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골 때리는 상황하고는 전혀 상관없지만, 그냥 떠올랐어요.
소위 뻘글이라 부르는 그런 글.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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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개를 잠깐하지. 내 이름은 문호정(文湖情). 딱히, 이름에 뜻은 없어. 여기는 문향(文鄕)이라는 소설 속 세계지. 글의 이상향. 뭐, 그런 거지.
왜 내가 이렇게 주절주절 떠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그야 당연히 소설을 진행시키기 위해서지.
그럼 내가 주인공이냐고?
....아니야. 젠장. 쳇, 주인공은 강담(江談)이라는 녀석이야.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자칭 풍운아로 미남에 기재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 나는 그 녀석을 따라다니면서 도와주고, 뒤처리를 하는 역할을 맡았어.
작가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그런 녀석이 주인공이라니.
이런, 소설이 시작됐나보군.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졌어. 밤이 됐군. 얼씨구 먹구름이 잔뜩 껴서 달도 가렸네.
이게 문제야. 잔뜩 분위기를 잡으려고 배경을 야밤으로 설정하는 이 진부한 설정. 거기에 달까지 가려주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겠지. 쳇. 이 작가의 상상력이란 빈곤하기 이를 데 없다니까.
투덜투덜거리면서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거처 밖을 까닭없이 서성이고 있자니,
"으악!"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들려오는 쇠가 부딪치는 소리.
"습격인가...."
나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사실 조금 낯간지러운 대사였다. 비명과 병장기 소리가 들렸는데도 긴장과 급박함은 커녕, 멍청히 서서 분위기 잡는 대사라니.
하지만 이게 내가 맡은 역할이었다.
나는 오글거리는 손가락을 편 다음, 다시 소설 속 이야기에 집중했다.
"습격인가....!"
나는 재빨리 병장기를 챙겨들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달리면서 주변을 보자니, 이미 시체가 된 무사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젠장!"
나는 더욱 더 속도를 높혔다.
나는 달리면서 생각했다.
오늘은 이 장원이 멸문지화하는 편인가, 아니면 버티다가 천우신조의 기회로 반격 끝에 장원을 지키는 편인가.
....그건 가보면 알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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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그냥 밤중에 뻘글이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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