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논리에 입각한다거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점을 들어 성매매 합법화를 논하시는 분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이미 성매매가 합법화된 유럽 국가는 많으며, 10년도 훌쩍 넘어 성매매 합법화의 햇볕과 그늘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런던정경대 에릭 누메어 교수 연구팀은 성매매 합법화는 성착취 인신매매를 심각하게 증가시키는 악으로 작용했다고 연구했습니다.
해당 연구팀은 피해자 송출국, 경유국, 목적국 등 전 세계 116개국을 대상으로 인신매매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였는데요. 인신매매목적국의 성매매정책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발견들을 서포트하기 위해 두 개의 서로 상반되는 경제이론, 성매매합법화가 성매매 시장의 확장을 이끈 “스케일효과(scale effect)”와 합법적인 성판매자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인신매매된 사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대체효과(substitution effect)”를 모두 고려했습니다.
누메어 교수는 “(우리가 고려했던) 하나의 이론은 성매매를 합법화하면 인신매매된 사람이 아닌 합법적으로 허가받는 사람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인신매매된 사람으로부터의 성 구매)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성매매를 합법화 한 곳에서 성매매 산업은 엄청나게 확장했고 그 결과 인신매매도 매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매매를 합법화 한 것이 합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제범죄산업을 키우게 된 것입니다”라고 언급합니다.
연구팀은 대조적인 성매매정책을 펴고 있는 스웨덴, 독일, 덴마크를 가장 극명한 예시로 사용했습니다. 1999년 스웨덴에서는 성판매를 허용하되 성구매는 불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의 제정으로 성매매와 성착취 인신매매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스웨덴 정부는 1999년 이후, 성착취 인신매매로 스웨덴에 오는 여성과 아동의 수가 약 200명에서 400명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웃국인 핀란드가 약 15,000명에서 17,000명인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독일은 성매매를 2002년에 합법화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독일이 2002년 성매매를 합법화 한 이후 인신매매 신고건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독일 당국 역시 성매매합법화가 성판매여성의 근로환경을 개선하지도, 일반적인 여성들에 대한 상황을 개선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런던정경대 연구팀은 덴마크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1999년 자영업형태의성매매(self-employed prostitution)를 비범죄화한 이후, (스웨덴의 인구가 덴마크에 비해 40%이상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신매매피해자의 수가 스웨덴의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2003년 스코틀랜드 정부에서는 여러 나라의 성매매 정책을 조사하였으며, 성매매를 합법화 하거나 규제하는 국가들에서는 성산업의 모든 부분이 급격하게 확대되었으며, 성산업과 조직범죄의 긴밀한 연관성, 아동성매매·여성과 여아의 인신매매·여성폭력이 매우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런던정경대 연구팀에서의 결과는 이 같은 사실을 재확인 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놀랄 일이 아닙니다.
연구 내용 출처는
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성매매 합법화가 올바른 길이며 이성적인 사회라는 생각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독일은 뒤늦게 후회하여 엄청나게 많은 규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만, 파이가 너무나 커져버린 만큼 부패도도 그만큼 심해졌고, 정경유착도 심해져서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성매매와 관련하여 사실상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 나라는 스웨덴 하나 뿐이며, 이곳은 성매수를 금지하고 성매매를 금하지 않았습니다. 파는 여자는 처벌하지 않고 사는 남자만 처벌한다는, 소위(혹은 자칭) 지식인이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방침은 드라마틱한 수준으로 성매매 관련 사업을 축소시켰고 멸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그 결과 사회안전망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났죠(인신매매를 포함한 강력범죄율이 줄었습니다).
한 단락 추가.
성매매 합법화에 따른 인식 변화도 참 드라마틱합니다.
슈피겔은 인신매매 범죄 근절의 모범사례로 스웨덴을 꼽았다. 스웨덴의 성매매 금지 정책의 핵심은 "성매매 종사자를 처벌하지 않고 성 구매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피에레트 파페 유럽여성인권단체 대변인은 "스웨덴 청년들은 성 구매를 수치라고 생각하며 크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청년들은 여성을 대량 생산된 상품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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