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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2.03.03 14:14
조회
640

문피즌 마탑인의 특성 : 마법사를 늘려가려하며, 한번 마법사인 자는 다시는 놓아주지 않는다.

인간은 협동의 동물이다.

여럿이서 생활하며, 여럿이서 다니고, 여럿이서 일하며 여럿이서 살아간다.

인간은 사회의 동물이다.

다른 것은 배척하고, 같은 것은 사랑하며, 다른 것은 없애고 같은 것은 늘린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같은 점. 그것은 협동과 사회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같은 것을 사랑하고 자신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가려는 동물. 자신과 같은 사람과 같이 다니고 일하며 살아간다.

마법사. 남자가 25세까지 동정이라면 될 수 있는 종족.

흑마법사. 남자가 25세 이전에 동성과 사랑을 나눈다면 될 수 있는 종족.

이 두 종족은 비밀스런 단체를 만들었고, 각자의 계율을 만들고 정기를 쌓아 능력을 키우며 동족을 늘려가려는 활동을 하고있다.

그리고 일반인 A.

=========================================

...부끄럽지만, 나는 이 나이를 먹도록 연애한번 해본적이 없고, 심지어 가벼운 만남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당연한 소리지만 동정이다.

여태까지 계속해서 여자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사람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리가 없지. 가끔 소개팅이라는걸 할 때도 있지만 뭐... 쓰라린 추억만 쌓고는 끝났다. 이제는 거의 포기할 정도다. 그래도 소개팅을 할 기회가 있다면 두말없이 달려갈 거지만. 차이고 울적해져 있더라도, 누가 소개팅을 하게 해준다면, 내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 나는 매일 여자친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뭐, 그게 일상이었고, 앞으로도 일상이라... 믿고 있었는데...

"이봐, 진짜로 마법사가 되고싶지 않아? 너에게선 강력한 마법의 힘이 느껴져... 네가 마법사가 된다면 더러운 흑마법사 놈들을 단숨에 없애버릴 수 있을거야. 아직은 자연 마법사가 되기엔 너의 정기가 충분하게 쌓이지 않았지만, 우리 마탑에 들어온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마법사로 만들어 줄 수 있어. 마법사가 된다면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된다구?"

...이 녀석이 나의 일상에 파고든 이후로, 나의 평범한 청춘사업은, 완전히 작살났다. 나더러 마법사가 되라며, 가는 길목마다 막고, 나의 청춘사업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악독한 자식.

생각해보니 이 녀석이 없더라도 성공할 수 없을것 같지만.

"꺼져! 마법사라니, 비참하잖아! 저리 가라구, 이 인생의 패배자!"

어느새 내 집 안까지 침입한 걸까? 나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닥치는대로 집어던지며 녀석을 내쫓았다. 아니, 내쫓으려고 하는 중이다.

미친놈임에 분명하지만, 마법사라고 자신하는 놈답게 전부 피해낸다. 아니, 마법사라면 신체능력이 뛰어날리가 없잖아!

녀석은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잡다한 물건을 피해내며 말했다.

"패배자라니, 승리자라구? 내가 여자따위에게 정신이 팔려서 마법사가 되지 못했다면 당연히 패배자겠지만, 나는 지금 마법사가 됐잖아? 자! A! 너도 마탑에 들어와서 승리자가 되자! 다시 말하지만, 마법사는 정말로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있어!"

어느새 책상 위에 있던 물건을 남김없이 집어던졌다. 나는 내쫓는 것을 포기하고 녀석의 정신을 일깨워주려 말했다.

"마법사? 그러면 손에서 불이라도 뿜어봐. 흔하잖아? 파이어 볼."

녀석(이제는 마법사라고 부르겠다. 당치도 않지만, 그렇게 불러주길 원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지.)은 별 이상한 놈을 다 보겠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파이어 볼? 넌 에너지 보존 법칙도 모르냐? 태울게 없는데 어떻게 불을 뿜어?"

"그럼 마법사가 아니잖아 이 미친놈아! 정신과에서도 안받아줄 녀석이!"

내 말을 들은 마법사는 우민을 계몽하는 현자의 얼굴로 최대한 근엄하게 말했다.

