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해 보이던 새벽안개가 걷히고 따스해 보이는 햇살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그에따라 방 안은 점차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소리가 들려왔다.
-따르르르르르!
책상 위에서 시끄럽게 울리던 알람시계를 향해 허우적 거리다 싶이 다가간 손은 알람을 멈추는가 싶더니 시계를 밀어버렸다. 그에따라 책상 뒤로 넘어간 시계는 계속해서 울렸다.
"으아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 남자는 이불을 싸들고 거실로 빠져나왔다. 그리곤바닥에 이불을 펼치고 누웠으나 잠은 쉽소리 오지 않았다.
방을 너머서며 들려오는 알람소리는 은은하게 신경을 거슬러 놓았고, 오늘따라 유난히 밝아보이는 햇살은 안대를 씌우기라도 한듯이 눈가를 비추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일어난 남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앉았다. 그리곤 주변을 살펴보았으나 요상스럽게 생긴 리모컨은 보이지 않았다.
소파 밑을 살펴보고 소파에 올려진 쿠션도 들어보았지만 어디에서도 리모컨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놈의 리모컨은 어디간거야!!"
그는 멍 하니 소파에 누워있다가 거실 탁자 위에 올려진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11월 11일]
그는 액정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다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내 주제에 무슨 빼빼로냐"
천장을 바라보며 시간이 흐르길 기대하였지만 표류된 배처럼 느릿하게만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하며 벌떡 일어섰다.
'만들어 보자'
그는 집을 돌아다니며 빼빼로를 만들 재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만들 수 있을 만한 재료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세탁기 밑으로 들어간 아이스크림 막대를 떠올리곤 배란다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세탁기 밑에서 꺼낸 막대를 깨끗이 씻어내었다.
"막대는 됬어... 이제 초콜렛"
그는 막대를 뚫어저라 처다보며 고민하는가 싶더니 유성싸인펜으로 2/3가량을 색칠했다. 하지만 묘하게 색이 먹지 않은 부분이며 광택이 나지 않자 또다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는 현관문 밖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하나 때오더니 거실 바닥에 깔아두었다. 그리곤 신발장 안에서 검은색 구두약을 꺼냈다.
헝겊으로 막대를 꼼꼼하게 칠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기분에 구두약을 떡칠하듯이 막대에 바르며 표면을 매끄럽게 하여 그럴싸한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곤 부엌에서 꺼내온 후추를 그 위에 살살 뿌렸다.
"피부에 양보하세요 빼빼로 완성!!"
그는 만들어진 빼빼로를 보며 한쪽 입꼬리를 씩 말아올렸다.
"이걸 누구한테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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