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는 자체의 가치보다 일종의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금화같이 본연의 가치가 높은 것도 있죠. 그렇기에 화폐가 활발히 이용되어지려면 몇 가지 전제가 있지 싶습니다.
첫째로 화폐를 발행하는 국가의 신용도가 튼튼해야하고, 둘째로 화폐가 유통이 될 정도로 물물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타지 소설의 세상에선 보통 금화, 은화, 동화가 많이 쓰입니다. 가치는 금-은-동 수준이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엔 생각보다 그 쪽의 시장경제가 난리도 아닐 것 같아서요.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그곳은 산적도 많고(치안이 약하고), 도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으며, 몬스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유통 난이도가 무지하게 올라가겠지요. 단순히 짐마차를 끌고 다니는 소규모 파티는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생산자체도 문제가 많을 겁니다. 농장 근처엔 늘 위험요소가 따를 것이고, 인력도 부족해(많이 죽으니까) 생산성이 바닥일 겁니다. 철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할 겁니다. 철을 캐는 광산 근처에 위험한 것들이 많을 테니까요.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으려면 인력이 주둔해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생산단가가 올라가게 됨은 물론이고, 일종의 국책사업이라 권력이 껴들 여지가 커 일종의 지대가 발생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과거 소금의 가격이 무척이나 비쌌던 것 처럼요.
국가간에 대규모로 무역을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상업이 발전될 수가 없는 상황이고 현물의 가치가 무척이나 높을 것이라 화폐가 많이 안 쓰일 것 같아요. 심지어 옆 영지의 특산품은 매우 비쌀 것 같고요.
젊은 사람들은 모를 수 있는데 저 어렸을 땐 바나나를 낱개로 팔았습니다. 그것도 가격이 무척 비쌌지요. 지금은 수입되는 물량이 많아 송이로 사도 비싸지 않지만요. 딱 그짝나지 싶어요.
물론 주인공이 쌀푸대를 지고 다니다가 칼이랑 바꿔 먹는 그런 장면을 독자들은 원하지 않겠죠. 설정에 따라도 다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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