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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개선 불가능한 것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
15.05.05 22:53
조회
1,133

 그냥, 너무 무거운 설정 같은 걸 집어넣으려 애쓰지 않고, 너무 무거운 감정을 집어넣으려 애쓰지 않고, 분에 맞지 않는 중후한 서술을 고집하려 애쓰지 않고 싶어요. 하지만 가볍게 글을 쓰려 할 때마다 무언가 ‘이런 건 유치하다’ 싶어서 자꾸만 과분한 문장에 집착하게 되고, 결과 깊이는 없이 화려한 수식어만 가득한 싸구려 글이 태어나고 맙니다.


 저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서술 방식 따위가 아닌, 이야기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합니다(다소 이견의 여지가 있습니다마는). 저는 여태까지 글을 써오면서 언제나 서술 방식에만 집착해왔고, 결국 이야기를 쓰고 나면 문장은 번지르르한데 알맹이는 별볼 일 없는 소위 ‘재미 없는 소설’이 태어나고 말았지요.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글을 쓰는 것은 좋아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는 영 재주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적어도 서술 그 자체에 있어서는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여전히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면 아마도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 나가겠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차피 취미로 글을 쓰는 것이니 그리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없는 취미를 앞으로도 계속 붙잡아야만 할까 싶어 회의가 드네요.


 뭐어.. 여태까지 쓴 글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넋두리를 좀 해봤습니다. ~_~...



Comment ' 10

  • 작성자
    Lv.16 MirrJK
    작성일
    15.05.05 22:56
    No. 1

    중요한거는, 내가 할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내가 쓸수 있는 문장을 쓰는게 좋습니다.
    존경하는 작가님들의 문체들에 영향을 받고 따라쓰다보면 속빈 강정이 되버리죠. 어휘가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확실히 아는 단어들을 무게있게 써도 충분히 아름다운 글이 된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5.05.05 23:01
    No. 2

    그렇죠. 공감하는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저도 모르는 새에 속 빈 강정이 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알맹이를 찾으려고 하는데- 너무 오랫동안 속을 비워둔 탓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한 느낌이네요... 어디에서 제 능력을 찾아야 할지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5.05 23:08
    No. 3

    미친 척하고
    유치한 글을 써보자 해서
    벗어난 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평소정신상태가 아니니 뭘해도 된다는 자기합리화스러운 암시를 걸고
    글을 써보시면 어떨까요?

    사실 어지간히 훈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문체도 중후하면서
    재미까지 있는 글은 쓰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상술한 암시는 아니지만

    '작품성은 안드로메다즈음에 택배보내놓고
    재미있게 도보여행하다보면 언젠가는
    안드로메다에 닿을 거야.'

    라는 뭔가 무대뽀낙관주의스런 암시를 걸며 씁니다.

    별에 닿지 못할 손을 가졌지만, 별은 보이잖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5.05.05 23:28
    No. 4

    마지막 문장이 정말 와닿네요 ㅎㅎ 역시 한번쯤은 전부 내려놓고 시도를 해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깊이 공감이 되네요.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명마
    작성일
    15.05.05 23:56
    No. 5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군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5.05.06 12:20
    No. 6

    ㅜㅜ 고민입니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늠.연.
    작성일
    15.05.06 02:13
    No. 7

    음? 선경험자로서 확언 할 수 있는데, 본인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개선이 되고 있는 겁니다. 한 단계 올라가실 겁니다. 축하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5.05.06 12:20
    No. 8

    격려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그럴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도버리
    작성일
    15.05.06 10:13
    No. 9

    같은 병에 걸린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가볍게 쓸 수 있는 소재로 하나 만들어서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병에 걸리면 글쓰는 게 문장 하나하나마다 고통스러운데 그런 소재가 아니라
    좀 뭔가 쓰면 쓸수록 마음이 정화되는 소재가 있다, 싶으면 그걸 잡아서 써보시는 게 좋아요
    물론 낫지는 않습니다 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자가 많아져야겠져 ㅎㅎ 그냥 진통제임

    잠깐 읽어봤는데 설정에 너무 힘을 들이는 스타일은 아니신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메앓
    작성일
    15.05.06 12:22
    No. 10

    확실히 독자가 많아진다면 만병이 낫겠지요 ㅎㅎㅎ

    정확히 파악해주셨습니다... 설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글을 이어나가기가 힘들 때가 많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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