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독은 맥루헌이 말한 ‘지구촌(자본주의가 탄생시킨)’이라는 개념보다 ‘한국촌'에 더 애착을 가진다. 그의 영화에서도, 이문열의 소설에서도 이런 경향은 잘 드러난다.
하지만 혼도 문화도 없다는 (그들이 평가하기에) 현대화 대신 그들은 무엇을 제시하는가?
‘아무 대안이 없다'
이문열은 답한다.
반면 정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북한’이라고 말한다.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은둔의 왕국인 북한은 절대적인 유토피아다. 또 한국인의 대부분이 (이문열도, 정지영도) 북한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신비한 곳으로 남아 있다.
“오래전 한국이 그랬던 것 처럼 북한에서의 생활은 간소합니다. 가족과 마을의 유대감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소비욕이란 존재하지 않고 고유언어도 남한보다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정감독은 구체적인 정보를 토대로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에서 제작된 영화를 본 적이 있을까?
많지는 않지만 뛰어난 작품을 보았다고 그는 기억한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는 데 반해 군부세력은 무기를 생산하여 이란과 이라크에 수출함으로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는가?
“단편적인 사실이며 선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감독은 반박한다.
그에게 있어서는 북한은 고유의 문화가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출처 - 기소르망 作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 세기’ 中 / 한국 경제 신문사 (1995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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