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친구가 집에 와 있습니다.
문제는 머문 시간이 벌써 20일이 넘었다는 점입니다.
이 얘를 모르는 건 아니고 몇 년 정도 알고 있었기는 한데(여동생 친구라 집에 올 때 인사만했습니다)한 2년 정도 안양에 갔다가 이번에 돌아왔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몇 년 전에 들었던 거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가 돌아가셨다던가 아무튼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미성년자일 시절에는 고모집에서 생활했고, 눈치가 보였기 때문인지 종종 우리집에 와서 자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불편합니다. 여름에 집에서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고 싶은데 아무래도 여자 얘다 보니까 그러기가 쉽지가 않고 화장실 문제도 신경 쓰이네요. 그 아이는 나름 제 눈치를 본다고 조심스럽게 생활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습니다.
일단 집 구조는 복층으로 된 집입니다. 1층에서는 부모님이 생활하셨는데 귀농을 하시면서 지금은 TV 볼 때나 식사 할 때만 사용합니다. 2층이 동생방과 제 방이 있는데 동생방에서 동생이랑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은 1층에 하나 있고 2층에 하나 씩 있는지라 눈치 보면서 쓰면 괜찮기는 하지만, 가족도 아닌 생판 남이 와서 생활 한다는 게 여간 신경쓰이지 않을 수가 없네요.
감성적으로는, 불쌍한 아이니까 이해하자, 하면서도 이성적으로는 남남인데 왜 내가 내 집에서 눈치 보고 살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더군다나 전과도 있습니다. 미성년자인 시절에 사고를 쳐서 1년인가 2년 정도 소년원 비스무리 한 곳에서 생활했다고 하더라고요. 동생 말로는 마음 잡고 살고 있다고 하는데 동생까지 물들까봐 걱정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새벽에 나갔다가 아침에 들어옵니다. 동생도 그 얘 따라서 아침에 들어오는 날이 잦아졌고요. 저번에는 둘 다 술에 곤드레만드레가 돼서 들어왔더라고요. 동생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자고 있고.
후. 되도록 좋게 타일러서 내보내고 싶습니다. 일단 집이 복층 구조다 보니까 지금은 괜찮지만, 조만간 이사를 갈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4인가족이 쓰던 집에서 둘이 쓰다 보니 큰 감도 있고 재정적인 문제도 있어서 동생과 저는 학교 앞 전세방을 구해서 생활하지 싶은데 아버지 말 들어보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이사를 가서도 같이 살게 될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전세방이라고 해봤자 10평 남짓한 집일 텐데 더 마주 칠 기회도 많아질 거고...
솔직한 말로 저도 사람이라서 그런지 화가 납니다. 달리 생각하면 얼마나 갈 데가 없었으면 친구집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다시 생각하면 그 아이도 이제 성인인데 원룸 정도는 구해서 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도 그다지 탐탁지 않아하시는 것 같기는 한데 사정 때문에 봐주시는 것 같고 어머니도 탐탁지 않아하십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눈치는 주지 말라고 하셔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가 쌓이네요. 그냥 좋은 말로 타이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될까요?
D. 제가 나쁜놈인가요?;;
Commen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