"어리석은 놈. 마법사가 왜 불을 뿜어야해? 불 따위는 나무를 비비거나 라이터를 켜면 쉽게 얻을 수 있어. 우리 마법사는 그보다 더 고차원적인 일을 하지. 우리의 의지를 세계에 반영시킬 수 있다고."

허어. 이 놈은 구원할 여지조차 없다. 25살이 넘게 여자친구를 만들지 못하면 저렇게 미치는걸까? 나는 반드시 여자친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의지를 반영시킨다는건 무슨 뜻일까?

"의지를 반영시킨다고? 뭘 어떻게 하는건데?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니?"

마법사는 점점 더 근엄한 척을 하며 말한다.

"너는 불을 왜 그렇게 좋아하냐? 불은 안만들어. 의지를 반영시킨다는건... 예를들어 이렇게."

팍! 컴퓨터의 전원이 나간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으아아! 안돼! 채팅 분위기가 좋았는데! 젠장할!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인데! 안돼!"

채팅방에서 만난 귀여운 여자아이. 이미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고, 분위기까지 좋은 것이 오프라인에서 만날 기미가 보였던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다니...!

찰칵, 찰칵! 전원을 황급히 눌러본다. 파워가 나간듯이 컴퓨터에서는 약간의 김이 새어나오고, 당연하지만 컴퓨터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제길... 역시 대기업에서 샀어야했어... 싸다고 중고로 사는게 아니었는데!"

나의 좌절하는 모습을 보며 마법사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어때? 잘 봤지? 이렇게 나의 염원을 세계에 반영시키면, 겨우 불을 뿜는것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낼 수 있다고!"

아아... 완전히 힘이 빠진다. 더이상 이 녀석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이 없다. 한심한 일이지만 마탑에 가입한다고 해줘야지.

"그래... 대단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겨우 여자 하나 만나는 것보다는 것보다는 그런 능력을 개발하는게 더 나을것 같아. 마탑에 들어갈게."

마법사는 반색을 하며 말했다. 두 손을 맞잡고 좋아하는 것이, 지금 당장이라도 방방 뛸 것 같다.

"그래! 잘 생각했어! 역시 너는 마법사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니까! 그럼 지금 당장 마탑으로 가자!"

진짜로 좋아하는 것을 보니, 거짓말 하는것이 약간은 찔린다. 하지만 마법사가 진짜로 있을리도 없잖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그런데 마법사가 된 다음에 동정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되지?"

"당연하잖아? 죽지. 정기가 폭발해서 죽을거야. 폭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세계를 마음대로 주무른 대가로 엄청난 불행에 시달리다 죽을거야. 히틀러, 스탈린도 잘 나가다가 끝에 동정을 버려서 죽은거야. 그들도 마법사였거든."

스케일이 엄청 크구만... 나는 장단을 맞춰줄 마음을 버렸다. 평생 동정이어야 한다니! 진짜로 마법사를 믿는것은 아니지만, 불길하잖아! 게다가 스탈린은 아들까지 있었다고!

"이봐. 스탈린은 아들까지 있었는데? 장성한 아들! 그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마법사는 별 시답잖은 것을 물어본다는듯이 말했다.

"당연하잖아? 양아들이지. 마법사란것을 숨기기 위한 것이야."

'숨기기는 무슨...'

나는 지갑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마법사가 따라오며 마탑으로 가자고 조른다. 나는 당연히 무시하며 근처의 피시방으로 향했다.

마법사는 계속 나를 따라오며 말했다.

"이봐, 어딜 가는거야? 이쪽은 마탑 방향이 아니라구? 설마 나한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겠지?"

나는 마법사를 비웃어주었다. 원래는 장단을 맞춰주려 했지만, 그만 둬버렸다. 평생 동정을 지켜야 한다니. 부정이라도 타면 어쩌려구?

"헹, 당연한거 아니냐? 평생 동정을 지키라고? 나는 그렇게 비참한 인생을 살고싶은 마음은 없어."

녀석의 표정이 굳는다. 그동안 멍청하게 웃는 모습밖에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표정을 굳히니 진짜로 무섭다.

