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정담인 만큼 짧게 쓰겠습니다 (이러고 길어진다 OTL...)
몇년전인가 다큐멘타리? 시사프로그램을 하나 봤습니다.
(전 축구 엄청잘 합니다. 근데 국내/외 프로리그 팬은 아닙니다. 단 국가대표 경기는 싹다 봅니다)
중국에서 감독하다 우승을 밥먹듯이 해서 국내 전북?전남? 하여간 하위권 팀의 감독으로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에 대한 다큐였습니다.
처음에 와서 전반기/ 후반기 목표치를 화이트 보드에 적는데 아마 전반기 6할승 후반기 8할 승 정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모든 선수가 어의 없어 했죠.
여기까진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다큐가 전반기 활약을 보여줍니다.
각각의 선수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서 단련시키고 전술 훈련을 합니다.
그러다 하이라이트가 등장합니다.
편집을 잘 했더군요
전술실에서 선수들을 모아 놓고 화이트 보드로 예상 상황을 그리고 실제 경기 상황을 10초 정도 간격으로 교차편집을 했었습니다.
감독이 말 합니다 (기억으로 쓰는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후반에 동점 또는 1점이 뒤지고 있으면 좌측 측면을 이용한다"
실제 그리 돌아 갑니다
"상대 1번 선수가 좌측수비를 계속 맡고 있으면 우리편 1번 대신 2번이 교체로 들어 갈거야"
진짜 교체되더군요
"우리 2번이 측면으로 파고들 경우 페날티 박스 모서리에서 1차례 센타링 훼이크를 건후 더 안쪽으로 파고 들어 상대 1 번은 훼이크 경우 한박자 느리게 쫒아오거든 그 안쪽에서 왼발로 센타링을 하는데 각을 크게 꺽어서 페널티박스의 중앙 후방으로 패스를 해"
진짜 그러더군요
"우리 최전방 스트라이커 2번은 골키퍼 앞쪽으로 업사이드 트랩에 걸릴 듯 말듯 파고 들어 그럼 상대 중앙 수비수인 3,4번이 앞뒤로 따라 붙을거야"
골문 앞이 혼전이 되더군요
" 그 때 처진 스트라이커인 3번이 중앙에서 우측으로 빠지면서 수비형 미드 필더를 끌어내"
진짜 빠지면서 중앙 후방이 비어 있었습니다
"슈팅은 좌측 수비형 미드필더인 4번 니가 한다 교체선수 2번이 파고드는 순간 까지는 좌측에 있다가 훼이크를 걸 때쯤 대각으로 빠르게 파고 들어와 ! 상대 수비형태와 지금까지 모습으로 봐서는 몇 메타 정도의 공간과 슈팅기회가 올 거야 그 슈팅이 들어가고 말고는 너의 발에 달렸다"
진짜 그 선수가 교체 선수의 패스를 받아 툭 차니 툭 꼴인 되더군요.
저런 골이 숱하게 나옵니다.
정말 실력이 비슷 또는 한단계 정도 쳐지는 상황에서는 감독과 코치진의 노력에 따라 "나를 알고 너를 아는데 내가 어찌 질 수 있으리요" 이 말이 딱 들어 맞습니다
감독 정말 미치도록 중요한 자리 입니다.
어제 한일전은 한국은 창과 방패 모두 부실했고 일본은 방패는 부실했지만 부실한 창을 막을 정도는 됐고 창은 우리 수비보다 뛰어났습니다.
혼다의 원터치 패스와 신지의 공키핑력이 중앙 수비를 엉망으로 만들어 허무하게 3실점을 했죠.
개인적으로 조광래를 욕하고 싶지는 않지만
혹시 감독이 무슨 죄가있냐? 외국감독이라도 별거 있냐? 라고 하신다면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확실히 뭔가 있습니다.
게임 후반부 교체 맴버가 들어 가는 것은 그냥 체력교환이나 뭐가 해 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몇 주간의 상대 팀의 포지션과 역량과 체력과 심리상태를 예측하고 데이터화 하고
수십차례의 모의 훈련 끝에 계획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교체 맴버가 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의 목표가 골이 될 수도 있고 전담마크가 될 수도 있고 수비라인의 보강일 수도 있고 ..........이 모두가 감독의 결정권 안에서 움직입니다.
혹시 히딩크가 호주를 월드컵 진출 시킬 때 엄청난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최종예선인가 16강 경기였던가 3번의 교체를 하고 모든 교체선수?가 교체 된지 3~7분만에 다 1골씩을 만들어 냅니다. 모든 언론이
"역시 히딩크 호주의 몇십년간의 염원을 이뤄내다"
"기적의 승부사 기적을 이뤄내다"
"히딩크의 교체는 언제나 하늘이 돕는다"
등의 칭찬 일색인데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히딩크의 엄청난 국제경기 경험을 바탕으로한 노하우와 상대팀에 대한 정확한 전력평가 , 게임의 흐름을 읽고 적의 약점을 후벼파는 분석력,심리전 우리팀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버릴건 버리고 장점을 극대화 시켜 단 1회라도 사용할 수 있는 궁극의 무기를 장착해 주는 실력
이 모든 것들의 총아인 것입니다.
베테랑 감독은 쪽집게 과외선생과 같습니다
100점 만점에 40점짜리 학생을 1년을 주면 60점까지 올리고 포기할 파트는 포기하고 단기간의 노력으로 맞출수 있는 문제들을 찾아 냅니다. 또한 출제자의 의도와 매년 기출문제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적은 노력으로도 문제를 마추거나 올해 단 1회일 지언정 예상문제를 찍어냅니다.
그래서 40점 짜리를 실력으로 60점 실력만들고 포인트 강의로 80점까지 끌어 올립니다. 단 이 과외선생이 떠나면 몇달안에 60점으로 다시 떨어 집니다.
그에 비해 자질이 떨어지는 감독은.
"열심히 해 체력도 기르고 기술도 기르고 전술도 기르고 열심히 하자 출판되는 문제집 보니까 이런식으로 나온다 더라 예상문제 많이 풀어 보자 하면 된다 아자 아자 "
결국 60점을 벗어 날 수 없습니다.
감독은 정말 미친듯이 중요합니다
"열심히 공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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