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김덕춘
성별: 남
고향: 강원도 순천 영월리
키: 172cm
신상내역: 어린 시절에 6.25를 겪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위해서 살았고, 독일 광부로 갔던 시절에 만난 한국인 간호사와 만나서 어렵게 결혼 후 자식들을 키우며 대한민국의 산 역사를 함께하였다.
특이사항: 65세에 아내 별세. 66세에 치매를 앓았고, 70세에 고독사.
회귀 전 나이: 70세
회귀 후 나이: 21세
“괜찮겠어?”
서류를 건네는 그녀.
나의 직장 상사인 코드네임 『마돈나』였다.
금발의 파란 눈을 지닌 백인, 속눈썹이 길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녀였다.
어깨가 나보다 더 떡벌어진 상체였는데, 검은 양복과 안쪽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의도한 것일까?
와이셔츠의 윗 단추 세 개를 풀었는데, 그 사이로 들어나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 계곡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음. 괜찮습니다.”
잠시 서류를 바라보던 나의 시선에도 잠시 망설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사람이 잘못한 것은 없으니까.
그저.
그저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하필 우연히 선택되어진 것이니까.
“찰스. 정말로 괜찮겠어?”
나를 걱정하는 마돈나.
미녀가 자신을 걱정한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
하긴 그녀의 걱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도 한 것이 바로 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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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우우우우!
출발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선착장에 정박 된 배를 타기 위해서 몰려들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곳은 군산항. 왜놈들이 한 때, 이곳에서 조선인들의 고혈을 쥐어짜서 일본으로 넘겼다는 비애에 찬 슬픔의 항구.
사람들이 저마다 오가는 이 선착장에 『찰스』라는 코드네임의 정균이 초조히 사람들 사이로 한 남자를 노려봤다.
‘제길!’
정균이 바라보는 남자.
그는 찰스의 타켓인 김덕춘이었다.
땟국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한 눈매를 지닌 청년.
두껍게 여며서 입은 옷과 바리바리 잔뜩 싸맨 짐 봇다리 그리고 가방들. 누가보아도 청년은 멀리,
저 먼 이국으로 떠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고, 엄니, 저 이제 괜찮심더.”
“괜찮긴 이놈아! 뭐가 괜찮아! 아이고. 아이고. 왜 그 먼 곳에 가려고 그랴. 그냥 인자서 같이 살면 되지. 왜 그리 가려고 해.”
“어무이는 그것도 몰라예. 오빠가 작은 오빠야 대학비 내줄라캉 그러는거 아인교.”
“씁! 가시나. 니는 입 닥치라.”
“아이고. 아이고. 안 그라도 된다. 그냥 대학 안가면 되는 거지. 왜 니가 고생을 하노.”
“그래, 형. 난 괜찮아.”
“무슨 쏘리고! 니가 그냥 대학을 가나! 써울대! 서울에서 제일 좋은 대학가마. 내가, 내가 장남인데 그 정도도 못해줄 것 같나. 니는 돈 생각말고 대학가서 공부나 열심히해라.”
“아이고! 아이고! 우리 아들 어쩌노!”
“어무이, 걱정마이소. 내 후딱 다녀올게!”
청년은 웃어보였다.
자신들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배에 승선하기 시작했다.
늙은 노모는 쓰러지듯이 자신의 아들을 이름을 불렀다.
“덕춘아! 덕춘아!”
동생들은 헤어짐을 아쉬워하였다.
청년은 배에 승선한 이후에도 의젓하게 양손을 흔들며 자신의 괜찮음을 가족들에게. 특히 늙은 어머니에게 알렸다.
“어무이! 난 이제 괜찬심더!”
“아이고! 우리 아들마. 어찌하노.”
뿌우우우우우우~!
배가 출발하는 뱃고동 소리가 길게 울려펴졌고, 가족들을 향해서 두 팔을 흔들던 청년은 두 팔을 내리면서 두 주먹을 쥐었다.
그에게 인생에서 단 한 번 뿐인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의 출발은 그가 앞으로 나아갈 인생의 첫 발이 될 것이다.
‘반드시, 반드시 성공하겠다.’
앞으로 독일에서 그가 먼저 선점하게 된 것들을 떠올렸다.
독일은 기술력에 있어서 다른 유럽의 강국보다 뛰어난 곳이었다.
그곳에서 단순히 광부로만 지낼 생각은 단 한 톨도 없었다.
일단은.
‘영어지.’
언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는 언어를 먼저 마스터하고, 이후로 자신의 계획을.
푹!
“컥!”
날카로운 쇠붙이가 덕춘의 옆구리를 찔렀다.
스윽 돌아본 그곳에 일그러진 얼굴의 한 소년이.
이제 갓 15살을 넘겼을 어린 소년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
“씨이이벌! 그러게…!”
악다구니를 쓰는 소년의 일그러진 얼굴에서 분노와 슬픔이 얼룩지어져 점점 보기 싫은 얼굴로 변하였다.
악에 박친 소년의 외침이 귓속을 윙윙 울릴 때.
눈가에서 6.25 참전을 위해서 집에 떠나가던 아버지의 말소리가 떠올랐다.
[덕춘아. 이제 니가 우리 집의 가장이다.]
[아부지요. 나는 못하겠심더!]
[…미안하구나]
멀어져가는 아버지의 등.
덕춘은 이를 악 물었다.
이렇게, 이렇게 끝내려고.
푹푹푹푹푹!
소년은 일그러진 얼굴로 나이프로 덕춘의 전신은 난도질하였다.
저릿한 고통에 몸을 구르며 피하려 했지만 소년의 손아귀 힘이 그야말로 장사와 같았다.
소년에게 붙잡힌 채로 덕춘의 가슴과 목 그리고 눈동자에 나이프가 박혀들었다.
쿵!
바닥에 쓰러진 덕춘을 보며 정균은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허억!”
첫 살인.
첫 달성.
첫 경험….
부들부들 떨리던 정균의 손에서 나이프가 떨어진다.
땡그랑!
차가운 금속성이 정균의 정신을 깨웠다.
“씨이이이벌! 그러길래 왜 과거로 돌아와서 이 지럴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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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전혀 다른 이야기로 한 번 풀이해봤습니다.
소재가 너무 재밌는 소재라서 내용상은 맞지 않지만 제 식대로 한 번 풀이해봤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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