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댓글달고 바로 자버렸는데, 다른분들중 궁금해 하시는분이 계셔서 따로 글을 써봅니다.
남편과 마누라가 예비시어머니를 뵈러 시댁에 방문합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울려퍼지는 피아노 소리, 무아지경으로 연주중이신 시어머니. 연주가 끝나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예비며느리가 박수를 칩니다. 시어머니가 시구를 인용하며 예술을 찬양하죠. 보는 제가 거북할 정도의 공주병이었습니다.
심기 불편해진 며느리. 겉으로는 웃고 맙니다.
장소를 바꿔, 며느리가 남편에게 슬그머니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학창시절에도 공주병걸린애들이 제일 싫어서 상종도 안했는데, 어머니가 약간 공주병같으시다고 자기랑 안맞을 것 같다고 이야기 꺼냅니다.
남편은 걱정말라며, 여동생(시누이)이 어머니랑 같이 살고 있으니, 우리랑 살일은 결코 없을 꺼라며 안심시킵니다.
결혼후 시누이네에서 시어머니와 다과를 겸한 간단한 술자ㄹㅣ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졸리다고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갑자기 시누이를 부릅니다.
뭐지?싶던 며느리가 방문을 슬쩍 열어보게되고...시누이가 파자마에 수면모자(...)까지 쓴 시어머니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며 아기에게 하듯 다독이고 있는 장면. 경악하는 며느리.
나중에 술자리를 파하고, 집에 와서 며느리가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참 애기같고 순수하신분같다고, 자기라면 시누이처럼 할 자신없다고 은근히 이야기합니다. 남편은 역시나 여동생이 어머니랑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킵니다.
그런데 청천벽력. 시누이네 남편이 해외로 발령나버립니다. 며느리는 그래도 설마 자기네집에 오시진 않겠지. 노심초사하며 "요즘 혼자사시는 분도 많은데...."하며 뻘소리 늘어놓으며, 시어머니가 시누이네에서 혼자 사시길 은근종용하지만...씨알도 안먹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네로 토스됩니다.
이런저런 사소한 갈등이 있는 와중, 며느리는 자신의 전공 미술실력을 살려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단지에 미술학원을 개업하고 친구와 같이 일하게 됩니다.
초기에 원생이 없어 걱정이던것도 잠시, 금방 원생이 늘어 안정권에 들어섭니다.
그런데 이 시어머님. 마침 시누이네가 해외가버리고 며느리네로 오게 됩니다. 그리고 짐가방을 들고 오더니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버리죠. 며느리가 놀라서, 어머니 그방은 저희...
말하기 무섭게 시어머니가 "그럼 내가 문간방 쓰랴?"하고 한방에 정리해버립니다 ㄷ ㄷ
그렇게 짐을 풀고, 거실을 둘러보더니 "애미야 넌 미술을 전공했다더니 안목이 이게 뭐야?"하며 거실에 걸린 그림액자(며느리가 그린것도 있는듯)에 태클을 겁니다.
그리고 다음날...며느리는 거실에 나오다 경악을 합니다. 거실엔 시어머니의 젊었을적 사진(일부 수용복사진이 있었던것 같기도...그외 혼자 멋부리고 찍은 사진)들이 거실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사진에 취한듯, 시어머니는 자기 젊었을 적에는 며느리보다 인물이 나았다고, 너도 보라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이쁜 자신이 이상한 남자랑 결혼했다고 신세한탄 모드. 며느리는 어이없어서 할말을 잃어버린 상태.
시간이 조금 흐르고, 시어머니는 온갖 치장을 하며 아파트단지를 산책다닙니다(요부분은 제가 너무 오글거려 채널을 돌렸기에 추측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모습에 그 아파트단지의 두 노인네가 한눈에 반해서 쫓아다니기 시작하고...그 두노인네를 은근 좋아하던 아파트단지 할머니들은 질투심에 시어머니와 3:1배틀을 벌이기에 이르고...
그것을 목격한 며느리의 친구(같이 학원운영)가 며느리에게 알리고...놀란 며느리 그 현장에 와서 말리기 시작합니다.
그때가 수업도중이었기에 아이들도 우르르 따라옴.
겨우 말려놨더니, 아이들중 일부가 "할머니!" 하고 외치며 싸우던 할머니에게 안김. 그제서야 주변을 쳐다본 할머니들의 시선은 손주들과 학원선생(며느리)에게 가고...아니 그럼 저 망할 여편네가 선생어머니??? 라는 분위기가 연출.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한 시어머니는 "소크라테스가 그랬어. 알라! 니 꼬라지!" 라며 끝까지 비아냥댑니다.