녀석이 차갑게 굳은 얼굴로 씹어뱉듯이 말했다.

"너... 나를 속였겠다... 각오는 돼 있겠지?"

움찔.

이렇게 보니 진짜로 무섭다. 생각해보니 이녀석의 신체능력은 그야말로 발군의 능력. 이놈이 나를 어찌 한다면 죽을것이 당연하다. 마침 주위에 사람도 없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 각오? 무, 무무, 무무무... 무슨, 무슨 짓을 하, 하려는거야?"

녀석이 갑자기 손을 들어올린다.

"피의 복수!"

"꺄아악!"

눈을 감고 다가올 충격에 대비한다. 언뜻 보인 녀석의 팔뚝은 그야말로 살인병기. 그것에 맞는다면 살 생각은 버려야 한다.

따악!

응? 무슨 소리지? 따악! 이라고 했지만 꿀밤을 맞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 아픈곳도 없다. 나는 감은 눈을 살짝 뜨고 마법사를 살펴보았다.

"뭐야? 무슨 짓을 한거야?"

녀석의 손 모양을 보니 그냥 손가락을 튕겼던 것이었다. 녀석의 얼굴을 보니 아주 새빨개지고 볼이 빵빵해진게, 영락없이 엄청 웃긴것을 보았지만 웃음을 참는듯한 표정이다.

얼마 못가서 녀석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며 말했다.

"풉..푸, 푸하하하하! 뭐야? 내가 너를 때리기라도 할 줄 안거야? 걱정마. 마법사는 그런짓 안해. 그나저나 꺄아악! 이라니, 그게 뭐냐? 푸하하하!"

제길... 역시 그냥 미친놈이다. 추태를 보이고 말았군.

나는 녀석을 무시하고 피시방에 들어가 천원을 선불로 내고 자리에 앉았다. 아까 하던 채팅은 방을 개설하고 들어가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채팅방. 아무런 말 없이 나가게됐지만 빨리 들어간다면 그 여자아이가 나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타다닥!

인터넷에 들어가자마자 주소창에 주소를 적는다. 검색엔진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많이 든다구!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다.

내가 주소를 거침없이 적는것을 본 마법사가 황당하다는듯이 말했다.

"허! 거 참... 주소까지 외우다니, 그렇게 여자가 필요했냐? 한심한 자식. 마법사가 되라니까? 여자 따위에게 정신을 팔지 말라구!"

"닥쳐!"

대꾸할 필요도 없다. 나는 빛의 속도로 채팅방을 스캔했다.

"있다! 있어!"

다행히 나가지 않았나보다. 나는 재빨리 채팅방으로 들어갔다.

당신 : 아, 미안해요. 갑자기 컴퓨터가 나가서. 화나지는 않았지요?

낯선 이성 : ㅎㅎ 아니예요. 화 안났어요. 오히려 감사해요. 진짜로 가버리신 줄 알았거든요.

당신 : ㅋㅋ 저 그런남자 아니예요~

"얼씨구? 별 지랄을 다보는구나. 그런 남자는 무슨! 거짓말쟁이인 주제에. 마법사가 되라고!"

나는 미친소리를 지껄이는 마법사를 무시했다. 나의 청춘사업을 방해하지 말라구!

어쨋든 나와 여자애는 10분정도 잡담을 했고, 나는 본격적으로 청춘 사업을 시작했다.

당신 : 그러고보니 우리는 여태까지 대화를 나누었으면서 이름도 안물어봤내요? 이름이 뭐예요?

낯선 이성 : 아, 그러고보니... 우리 둘밖에 없어서 이름을 물어볼 필요가 없어서 그랬나봐요. 저는 하리수예요. 님은요?

당신 : 저는 A라고 해요. 리수라고 불러도 되죠?

낯선 이성 : 당연하죠 A님.

크으! 분위기가 좋아! 감동의 눈물이 솟구친다. 청춘사업의 성공이 손에 잡힐듯 하다.

당신 : 리수님, 인터넷에서 채팅만 하기도 그런데 우리 만나지 않을래요? 그냥 밥이라도 한번 먹죠.

