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와 한국 역사를 보는 시각 등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이 한국과 관련된 미묘한 문제들에 대해 한국에 불리하게 기술해 그 과정과 의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CIA는 `2002년 국가 정보 보고서'(World Fact Book)에서는 독도를 단독 표기하 다 2004년엔 `독도/다케시마'를 병기했고, 이를 전세계 100여 개의 유명 인터넷 사 이트들이 그대로 인용해 문제가 됐다.
CIA는 병행 표기와 함께 2002년에는 `독도/다케시마' 분쟁지역 설명과 관련 " 일본의 주장에 의해 분쟁이 되었다"고 소개한 반면 2004에는 `격렬하게'(intensifie d)와 `강조되다'(highlight)란 단어를 추가했다.
이는 독도와 다케시마가 격렬하게 분쟁이 되고 있다는 일본측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CIA는 또 한국지도와 일본지도에 2002년에는 없던 `리앙쿠르 록스'(Liancourt R ocks)라는 단어를 2004년엔 강조해서 싣고 있다.
리앙쿠르 록스란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의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유래한 말로 일본이 다케시마 표기에 앞서 한국에 대한 독도 소유권을 희석시키기 위해 흔 히 사용하는 용어이다.
CIA는 독도문제 왜곡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과는 다른 한국역사에 대한 시각 차이도 드러냈다. 일본과 중국은 찬란한 과거의 역사와 훌륭한 문명에 대한 찬사로 국가 소개를 시작하는 반면 한국은 지난 역사에 대한 어떠한 언급없이 바로 2차대 전 이후의 한국전쟁부터 설명했다.
CIA는 또한 홈페이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성 `Roh'를 `No'로 표기해 최근 국회 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prkorea.com/vank)의 박기태 단장은 13일 "지난 2002년 부터 2년 간 일본은 CIA를 대상으로 독도문제와 관련해 집중적인 로비를 벌였음을 증명하는 사례"라며 "한국 정부에는 극히 불리하고 일본에는 유리하게 논리를 이끌 고 있는 CIA의 저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또 "CIA의 국가 정보 보고서가 경신되는 2년간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답답하다"며 개탄했다.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는 "지난 역사는 물론 국제법 기관이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결정했는데, 한 나라의 정보기관이 이를 잘못 표기하는 것은 `내정간섭'이 며,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어찌 일본을 지원하는 표현을 쓰느냐"고 항의했다.
신 교수는 "아마도 CIA가 100여개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 `독도/다케시마' 병기 를 권고했을 것"이라며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CIA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CIA에 관련 내용의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과 독도분쟁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이 국제기구로부 터 판결을 받아보자고까지 나오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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