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상하게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어떤분의 칭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기분이 참 둥실 떠있던 그시간에 어머니께서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 루화야. 사람이 있으니 역시 물건이 사라지는구나. "
얼굴이 시커멓게 납빛이 되어있던 어머니를 발견한 나는 굉장히 불안해졌다. 뭔가 잘못되기 시작하는것 같았다.
이상하다. 오늘은 분명 기분 좋은 날일것만 같았는데...
이야기의 요점은 이랬다.
우리쪽에 고용되어 일하시는 관리인 아저씨 께서 침대 매트 커버를 한장. 고작 한장 훔쳐 가신것이다.
사실 이런일은 여지껏 비일비재했다.
풀옵션 원룸이란게 언제나 비축분의 옵션이 필요했고 그 옵션물품은 전부 새것인만큼 관리인 아저씨들은 몰래 몰래 빼내어 집으로 한두개씩 가져가곤 했던것이다.
그렇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 아저씨는 달랐었다. 아니 다르다고 믿었다.
하지만 사람은 견물 생심인건지..
쌓여있는 매트 커버들을 보니 하나쯤은 가져가도 괜찮을꺼라고, 모를꺼라고 여기셨나보다.
언제나 착하고 순박하고 가끔은 미련할 정도였던 아저씨는 우리에겐 정말 믿음직 스러운 분이셨는데..
이럴만한 분이 아니실꺼라고 생각해왔다.
적어도 정직하고... 그러다못해 멍청할 수준이라고...
그럴꺼라 생각했는데.
결국 사람은 다 똑같다는 어머니는 많이 실망하신듯 기운이 없으셨다. 옆에서 보는 내가 다 마음이 아플 정도로 풀이 죽어 계셨다.
매트 커버 따위 한장.. 다시 사면 되겠지만 ( 그 값이 비싸든 싸든 그것과 관계 없이 ) 잃어버린 아저씨에 대한 신뢰들은 어디가야 되 찾을수 있을까...
씁쓸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이제 아저씨를 보며 다시 웃을 자신이 없다. 이젠 그저 어색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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