며느리의 표정은 검게 죽어가죠 ㄷ ㄷ
그날밤 남편에게 하소연합니다. 동네챙피하다고. 거기다가 원생들할머니랑 싸워서 원생들이 그만두게 생겼다고. 딱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남편은 아내 달래기시전.
그러다가 상황발생합니다. 그 시어머니를 쫓아더니던 두 노인네가 동시에 시어머니에게 구혼하죠.
스마트하게 생긴 노인네가 꽃바구니를 내밀며 구혼하자, 시어머니 감동받고... 그에 질세라 돈많아보이는 노인네는 서류봉투를 하나 내밉니다. 자기 마음이라며..
시어머니가 서류를 꺼내보니, 그 노인네 이름앞으로 된 건물이 똭!!
어머머머!!하던 시어머니, 받았던 꽃바구니 갑자기 밀쳐내며 받을수없다고....서류를 집어들고는 흐뭇해합니다.
결국 그리하여 연애를 하다가 결혼하기로 이야기가 되고.
자식들과 상의합니다. 며느리가 어머님연세에 식을 올리기에는 남사스럽다고, 식당에서 조용히 잔치를 하면 안되겠냐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고.
시어머니 절대 그럴수 없다고 못을 박습니다.
결국 며느리가 남편과 둘이 방에서 결혼식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남편은 어머니가 결혼식 올리면 당연히 어머니가 그 노인네 집으로 갈것 아니겠냐. 그럼 우리둘이서 편하게 사는거야. 하면서 미끼를 던집니다. 그러자 며느리 솔깃.
다음날부터 혼수에서 식장예약에 드레스피팅까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강행군니 시작됩니다. 드레스를 고를때, 자기 몸매를 고려하지 않고 드레스를 껴입다가 결국 다 터뜨려버리고...매니저는 "그러게 몸에 안맞는다고 말씀드렸는데 ㅠ"하면서 울상....드레스룸을 나오면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역정을 냅니다. 니가 사과를 하니까 괜한걸 물어주게 생겄다고...하지만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혼수를 장만하는데, 며느리는 간소하게 해서 가길 바랬지만, 시어머니는 자기가 처녀인양 모든혼수를 최고급으로 주문합니다. 며느리는 마이너스통장(학원설립할때 만든것.)을 보며 한숨짓습니다. 꽤나 갚아나가던것을 시어머니덕에 대출한도액까지 와버렸다며, 이렇게까지해서 시어머니를 내보내야 할까 자조합니다. 그모습을 보던 친구는, 이런날엔 쇼핑을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야한다며 백화점에 갑니다.
그리곤 아주 낯익은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오마이갓! 미국갔다던 시누이부부.
결국 시누이가 자기도 어머니때문에 힘들었다며, 이해좀 해달라고 너스레를 떱니다. 오죽했으면 오빠가 그 연극까지 해가며 자기가 미국간거처럼 했겠냐며....
그 모든것을 꾸민 원흉이 남편이라는 말에 멘붕...
그래도 어머니가 재혼하면 모든게 끝날꺼라며 위안합니다.
결혼식 당일. 아무리 기다려도 신랑은 등장하지 않고...
결국 다음 스케쥴이 있으니 신부대기실을 비워달라는 통보까지 받으면서도 연락을 시도해보지만 부재중..
뒤늦게 뛰어온 꽃바구니 구혼 노인에게서 부자노인네의 부음을 듣게됩니다. 전날 심장마비 ㄷ ㄷ
결국 쌍피박을 쓴 며느리.
전 요까지 보고 잔거 같군요.
대충 여기서 어머니가 "아이고 못살아!!"하며 울고불고 난리치며 집에서 자리보전하는거 까지는 본거 같은데, 술마시면서 본거라 기억이 애매하네요.
뭐 대충 이쯤에서 며느리의 "나 이렇게는 못살아! 이혼해!" 라는 멘트가 나올차례이긴합니다....
진짜 시어머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글거림을 안겨주더니(실화일테니, 실제 주인공에게는 명치를 빡 날려주고픈 충동과 너무 연기를 잘해준 재현배우에게 소름이 동시 찾아왔습니다)....가면 갈수록 남편 ㅅㅋ 이놈 뭐하는 놈이냐...로
하는거보니 마마보이끼가 약간 있더군요. 어머니가 하고자 하는일에 반대를 못함...
이런류가 결혼해서, 고부갈등생기면 무조건 이혼수순으로 가는거 같더군요.
저는 생활관이 부모도 소중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는 내가 보호해야 될 사람! 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고부갈등이 생기면 최대한 배우자를 보호하는 쪽으로 갈듯한데 말이죠.
그래서 더욱 열받더군요. 물론 가장 현명한 남편은 고부갈등을 잘 중재하거나 안일어나게하는 남편이겠지만요.
기억순으로 적은거라 문체가 일관적이지 않음을 앙해바라며, 너무 긴글이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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