의 문을 닫는다. 결국 세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나는 담배를 꼬나물고 밖으로 나간다.
황혼이 진다.
일단 뒷부분은 저장을 안하고 나가서,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이 이후에는 어차피 채팅방 자기소개 타임이라서 어떻게 수정할수도 없었어요. ㅋㅋㅋ 어색한 연결 부분에 편집이 들어갔습니다.
수고해주신......올필군, 셸님, 제너님, 도봉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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