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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11.02 01:59
조회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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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유일 UFC 챔피언 조제 알도의 정상 수성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수퍼액션

UFC 페더급 챔피언 ‘폭행 몬스터’ 조제 알도(27·브라질)는 브라질 격투기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UFC 브라질 세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39·전 미들급 챔피언)와 ’피콜로 대마왕‘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9·전 헤비급 챔피언)가 줄줄이 낙마한 것을 비롯해 밴텀급 챔피언 후보 0순위로 꼽히던 ‘맹견’ 헤난 바라오(27·전 밴텀급 잠정챔피언)마저 이변의 제물로 희생됐다. 브라질이 UFC 본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세등등하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복슬러(복서+레슬러)’ 스타일의 미국파에 맞섰던 브라질 챔피언들은 하나같이 타격에 굉장히 능했다. 전통적 무에타이에 복싱 테크닉까지 겸비해 강력함은 물론 보는 무척이나 화려하게 느껴졌다. 공격형 레슬링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디펜스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주짓수의 나라'답게 테이크다운 당한 후의 대처도 좋았다.

산토스는 무지막지한 완력을 바탕으로 힘 좋은 레슬러들의 클린치를 뜯어버리는 등 웬만해서는 태클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실바는 넘어간다 해도 서브미션으로 전세를 뒤집는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하나같이 스탠딩 화력이 매우 좋고 거리감각도 뛰어나 테이크다운 타이밍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UFC 본국답게 미국의 전략 시스템은 탄탄하다. 브라질 선수들이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고 변화의 폭도 빠르지 않은데 반해 미국은 컴퓨터 같은 분석을 통해 허를 찌르는데 능하다. 산토스와 실바가 패한 배경에는 상대 케인 벨라스케즈(32·미국)-크리스 와이드먼(30·미국)의 전략 수립에서의 차이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상급 선수들끼리의 대결에서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T.J. 딜라쇼(28·미국)가 확실히 드러났다. 경기가 전까지만 해도 딜라쇼가 바라오를 꺾을 것으로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당시 바라오의 포스는 체급내 '독재자' 수준으로 이름값에서 크게 뒤졌던 딜라쇼의 승리는 기적같이 느껴졌다. 더욱이 경기 내내 흐름을 압도하며 승리를 따내 더욱 충격적이었다.

딜라쇼의 바라오 격파는 전략의 승리였다. 이전까지 딜라쇼는 레슬러 이미지가 짙었는데 이날은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듯 타격 위주로 풀어나갔다. 물론 이전에도 딜라쇼는 타격에서 상당한 재능을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레슬링이 주무기였던 선수인 만큼 타격은 장착 옵션에 불과했고 정교함보다는 터프한 쪽에 가까웠다.

딜라쇼의 변신은 ‘매직’으로 불렸다. 명 타격코치 드웨인 루드윅과의 훈련을 통해 파이팅스타일 자체를 완전히 바꿨는데 ‘사우스포(southpaw)’와 ‘오소독스(orthodox)’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터져 나오는 스위치 테크닉과 원거리에서 순간적으로 근거리로 갑작스럽게 파고드는 스텝은 바라오의 머릿 속을 붕괴시켰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지뉴 체육관서 있었던 알도의 페더급 7차 방어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시 맞섰던 상대는 채드 멘데스(29·미국)로 그 역시 바라오전의 딜라쇼가 그랬듯 루드윅의 조련을 받고 새로운 패턴을 들고 나왔다.

멘데스는 이전까지의 태클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스탠딩에서 수시로 자세를 바꾸며 과감하게 알도의 타격 사정권으로 치고 들어가 주먹을 휘둘렀다. 알도의 장기인 로우킥도 외려 자신이 먼저 시도하는 등 얼핏 보면 전문 타격가나 다를 바 없었다. 알도에게는 분명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라오와 달랐다. 예상치 못한 멘데스의 변칙 파이팅에 맞서 고전을 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노련미를 보이며 결국 타이틀을 지켜냈다. 마지막 UFC 타이틀을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하고 마음 졸였던 브라질 팬들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알도는 무에타이 전사면서도 복싱 특유의 거리감과 회피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전천후 타격가다. 무에타이 스타일은 파워는 좋지만 바닥에 발을 붙이고 찰 때가 많아 종합무대에서 날렵한 스텝을 갖춘 펀치 기술자를 만나면 종종 고전한다. 알도는 다르다. 주 베이스는 무에타이지만 안면 공격에 대한 회피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근거리에서의 펀치교환에서도 어지간해서는 밀리지 않는다.

복서들처럼 경기 내내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기동성을 살리지는 않지만 필요한 순간 날렵하게 비장의 카운터를 날린다. 다리는 붙이고 있어도 머리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편이며 순간적으로 상대의 공격이 어려운 사각으로 빠진 상태에서 펀치각을 찾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알도가 좀처럼 테이크다운을 허용하지 않는 배경에는 탁월한 거리조절 능력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알도가 뛰고 있는 페더급은 경량급 특성상 수많은 인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최정상에 올라있는 알도에 대한 다양한 분석 역시 계속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브라질 유일 UFC 챔피언 알도의 정상 수성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Comment ' 2

  • 작성자
    Lv.36 아칵
    작성일
    14.11.02 04:13
    No. 1

    이번 멘더스와 알도전을 보고 얼마나 준비를 많이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타격전에 자신감이 붙은 멘더스는 강하더군요. 솔직히 타격 능력만 보면 알도가 위이진만 강력한 맺집과 레슬링으로 알도의 거리를 깨고 계속 들어가버리니 알도가 예전만큼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더군요. 물론 아직 타격능력이 몸에 완전히 장착되지 않아서 알도의 거리를 깨도 오히려 알도한테 카운터를 맞거나 다시 알도의 영역에 갇히는 양상을 보여줬지만 역시 맺집과 강력한 한 방이 알도를 위협하더군요. 거기다 기회만 되면 무섭게 파고드는 레슬링 실력도 놀랍지만, 그 태클을 감탄이 나올정도로 막아내는 알도또한 대단했습니다. 그 타격전을 벌이면서도 태클을 항상 머릿속에 생각한다는 거 자체에 와우~
    거기다 태클이 깔끔하게 막혀도 당황하지 않고 태클에 억매이지 않은채 타격으로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멘데슨의 모습을 보고, 알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3차전은 멘더슨에게 우세하게 돌아갈 거라고 예상합니다.
    예전엔 단순히 복싱과 레슬링의 조합이엿는데 여기서 더욱 발전한 타격기술들의 흐름을 보고 종합격투기의 흐름은 정말 역사상 가장 빠른 변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존에도 스위치 변화를 통해 거리에 혼란을 주고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전략은 존재했지만 이정도로 세련된 형태는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종합에선. 역시 강력한 레슬링이 받쳐주니 이런 자유도 높은 타격을 구사하는 수준까지 오게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4.11.02 05:25
    No. 2

    오옷!! 격투기에 대한 식견이 대단하시네요..^^;;
    멋진 말씀 잘들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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