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국무협을 많이 봤지만 한국무협과 크게 다른게 있다면
황실에 대한 묘사입니다.
어느쪽이든 황실을 다룬다는건 나름 의미가 있는데
중국무협에선 주로 격변하는 시기에 영웅들이 뜻을 모아
외적에 대항하는 내용이거나 나아가 건국과 관련된 내용도
많다보니 황실은 그리 대단한 존재쯤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한국무협에서는 황실에 대해 조금 더한 과장을 붙입니다.
황실의 법도가 전국에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죠.
물론 영화같은걸 보면 동창의 고수가 아주 강력하게 묘사되기도 하지만
일부 고수가 그러할 뿐 강호의 수많은 기인들에 비해 더 낫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세력에 대해서도 황실 세력 때문에 강호 문파들이 기죽을 일은 별로 없죠.
물론 앞서와 마찬가지로 뚜렷하게 소속이 학실한 경우
어느정도 제약이 없을 순 없지만
그렇다고 황실을 그리 두렵게 생각지도 않는걸 여러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정사간의 인물들의 경우 황실과 가까운 이들을 오히려 경멸하기도 하며
황실 고수의 위협은 아랑곳 하지 않지요.
황실 고수가 강할지라도 마찬가집니다.
한국무협에선 황실 고수를 내세우기 보다는 황실의 권위를 내세우는쪽으로 묘사합니다.
이를테면 황실의 권위를 대적할 수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런 거죠. 패왕문이 아무리 대단한다 한들 황실에 거슬려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라고요. 그러나 불과 도가 문파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국무협에선
오히려 황실과 대적하는 문파들이 허다하게 나옵니다.
별로 개의치 않는 것이죠.
그러니까 황실이 마음만 먹으면 무림문파들은 쓸어 버릴 수 있다가 아니라
중국무협에선 황실 고수 일부를 제외하고는 무림에 대해 무지하며
황실고수 역시 권위를 내세우긴 하지만
강호인들에게 먹히질 않습니다.
특히 앞서 말한 정사양도 간의 인물들, 사파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수도와 거리가 있는 지방의 대문파들도 그러합니다.
정파라고 해서 다 황실과 교분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이런 의미에서 소림과 무당이 중국무협에서 그려질 때는
소림속가가 군부 진출이 많은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점은 한국작품에서도 다수 보이긴 합니다.
황실이 무림에서 어떤일을 도모해야할 일이 있을 경우
사파의 고수를 재물로 포섭해 일을 꾸미거나 하는데
의인 혹은 호걸, 대협으로 일컬을 만한 일부만이 황실과의 친분을 인정 받을 뿐
대개는 황실과 가까이 하는 무인을 그리 달가워 하진 않는 모습입니다.
왕부에 대해 나오지 않는점도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중국무협에선
황실과 왕부, 그리고 각 지방의 패자들이
단순히 무림세력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지역의 토호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황실이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한국무협은 역사에서
신권과 왕권의 대립과 같은 부분을 생략한채
황실을 주로 절대권력체제 즉, 중앙집권적 체제로 묘사하는것이죠.
또한 흥미로운 점은
녹림의 호걸들에 대한 생각의 차이인데,
녹림 자체를 미화 하는게 아니라
대가들의 작품은 다수가 역사적 사실과 결부되어 있는데
역사의식을 다루려 하다 보니
일반 도적떼에 민중봉기적 성격이 가미해는 경우
커다란 세력이 되고, 그 중에 구국적 행동을 하려 할 경우
뜻이 맞는 영웅들도 함께 하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무협과 중국무협이 다루는
결정적 차이 중
녹림호걸, 황실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조금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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