마지막이다! 이것만 성공한다면, 나도 마법.. 아니, 솔로에서 벗어날 수 있어!

낯선 이성 : 네. 우리 한번 만나요.

이거 꿈은 아니지? 꿈은 아닌거지! 볼을 꼬집어본다. 아프다! 꿈이 아니다! 현실이야! 현실이라고! 보고있니, 세상아!

나는 여지껏 내보지 못한 속도로 손가락을 움직여 타이핑했다.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를 쓰고, 엔터를 누르려는 순간...

팍! 또 컴퓨터가 꺼졌다. 내 컴퓨터만 꺼지지 않았다. 피시방 내의 모든 컴퓨터가 꺼진 것이다.

"으아아! 안돼! 또 기회가 날아가버렸어! 내가 마법...아니, 솔로에서 벗어나는 역사적인 순간인데! 핫 챠! 왜 나는 행복할수가 없는거야!"

나는 광분했다. 나만 광분한게 아니다. 피시방 내의 모든 사람들이 광분했다.

-어 뭐야, 아 씨X, 뭐야! 이기고 있었는데! 미치겠다.

-아, 진짜 미치겠다. 이게 뭐야!

두꺼비집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린게 당연하다. 나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어떤 미친놈이 두꺼비집을 내린것이다. 마이크를 들고 있으며 카메라를 향해서 말하는 꼴을 보니, 기자인 듯 싶다.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옵니다. 폭력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한 것입니다."

저 개자식! 죽여버리고 말겠다!

"폭력을 유발하는것은 폭력게임이 아니라 네녀석이다, 이 망할 녀석아!"

내가 외치는 것을 들은 사람들이 기자를 보고 상황을 이해했는지 일제히 달려들었다.

-야! 이기고 있었는데 너때문에 튕겨버렸잖아! 장난하냐?

-보스 잡고있었는데! 3시간이나 레이드했다고! 그런데 끝났어! 이 개자식아!

흉흉하게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겁을 먹은 기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외쳤다.

"자, 잠깐만요! 이건 그냥 실험... 안돼! 살려줘!"

절박하게 외치는 기자의 목소리는 신경도 쓰지않고 광전사가 된 사람들은 기자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한 것이다.

"어? 자... 잠깐! 난 그냥 카메라맨... 으아악!"

죄없는 카메라맨까지 피떡으로 변한다. 허탈감에 온몸의 힘이 빠져버린 나는 그냥 피시방 밖으로 나와 집으로 향했다. 두번이나 말없이 나갔으니 화가 많이 났겠지? 다시 들어가면 욕을 먹을거야. 컴퓨터도 없고...

"젠장... 오늘 일진 왜이러냐..."

계속 따라오는 마법사놈은 아까부터 기분나쁠정도로 생글거린다.

"제기랄! 네놈은 또 왜 그렇게 웃는건데!"

"풋, 내가 그랬잖아? 피의 복수라고. 마법사의 능력을 똑똑히 봤겠지? 사람을 조종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인과는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구? 네놈이 진짜로 마탑에 들어올 때까지 계속 방해할테다."

"그래, 그래라. 마음대로 해."

미친놈은 계속 미쳐있는 상태로 있어라. 귀찮다.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골목길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좁은 골목. 불량학생들의 성지임을 증명하듯이 곳곳에 말라붙은 껌딱지와 담배꽁초가 떨어져있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앞에 대여섯의 건장한 남자들이 앞을 막고있다. 제길...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마법사놈이 있으니... 그나마 아까 물건을 던지는 것을 피한것을 보면 싸움은 잘하겠지.

흘끗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식은땀을 흘리는 마법사의 얼굴이 보인다. 젠장... 도망쳐야 하나... 하지만 저 사람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잠시동안 망설이고 있자, 남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잘생긴 미청년이 나를 보며 말했다.

"호오, 듣던대로 정말 마력이 풍부하잖아? 생긴것도 나쁘지 않고... 이봐, 너 흑마법사가 될 생각은 없나?"

하아? 마법사가 나오더니 이번엔 흑마법사?

