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라는 것들은 현실에 있는것이고 판타지 세계관이고, 우선 신이 있고(혹은 아무것도 없다가 신이 생기고), 그 후에 세계 만물이 생기고, 악이 생기고, 인간이 생기고(혹은 인간이 생기고 악이 생기고)의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따지고보면 판타지 세계관이란 놈들도 창조론 기반인 게 많고. 단순히 현실 과학 이론 적용시키기도 무리가 생겨버리죠.
그래서 그냥 있던 세계에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다가, 여기서 악이 먼저 생겨나고, 거기에 대항하거나 분리되는 식으로 신(선)이 생겨나는 신화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다가 이런 세계관을 구상했죠.
우선 인간들이 있습니다. 이 애들은 신이나 그런 신비 개념 없이 그냥 막 살고 있었습니다. 대강 부족 국가 쯤 이뤄가지고 만족스럽게요.
그러다가 중세나 르네상스 쯤의 신학자(혹은 악마학자)가 갑자기 이계진입으로 이 땅에 떨어져요. 그리고 이 사람은 신을 모르고 죄도 모르면서 멀쩡히 살아가고 있는 이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라죠.
우선 신에 대한것을 알리려면 죄가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이 신학자는 온갖 죄악과 그것과 연관된 악마들의 이름을 알리며 설교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세계에 이때까지 막연하게나마 존재하던 악의 관념들이 명확한 '이름'과 '모습'을 가지게 되니 실제로 '마왕'으로 생겨납니다. 이 애들은 아스모데우스라던가 루시퍼 같은 지구쪽 악마들 이름을 그대로 따르죠.
마왕들은 개념이 아니라 의지를 가진 인격체로 악을 퍼트리기 시작합니다. 악마가 활개치니 이제 신학자는 신에 대해 설교를 하죠. 그런데 악에 대한 것은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두려워해 마왕을 탄생시켰지만, 이 신학자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이고 유일하신 하나님의 존재를 설득하는데는 실패하고 수명이 다 해 죽죠.
오히려 이 설교는 마왕들에게 먹혀 듭니다. 마왕들은 자기를 탄생시킨 이 신학자를 태초의 마왕이며 창조주로 섬기며, 그런 그가 섬기며 '절대적인 심판자'라 말 한 하나님 또한 경외합니다. 그리고 자기들이 이해한 나름대로 악을 퍼트려 '심판'을 당김으로 인해 하나님의 강림을 바라는 거죠.
마왕들은 온갖 악의 개념이나 자연의 신비들을 손에 쥐고 다룹니다. 그 애들은 그러한 현상이 의인화 된 존재들이니까요.
인간들은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그들이 다루는 현상과 관념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사유해야 합니다.
현상을 다루는 사람들은 과학자이고 각종 자연 현상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마법사죠.
관념을 사유하는 사람들은 그 관념을 인간의 사유로 논파하고 해석하는 것을 통해 마왕과 동등한 영역의 힘을 발휘하거나, 마왕의 힘을 꺾을 수 있는 철학자들입니다. 성직자와 비슷하죠.
그렇지만 그 와중에 결코 '마왕'의 존재가 그러한 현상과 연관있다고 인식해서는 안되죠. 현상의 신비와 복잡함은 마왕의 농간이 아니라, 자연 그자체가 그런 것임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의심'이 아닌 '믿음'이 되는 순간 이들은 타락합니다.
그렇기에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일반 대중들이 '어설픈 이해'를 통해 마왕의 힘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마왕을 탄생시키는 것을 방지하려 합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매우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자기들의 '지식'의 결과를 숨기며, 자격이 되는 자에게만 문을 개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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