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에 보면 센트리란 히어로가 있습니다. 전투력도 분노 만땅된 헐크급이고 거의 전능에 가까운 타입인데다 슈퍼맨처럼 크립토나이트 같은 물질에 약점이 있는 것도 아니죠. 작품에 따라선 부활(!) 능력까지 지닌, 원 어보브 올 같은 넘사벽급 존재들을 제외하면 상위권에 당당히 랭크될 만한 놈인데...
맨날 털리는 게 일입니다. 광장공포증에 정신분열증까지 겪고 있어서요. 보이드라는 제2의 악성 인격을 지니고 있어서, 악당들이 맨날 얘한테 정신공격 하고, 얘는 굳이 정신공격 당하지 않더라도 자기가 실수해서 대학살이라도 저지를까 쫄아서 달아나든지 어디 가서 숨어 있고...
그래도 타고난 스펙빨이 있어서 한번 삘받으면 ‘천 개의 폭발하는 태양’이란 이명다운 위력을 보여주기는 하는데... 그 대부분이 악당에게 악용당해 민폐끼치는 짓. 심지어는 말 몇마디에 쫄아서는 토성까지 도망쳐 버립니다. 실용성이란 측면에서 보면 지나가던 C급 듣보잡 히어로보다 못한 취급이죠.
겨울 왕국 보셨음 알겠지만 엘사가 하는 짓이랑 100%일치합니다. 방귀 한번 뀌었다가 생화학 테러 일으킬까봐 집 밖으로 나가질 못하는 식(...)
엘사도 다를 게 없는 게, 얘도 어린 시절 각인된 트라우마가 너무 강해서 정신적으로 너무 빈약해요. 때문에 극중에선 (Let it Go로 왕창 띄워준 것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수동적이고 폐쇄적이죠. 노래 부르고 얼음성 쌓고 한 것 말고는 얘가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그냥 도망치고 숨고 도망치고 숨다가 마지막까지 도망치고.
올라프의 입을 빌려 표현된 ‘진정한 사랑은 자기희생이다’라는 메시지 측면에서 봐도, 실제로 자기희생을 보여주는 쪽은 엘사가 아니라 안나죠. 물론 성장 환경 자체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서도.
아 물론 마지막엔 디즈니답게 다 극복하고 해피 엔딩을 맞이하긴 합니다만... 디즈니란 껍데기를 떼고 보면 어딘가 불안불안한 게 사실이죠.
굳이 프로페서X 같은 진짜배기 먼치킨이 나설 필요도 없이, 아마 하급 정신감응자 한 명만 있어도 엘사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건 일도 아닐 듯싶네요. 실제로 극중에서 트롤 마법사가 기억 조작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죠. 디즈니니까 좋은 쪽으로 쓰이지 만약 그놈이 악역이었다면...-_-;;;;;;;;
하여간 능력만 놓고 보면 확실히 제법 세긴 한데, 워낙 엘사가 불안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여서 먼치킨이란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능력치는 좋은데 약점이 확연해서 충분히 공략 가능한 타입이랄까...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