"뭔 개소리야? 또 미친놈이 나왔잖아? 지금까진 마법사더니 이번엔 흑마법사야? 흑마법사는 어떻게 되는건데? 마법사는 25살까지 동정이어야 한다는데 흑마법사는 25살까지 게이짓이라도 해야하냐? 응?"

잘생긴 미청년(이하 흑마법사)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우와, 진짜 잘생겼다. 저녀석은 여자걱정은 안해도 되겠지? 그런데 풍기는 분위기가 이상하다... 마치... 뭐라고 해야하나...

"흐응, 잘 알고있잖아? 여자같이 약하고 허영심에 찬 더러운 것들과 사귀거나 평생 혼자서 사는것 보다는 남자와 사귀는게 더 좋잖아?"

비유가 떠올랐다. 게이. 그것도 하드 게이.

"미친놈아! 꺼져! 게이새끼! 미친놈이 하나만 있어도 버거운데 하나가 또 나타났어! 나를 끌어들이지 말고 니네들끼리 잘 붙어먹으라구!"

빠직. 하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흑마법사는 웃고있지만 매우 화나있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게이? 그래. 난 게이가 맞아. 하지만 나를 게이라고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어! 얘들아, 강제로 잡아가자!"

"뭐? 게이가 맞으면 게이인거지, 모욕이라고 하면 너도 수치스러워 한다는 소리잖아! 강제로 잡아가? 이 미친놈아!"

흑마법사가 긴 손가락을 뻗어 나를 가리킨다. 그러자 뒤에 있던 남자들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 이대로 잡히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을 당하겠지.

응? 그런데 남자들의 모습이 약간 이상하다. 흡사 아무런 자아가 없는것처럼, 영화에 나오는 좀비처럼 달려든다. 하지만 이런걸 신경쓸 시간이 없다. 나는 도망쳤다.

"으아아! 사람살려요! 도와줘요! 누구 없어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저 게이들이 저를 욕보이려고 해요!"

이 근처엔 아무도 없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것이다. 나는 전력으로 뛰었다.

"야! 마법사! 이제 네가 마법사인거 믿을게! 어떻게좀 해봐! 마법사라며! 컴퓨터도 망가뜨렸잖아!"

마법사는 난감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미안... 흑마법사처럼 즉각적인 대응은 불가능해. 마법사는 불을 뿜거나 하는 능력은 없다구."

"제기랄! 그럼 할 수 있는데 뭔데!"

"... 아마 화분을 떨어뜨릴 수는 있을거야. 맞출 수 있는 보장은 없지만."

"뭐야, 그 비참한 능력은! 아무런 쓸모가 없잖아! 게다가 아마라니! 뭐? 강력한 힘? 강력한 힘은 무슨! 쓸모없는 힘이겠지! 아까 그 히틀러 이야기도 다 거짓말 아니야?"

거짓말이라는 말을 들은 마법사는 약간 화가났는지 언성을 높인다.

"쓸모없다니! 거짓말이라니! 진짜라구! 다만 그들만큼 위대한 마법사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야! 하지만 너는 위대한 마법사가 될 수 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마법사가 되어라! 안그럼 너는 저 더러운 흑마법사들에게 겁탈당할거야! 너도 흑마법사가 돼버린다구!"

"꺼져! 싫어! 다 싫다구! 흑게이도 싫어! 동정 패배자들도 싫다고! 제기라알!"

더욱 빠르게 달린다. 일직선으로 달린다면 골목을 벌써 벗어났겠지만, 탈출로마다 남자들이 나와서 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아직도 사람이 많은 곳으로 달아나지 못했다. 제길. 힘이 빠진다... 이러다간 잡히겠어.

"이봐, 마법사. 흑마법사는 무슨 능력이 있는거야?"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이야. 우리 마법사들은 인과를 조종하지만, 흑마법사들은 사람을 조종하지. 서로의 능력은 서로에게 통하지 않아. 하지만 흑마법사는 사람을 조종해서 마법사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어. 마법사도 흑마법사에게 대응할 수는 있지만, 위대한 마법사가 아닌 이상은 직접적인 타격은 줄 수 없지. 그래서 너를 필요로 하는거야."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 이라는 말밖에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람을 조종하는 능력이라... 그런 엄청난 능력이라면, 한번쯤은... 그래, 한번쯤은 해줄 수 있다.

