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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장승이 준 300냥

작성자
현필
작성
10.05.19 13:52
조회
244

암행어사 박문수가 거지꼴로 위장해서 팔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때였습니다. 하루는 날이 저물어서 주막에서 하룻맘 보내기로 했습니다..

봉놋방에 들어가 보니 웬 거지가 큰 대자로 퍼지르고 누워 있었는데 사람이 들어와도 본 체 만 체, 밥상이 들어와도 미동도 없기에 박문수가 말을 걸었습니다..

 

“거, 댁은 저녁밥을 드셨수?”

“아, 돈이 있어야 밥을 사 먹지.”

그래서 박문수는 밥을 한 상 더 시켜서 거지를 대접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튿날 아침에도 밥을 한 상 더 시켜다주니까 거지가 먹고 나서 말을 꺼냈습니다.

 

“보아하니 댁도 거지고 나도 거진데, 이럴 게 아니라 같이 다니면서 빌어먹는 어떻소?..

박문수도 영락없는 거지꼴이니 그런 말 할만도 하기에 그 날부터 둘이 같이 다니기로 했습니다.

둘은 몇일을 구걸을 하며 돌아다녔는데 제법 큰 동네로 들어서니 마침 소나기가 막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거지는 박문수를 데리고 그 동네에서 제일 큰 기왓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한다는 말이

“지금 이 댁 식구 세 사람 목숨이 위태롭게 됐으니 잔말 말고 나 시키는 대로만 하시오. 지금 당장 마당에 멍석 깔고 머리 풀고 곡을 하시오.”

 

집안 사람들은 웬 미친놈인가 싶었지만 안 그러면 세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 때 이 집 남편은 머슴 둘을 데리고 뒷산에 나무를 베러 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나이 아흔이라서 오늘 내일 하기에 미리 관목이나 장만해 놓으려고 간 것이죠.

나무를 베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자 비를 피한다고 큰 바위 밑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 저 아래서‘아이고 아이고’곡소리가 들려왔죠.

 

“이크,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셨나 보다. 얘들아, 어서 내려가자.”

머슴 둘을 데리고 부리나케 내려오는데 뒤에서 바위가 쿵 하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위험을 모면하고 내려온 남편은 전후사정을 듣고 거지한데 절을 열두 번도 더 했습니다.

 

“우리 세 사람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내놓으리다.”

“아, 정 그러면 돈 백 냥만 주구려.”

 

주인이 백냥을 주자 거지는 돈 백 냥을 받더니 대뜸 박문수를 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거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테니.”

박문수가 가만히 보니 이 거지가 예사 사람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그는 시키는 대로 돈 백 냥을 받아서 속주머니에 잘 넣어 두었습니다.

다시 며칠 지나서 어떤 마을에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 큰 기와집에서 온 식구가 울고불고 난리가 나있었습니다.  거지는 박문수를 데리고 그 집으로 쑥 들어갔다.

 

“이 댁에 무슨 일이 있기에 이리 슬피 우시오?”

“우리 집에 7대독자 귀한 아들이 있는데, 이 아이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니 어찌 안 울겠소?”

“어디 내가 한 번 봅시다.”

그러더니 병 든 아이가 누워 있는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사랑채로 들어가선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아이 손목에 실을 매어 가지고 그 끄트머리를 가져오시오.”

미덥지 않았으나 주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 손목에다 실을 매어 가지고 왔습니다. 거지가 실 끄트머리를 한 번 만져 보더니

 

“뭐 별것도 아니구나. 거 밤을 한말 삶으시오.”

 

밤을 삶아 갖다주자 거지는 밤 알갱이를 물에 타서는 아이에게 먹이게 했습니다. 주인이 약을 받아 아이한테 먹이니 다 죽어가던 아이가 말짱해졌습니다. 주인이  감복을 해서 절을 하며 말했습니다.

 

“7대독자 귀한 아들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내 재산을 다 달란대도 드리리다.”

“아, 그런 건 필요 없고 돈 백 냥만 주구려.”

 

이렇게 해서 또 백 냥을 받아 가지고는 다시 박문수를 주었다.

“잘 간수해 두오. 앞으로 쓸데가 있을 거요.”

 

옆에서 보고있던 박문수가 궁금해 물었습니다..

"아이의 병명은 뭐고 어떻게 고친 겁니까?..

"별거 아니요 그아이가 독지네에게 물렸길래 밤으로 치료 한거라오..원래 밤이 독충을 독을 제거하는데 즉효라오"

거지는 별일 없었다는듯 가던길을 재촉 했습니다..

