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행슈팅을 많이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더군요.
(1) 안 맞고 싸울 수 있는 놈들이 왜 굳이 내려와서 싸우려 들까?
드래곤이 적으로 나오는 소설들이 보통 그렇더군요. 아예 땅바닥에서 싸우거나, 낮게 날아서 싸우거나. 아무래도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검을 들고 싸우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설정했겠지만... 드래곤이 호구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2) 겁나 세고 마법도 잘 쓴다는 놈들이 왜 비행 능력을 활용하지 못할까?
뭐... (1)과 일맥상통하는 내용. 하늘에서 운석도 떨구는 놈들이 기괴하게 비행 능력은 비행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걔들중에서는 순간이동급에 가까운 비행 속도를 발휘하기도 하는데, 정작 그 능력을 발휘해서 싸우는 건 보기 힘들더군요.
(3) 공중전을 묘사하겠다고 한 작품들 중 허구헌날 공대지 전투만 묘사하는 건 왜일까?
그래도 (1), (2)보다는 훨씬 볼만하긴 한데, 계속 보다 보면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비행기 발전사를 살펴보면 온갖 유닛이 나오거든요. 공중의 적을 격추하는 데에 최적화된 전투기, 항공모함에 실기 좋은 함재기, 지상군 지원용으로 적합한 공격기, 큰 시설을 파괴하는 데에 쓰이는 폭격기 등등...
근데 드래곤 라이더가 등장하는 작품 중 적지 않은 소설들이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하는 장면을 많이 다루더군요. 뭐 세계관이 나폴레옹 시대라서 그런 작품도 있고, 이런저런 사연이 있긴 하지만... 좀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겸사겸사 이런 작품들은 나중에 가서 사기급 광역기가 생기다 보니 전투씬이 단조로워지기 십상이고.
(4) 전투기 뺨치는 기동성을 부여해놓고 주무기를 칼로 설정하는 건 왜일까?
검이란 무기가 로망의 결정체긴 하지만... 공중전에서는 어울리지 않더군요. 액션씬의 긴장감을 살리려고 검끼리 맞부딪치는 상황을 묘사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두 드래곤이 공중에서 멈춘 듯마냥 대치하게 되는 장면이 나오기 십상이고, 고속으로 입체 기동을 하며 적을 따라잡아 허점을 찌르는 공중전 특유의 묘미를 못 살립니다.
실제로 모 작품이 드래곤 라이더 주인공의 무기를 캐논에서 검으로 바꾼 바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재미를 못 느끼겠더군요. -_-a
그외 밀덕으로서 ‘드래곤 라이더란 놈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이길래 맨몸으로 고속 기동을 하는 것일까. 고고도의 추위, 급기동으로 생기는 G를 버티려면 특별한 옷이라도 입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불만도 가지고 있지만... 뭐 그건 설정하기 나름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소재거리가 될 수 있는 드래곤이, 의외로 제한된 형태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불만스럽네요. 드래곤의 비행을 다룬 작품 중 그나마 볼만한 게 몇 없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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