"아무나 조종할 수 있는거야?"

마법사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잠시 얼굴을 굳혔다가,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

"아니, 관계를 맺은 사람만 조종할 수 있어. 관계를 맺지 않으면 그냥 아주 약간의 변화밖에 줄 수 없다구. 게다가 여자와 관계를 맺으면 죽고, 정기적으로 남자랑 해야해. 그러고 싶은거야? 게이새끼야?"

"씨X! 마법사보다 더 비참하잖아! 그따위는 죽어도 하기 싫어! 마법사도 마찬가지야! 꺼져버려!"

싫다. 다 싫다. 저 미친 마법사도, 나를 겁탈하려드는 흑마법사도. 다들 싫다. 왜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거야? 나를 그냥 내버려두면 안돼? 난 그냥 평범하게 애인을 만들고 평범하게 결혼을 하고싶을 뿐이라고!

"제기랄, 이 망할 미친놈들아! 나를 그냥 내버려 둬! 싸움은 너희들끼리만 하라구! 나는 동정도, 게이도 싫어! 여자를 사귀어서 알콩달콩 살아갈 거라구! 나를 내버려 두란말이야!"

그러자, 흑마법사와 마법사는 마치 짠듯이 동시에 외쳤다.

"그럴수야 없지, 대(흑)마법사!"

곧이어 마법사가 외친다.

"너는 위대한 마법사가 될 수 있어! 이 나라, 아니 어쩌면 이 세계에 너 하나뿐일수도 있다고!"

흑마법사도 외친다.

"너의 강력한 마력은 축복이야! 절대로 놓칠 수 없지! 무엇보다 넌 내 타입이야! 절대로 안놓쳐!"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눈물이 난다. 세상은 왜 이다지도 나를 괴롭히는가?

"마법사고, 흑마법사고... 다 싫어! 동정도 게이도 싫다고! 제발 한번만 여자좀 사귀어보자! 평생 손 한번 못잡았다고!"

또 한번, 흑마법사와 마법사가 동시에 외친다.

"절대로 안돼! 대(흑)마법사!"

---

예전에 말한 마법사와 흑마법사가 싸운다는 소설의 일부예요. 이건 프롤로그...

p.s 원래는 마법사만 내보내려고 했다가 흑마법사도 내보냈음. 저기서 흑마법사만 뺀다면 문피아 마탑과 똑같아져요. 방해한다! 너의 청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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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426 진짜 고3이 실감이 나네요. +7 Lv.82 가나다라사 12.03.03 335
187425 다요트11개월,체중감량 40kg 감량성공,안생길까요? +4 Personacon 비비참참 12.03.03 500
187424 뭔가 이득 본 기분 Personacon 윈드데빌改 12.03.03 322
187423 제가 요즘 문피아에서 가장 기다리는 글은.. +7 Lv.56 sard 12.03.03 562
187422 오늘 하이킥 씁쓸하네요. +2 Lv.97 윤필담 12.03.02 578
187421 혹시 백천유작가님의 글을 볼수 있는.. +7 Lv.99 검은연꽃 12.03.02 371
187420 동성과 이성이 보는 인기남, 인기녀. +9 Lv.97 윤필담 12.03.02 750
187419 마탑인들의 특징을 알았습니다. +11 Lv.56 sard 12.03.02 529
187418 글을 쓸때 그 날의 기분도 진짜로 중요한듯. +2 Lv.1 [탈퇴계정] 12.03.02 546
187417 3학년이 본 1학년 신입생들의 모습. +15 Lv.56 sard 12.03.02 638
187416 마탑은 마탑인가보다..... +20 Personacon 백곰냥 12.03.02 520
187415 기숙사 들어오니... +8 Lv.1 아누르 12.03.02 365
187414 작가님들께 +1 비스트워즈 12.03.02 530
187413 이런 질문 정말 난감하게 느끼는건 저뿐인가요? +11 Lv.79 카나코 12.03.02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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