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89 네크로드
작성
11.11.01 09:28
조회
649

수도가 없고, 전기가 없고, 가스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사람을 필요로 했습니다.

물길어 올 사람 있어야 하고, 장작팰 사람 있어야 하고...

아궁이 보면서 불지킬 사람이 있어야 했지요.

지금은 수도꼭지 틀면 물나오고, 전기 키면 불들어오고 밥되고, 가스렌지로 간단히 요리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살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요.

그래서 홀로 죽어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왜?

다른 사람을 참아 줄 필요가 없거든요.

인도 우화에 나오는 행복과 불행의 쌍둥이 자녀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애완동물을 기를 때도 불편함이 따르지만, 행복도 따르지요.

불행을 참아주면, 행복도 따릅니다만...

참을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어서, 사람들은 가볍게 잘라내게 됩니다.

결혼했다가도 사소한 이유로 이혼할 수 있지요.

옛날에는 참고 살아야 했지만, 지금은 참고 살 이유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쉽게 잘라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우리 또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잘려나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옛날 사극 보면 길바닥에 쓰러진 사람 주워다가 돌봐주는게 보통이었지요. 의료비 싸게 먹히고, 나름대로 보은이 가능했습니다.

물좀 길어다주고 나무좀 해다 주기만 해도...꽤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길바닥에 쓰러진 사람 주워오면, 도움은 하나도 안되고 부담은 무진장 크게 되었지요.

인간이 가장 불필요한 '잉여'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잉여들이 자살하는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홀로 사는거, 건강하고 쾌활할때는 편하고 좋습니다만...

아프고 침울해지면, 최악입니다.

인간에게는 인간이 필요합니다.

더할 나위없이 편리하지만,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세상은...

즐기고 있을 때는 천국이지만, 한발 헛딛으면 지옥이지요.

애완동물을 가족 삼아서, 살아가는 현 세상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닙니다.

문제는 저도 편한거 엄청 좋아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라...

불편한 세상으로 돌아가는건 그리 달갑지 않군요...

편리함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인간이 잉여가 되는 세상을...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할까요.

남을 버릴 수 있게 된 대신에, 자신도 버려질 수 있는 세상...

넘쳐나는건 노숙자, 난민...(한국은 찜질방, 일본은 넷카페던가요.)

남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자신을 필요로 해주는 이도 없는 그런 세상.

좋아진 걸까요. 편리함이란 마약에 중독되어 병들어가는 걸까요.


Comment ' 3

  • 작성자
    Lv.11 샤브샤브
    작성일
    11.11.01 09:57
    No. 1

    확실히 사람을 돈으로만 보고
    자신 이득을 따지고, 돈에 억매이다보면
    생활도 제한되고 인생의 3가지의
    이루기는 현실은 퍽퍽하게 되죠.

    결국 도태되거나 우울증에 걸리거나..
    어차피 사람이 사회나 생산을 위한 기계장치 부품에 일부에
    지나지 않고 언제든지 교체할수 있을 만틈
    넘쳐나니깐요. 별수 있나요
    낙천적으로 살거나 꿈이 있거나 둘중 하나라도
    없으면 살기 힘들다구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율곡이이
    작성일
    11.11.01 10:02
    No. 2

    심히 공감이 갑니다...
    그래서 전 항상 남이 필요로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짱아오빠
    작성일
    11.11.01 10:14
    No. 3

    공감이가네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82434 비평란 폭주사건 +7 Lv.1 [탈퇴계정] 11.11.01 752
182433 과외선생님 이야기 +11 Lv.1 [탈퇴계정] 11.11.01 637
182432 근데 중국인들 정말 냉정하네요 +16 EA 회장 11.11.01 1,126
182431 던파 스토리 +4 Lv.51 슬픈케찹 11.11.01 630
182430 거의 연락없던 고교동창이 결혼한다고 뜬금없이 연락이 ... +20 Lv.1 [탈퇴계정] 11.11.01 1,038
182429 지금 비평란 폭주중 +30 Lv.65 天劉 11.11.01 1,044
182428 영화 아바타를 보니 나이트엘프 vs 테란 생각나 버렸어요 +2 Lv.12 디르카 11.11.01 716
182427 AFC 수원-알사드 준결승 전 추가 징계 확정 +4 초효 11.11.01 618
182426 아래 사야한담 님의 궁금증 해석... +5 초효 11.11.01 447
182425 대구 사시는 분들중에 앞산 스테이크 +1 Lv.26 쭈뱀 11.11.01 518
182424 갤넥 vs 옵lte vs 갤s2 HD LTE +16 Lv.16 [탈퇴계정] 11.11.01 607
182423 근래 골베 순위권들 글 보면 예전에 비해서 +3 Lv.30 깃펜 11.11.01 555
182422 우하하하.. 솔로부대 회귀! +6 Lv.67 지나가기 11.11.01 624
182421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법! +2 Lv.1 [탈퇴계정] 11.11.01 626
182420 오늘은 동생 생일인데 뭘 해줘야 하지.. +15 소울블루 11.11.01 613
182419 큰일이다..항문에 자꾸 집착하게 된다.. +7 소울블루 11.11.01 939
182418 아 ! 안돼! 글이 지워졌어!! +3 소울블루 11.11.01 562
182417 안드로이드os 스마트폰 사용 하시는 문피아인들... +7 Lv.8 銀狼 11.11.01 692
182416 뜬금없는 이순신장군에 대한 궁금증. +8 Lv.1 [탈퇴계정] 11.11.01 711
182415 여러분은 +4 Lv.51 슬픈케찹 11.11.01 444
182414 페르소나 3 포터블 클리어. +13 하얀령 11.11.01 708
182413 간 때문이야 경고 먹었네요. +3 Personacon 비비참참 11.11.01 763
182412 아래 금강님 글 보고 생각나는 게 있네요 +5 Lv.15 네시 11.11.01 768
182411 스마트폰을 장만하려고 하는데요 +3 Lv.3 반달가면 11.11.01 476
182410 수능 한자리 디데이 남기고 몸이 말이 아니네요 +2 Lv.16 쭌님 11.11.01 575
182409 역시 기계는 때려야.. +3 Lv.12 악마왕자 11.11.01 621
182408 신문을 보다가... +24 Personacon 금강 11.11.01 1,236
182407 모작 두장 그려봤습니다.(사진올리기 다시 도전 --;) +6 부서진동네 11.11.01 592
»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인간이 필요없게 되었기 때문... +3 Lv.89 네크로드 11.11.01 650
182405 어? 문피아 지식인분들에 대해 썼던 글 어디갔죠? +12 Lv.9 의미없죠 11.11.01 95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