며칠을 또 가다가 보니 큰 산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보아하니 웬 행세깨나 하는 집에서 장사 지내는 것 같았는데 거지는 기웃기웃 구경하고 다니더니 마침 하관을 끝내고 봉분을 짓는 데 가서는

“에이, 거 송장도 없는 무덤에다 무슨 짓을 해?”

하고 마구 소리를 쳤다.

일하던 사람들이 들어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네 이놈, 그게 무슨 방정맞은 소리냐? 그래, 이 무덤 속에 송장이 있으면 어떡할 테냐?”

“아, 그럼 내 목을 베시오. 그렇지만 내 말이 맞으면 돈 백냥을 내놓으시오.”

 

일꾼들이 달려들어 무덤을 파헤쳐 보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으로 과연 송장 든 관이 없었다.

“내가 그걸 찾아 주려고 온 사람이오. 염려 말고 북쪽으로 석자 세 치 떨어진 곳을 파보시오.”

그 곳을 파 보니, 아닌게아니라 거기에 관이 턱 묻혀 있었다.

“여기가 명당은 천하명당인데 도둑혈이라서 그렇소. 지금 묻혀 있는 곳에 무덤을 쓰면 복 받을 거요.”

 

이렇게 해서 무사히 장사를 지내고 나니, 상주들이 고맙다고 절을 열두 번도 더 했습니다.

“묘자리를 이렇게 잘 보아 주셨으니 우리 재산을 다 달란대도 내놓겠습니다.”

“아, 그런 건 필요 없으니 약속대로 돈 백 냥만 주구려.”

그래서 또 돈 백냥을 받았고 또 박문수를 주었습니다.

 

“이것도 잘 간수해 두오. 반드시 쓸데가 있을 거요.”

 

 

그리고 나서 또 길을 가는데, 거기는 산중이라서 한참을 가도 사람 사는 마을이 없었습니다. 그런 산중에서 갑자기 거지가 말을 꺼냈다.

“자, 이제 우리는 여기서 그만 헤어져야 되겠소.”

“아, 이 산중에서 헤어지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오?”

“염려 말고 이 길로 쭉 올라가시오. 가다가 보면 사람을 만나게 될 거요.”

 

그러고는 연기같이 사라졌습니다.

박문수는 놀랐지만 뭔가 사연이 있거니 싶어서 거지가 얘기한데로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한참 동안 올라가니 고갯마루에 장승 하나가 딱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앞에서 웬 처녀가 물을 한 그릇 떠다놓고 빌고 있었다.

 

“장승님 장승님, 영험하신 장승님. 우리 아버지 백일 정성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한시 바삐 제 아버지를 살려 줍시오. 비나이다 비나이다.”

 

의아해진 박문수가 무슨 일로 이렇게 비느냐고 물어보니 처녀가 울면서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관청에서 일하는 심부름꾼이온데, 심부름 중에 같이 일하는 동료가 나랏돈 삼백 냥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그때문에 저의 아비가 잡혔는데 내일까지 삼백냥을 바치지 않으면 목을 벤다고 하는데 가난한 저로서는 돈을 구할길이 없어서 이렇게 백일기도 라도 드리는 중이였나이다."

박문수는 거지가 마련해 준 돈 삼백냥이 떠올랐습니다. 반드시 쓸데가 있으리라 하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이로구나 생각했기에 그는 돈을 처녀에게 주었습니다

  

“자, 아무 염려 말고 이것으로 아버지 목숨을 구하시오.”

 

이렇게 해서 억울한 목숨을 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처녀가 빌던 장승이 비록 나무로 만든 것이지마는 가만히 살펴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습니다. 바로 아까까지 같이 다니던 그 거지 얼굴을 쏙 빼다 박은 거 였습니다.

========================================

...솔직히 장승 닮은 얼굴이면 졸라 괴상할텐데..-_-a

거지님이 박문수님을 파티로 초대했습니다.

박문수님이 파티에 합류하였습니다.

파티가 퀘스트1을 완료했습니다.(보상 100냥)

파티가 퀘스트2를 완료했습니다.(보상 100냥)

파티가 퀘스트3을 완료했습니다.(보상 100냥)

거지님이 파티에서 나갔습니다.

연계퀘스트에 300냥이 필요합니다.

ㄴ[업적 : 거지같은 장승을 발견한.]

박문수님이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보상 처녀)

...아, 마지막은 아니구나(..)


Comment ' 3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0.05.19 14:08
    No. 1

    암행어사 박문수를
    김삿갓 이랑 착각했네 ㅇㅅㅇ...;;;(헉..)
    그래도 거지왕 김춘삼이랑 착각안한게 다행;;;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5 Host
    작성일
    10.05.19 14:26
    No. 2

    보상 좋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어릿광대
    작성일
    10.05.19 17:59
    No. 3

    심청이 300냥에 박문수에게 팔리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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