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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6 떠난조각
작성
12.03.07 13:00
조회
429

*써놓고 보니 무슨 한풀이(?)가 되었네요.

그냥 쓰는데 의의를 두었습니다...(먼산)

작품성 이전에 제발 문체와 표현도 좀 신경 써주세요.

맞춤법 문제 같은 부분이야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부분이고,

문체의 적합성과 표현의 적절성은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글은 구어체의 지나친 문어체化가 문제였다면,

지금은 구어체와 문어체의 구분이 없거나 문어체가 필요한 부분까지 구어체가 잠식하고 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나 1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나 매우 드문 경우로 2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면 말하지도 않습니다. 대체 왜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에서까지 구어체가, 그것도 되다 만 구어체가 나오는겁니까.

표현 역시도 그렇습니다.

가령 딱 한 가지만 찍어 말하면, 계량이 불가능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영역을 %등의 측정단위나 수량으로 표현하는 건 글의 인상을 좋지 않게 만듭니다. 아직 표현이 익숙치 않은 어린 아이가 자기 말을 좀 믿어달라고 쓸 데 없이 갖다붙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찰나" 정도로 표현하면 될 말을 "0.001초만에"로 쓴다든지,

"무한한" 정도로 서술하면 될 것을 "10억배나 많은" 같은 억지스러운 숫자로 표현하는 것...

같은 장르에서 소위 '먼치킨'이라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도,

어떤 작품은 수작이라는 평을 듣는 반면 어떤 작품은 '양판소'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차피 흐름 자체는 유사하고 소재도 대동소이하지만 그런 다른 평이 나오는건 단지 독자가 '머리가 커서'는 아니란겁니다.

장르문학의 주안점이 재미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이유는 없고, 그러하기에 소재의 참신성도 중요하고 이야기의 흐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독자의 관점에서는 유려한 문체와 적합한 표현이 그 작품의 전반적인 인상과 평판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충 소리내어 읽어보기만 해도 '어색하다'라는 느낌이 있을 때에는 고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일텐데 그것조차 하지 않으시는 글쟁이분들이 많습니다. 환상문학이라고 해서 그 문체와 어투까지 현실과 괴리된 '환상'일 필요까지는 없을텐데요.

단적으로 말해, 협회나 출판사 차원의 개혁 이전에 글쟁이 본인의 자존심과 직결된 문제 아닌가요? 글쟁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글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인정을 받으려면 최소한 그 정도의 노력은 들이셔야지요. 미성년자라 하여 면책이 가능한 영역이 아닙니다. 작자의 연령과 '글의 연령'은 별로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외압'이 있고 이에 저항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글쟁이 스스로 글의 완벽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p.s :

요즘 '현대물의 범람'이라며 불만을 가지는 독자분들이 많은 것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기존의 무협이나 혹은 중세 서양 풍의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주류라는데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무협 등은 그 시대적 배경상 작가들이 정갈하고 무게 있는 문체를 '흉내'내기라도 하려는 반면에(이와 차별화를 시도했던 흐름이 新무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물은 그렇지 않아서 읽기에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많아요. 배경 자체가 현대이기에 문체에 관한 시대적 '안정장치'가 없고, 작가 스스로가 확고한 가치관이 없는 상태에서 어설픈 현실비판을 시도하는데다가 소위 '대리만족'을 위해 설정하는 장치들이 바로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저속하게 느껴지고, 결국 읽을 작품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면서 동시에 지금의 흐름을 '현대물의 범람'이라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만족시키고 나아가 작가의 풍부한 식견과 깊은 고뇌가 들어간다면, 오히려 시대적 배경의 한계로 인해 무협 등 기존의 장르문학에서 찾기 힘들었던 대작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p.p.s :

이러한 부분과 시장에서의 흥행성은 연관성이 적다며 하소연하는 출판사와 작가님들의 의견은 잘 알고 있지만, 오히려 더 큰 걸 바라보지 못하시는건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10대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지만 정작 그 10대들이 성장한 뒤에는 소수의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외면하고 기피합니다. 당장 대여점에서 미숙한 청소년층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성인으로 성장했을 시 일반서점에서의 '실구매층', 즉 장기적인 충성고객을 확보, 매출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런 변화를 전혀 추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시장의 위기를 타개해보겠다는 것 자체가 '에러'인겁니다. 작품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출판사가 도산하고 많은 작가분들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그 또한 그 분들의 주장처럼 '시장'이기에 당연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10대 수요층은 어차피 작품성과 관계없는 부동층이기에 작품성을 올린다 하여 매출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과거 '수작'이 정작 시장에서는 묻힌 사례를 들어 " 문피아 등에서의 작품성으로 인한 선호와 시장에서의 선호가 다르기에 좋은 작품이 나오기 힘들다" 라는 부분에 관해서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시장이 '수작'을 싫어한다"가 아니라,

"시장에서 '수작'이 다른 작품과 같이 취급되었다"가 맞는 표현 아닌가요?

정확히는 "기대한 정도의 매출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가 되겠죠.

이는 정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장르시장은 하나의 비대칭정보시장이고,

고객에게 선별을 위해 '수작'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이러한 것 자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관련 작품을 쓴 분들에게는 유감이지만

어느 작품이건 개나소나 "OO사이트 선호작 1위" 내지는 "베스트" 문구가 들어갑니다. 소비자들이 '대작'을 구분할 방안이 없는겁니다.

직접 '탐색'하기에는 속되게 말해 돈이 깨지는데 어느 소비자가 그런 귀찮은 짓을 하겠습니까. 저 같은 매니아 역시 노력해서 찾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수작'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작품이 수작인지 여부를 알기 힘든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작품의 '존재' 여부를 알기가 힘듭니다. 심지어 신흥 종교의 도서(후천개벽 같은)도 신문 광고란에 나오는데, 제 기억으로 한국의 장르문학 도서가 그런 식으로 일반인에게 노출된 적은 없습니다. 그 정도의 투자도 없이 시장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p.p.p.s :

금강님을 비롯한 작가분들이 말씀하시는 바를 모르지 않습니다. 작가들이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향유층인 독자들은 표면만 보고 이야기하면 너무하지 않느냐...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자세한 사정을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 독자들 역시 시장의 수요층이고 구성원이기에 매 번 비판 받을 것을 알면서도 직접 느끼는 바를 말씀드리는거에요..


Comment ' 2

  • 작성자
    Lv.39 청청루
    작성일
    12.03.07 14:12
    No. 1

    문체까지 어쩔 수는 없다고 봅니다. 여기는 프로작가들의 경연장이 아닌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회합장에 가까우니까요.
    수작을 싫어한다고 하는 이유는 수작의 경우 생각을 많이해야하고 내용이 복잡하기에 별로 안좋아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마도전설
    작성일
    12.03.10 07:43
    No. 2

    수작을 싫어하는 이유가 복잡하다거나 생각을 많이해야하는 경우는 환영하는데, 감상란에 수작이라고 올라와서 보면 대인지뢰급이 많아, 작가나 출판사 보고 나름 엄선해서 보게 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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